환경부 블랙리스트 인사비리 극단적 선택
서울행정법원 업무상 재해 인정하는 판결
김은경 전 장관은 1심서 징역 2년 6개월
서울행정법원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재직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아무개 씨에 대해 공정하지 않은 인사 절차로 인한 스트레스 등이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은 "당시 심사가 통상의 공개모집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됐다고 보기 어렵고, 인사와 관련한 스트레스 외에 고인의 죽음에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아무개 씨의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와 장례비 지급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근로복지공단은 "통상 공개모집 과정에서 탈락에 따른 충격과 고통은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할 부분"이며, 아무개 씨의 사망에 "업무상 요인보다는 개인적 요인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게 이유였다.
아무개 사건은 김은경 장관이 취임한 이후 환경부 산하기관 인사들에 대한 인사권한을 남용하면서 후에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이어지게 된 일련의 과정 속에서 발생된 사건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경영기획단장에 재임하던 아무개 씨는 당시 공석(김정주 본부장 ′17년 퇴임)이었던 환경기술본부장 공개모집에 지원했다.
최종 후보자로는 조아무개, 임아무개, 류아무개 등 3명의 이름이 올려졌지만 2위였던 임아무개가 청와대 인사검증에서 탈락한 뒤 채용절차는 돌연 중단됐다. 조아무개가 서류와 면접 심사에서 모두 1위로 통과했지만 김은경 장관이 추천한 인사로 여겨지는 임아무개가 탈락한 뒤 벌어진 인사원칙은 결국 공정성을 상실하고 진취적이고 역동적으로 활동해 온 조아무개의 사기와 신념마저 모두 짓밟게 한 대표적인 인사 사고였다.
임아무개가 탈락한 뒤 기술원은 처음부터 다시 공모를 진행하겠다고 하다가 좌천성 인사가 있을 거라는 복도통신이 이어지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던 조아무개는 '환경부 20년, 기술원 13년을 일했지만 자괴감과 모멸감이 든다'는 유서를 남기고 그해 12월 4일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사건이다.
고 조아무개는 순천고를(박연재 자연보전정책관, 안병옥 전 차관과 동창) 졸업하고 성균관대에서 행정학석사, 금오공대에서 환경공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환경부(86년입사)에서 총무과, 기조실, 대변인실, 자연정책과, 한강유역청, 자연보전국 등에서 근무했으며 국립환경과학원 서무주임으로 파견근무하기도 했다.
환경부 자연보전국 자연정책과 서기관으로 재임하던 공직생활 20년이 되던 2006년 퇴임하고 신생조직으로 아직 걸음마 단계인 환경기술진흥원 경영관리단 재정관리팀장으로 자리를 옮겨왔다.
기술원에서는 행정관리팀장, 행정지원팀장, 탄소경영팀장, 기획조정실장, 녹색생활본부장을 거쳐 기술원 최초로 국방대학교 안보대학원 교육(2013년), 환경생활본부장, 환경보건안전단장, 그리고 경영기획단장으로 활약하면서 기술원의 핵심인물로 조명 받은 인물이다.
동료들은 개인적 욕망을 절제하며 조직에 대한 충성심과 대외적 활약에 더 많은 비중을 둔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대외 소통이 빈약한 기술원의 간부들에게 대외적으로 소통과 정보교환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 착안, 국방부, 외교부등 교육파견시스템을 기술원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으나 3년 만에 중단됐다.
조아무개가 이승과 결별한 후 환경산업기술원은 사상 처음으로 노제(路祭)까지 지내며 홀홀히 떠나보냄을 아쉬워했다.
당시의 기술원의 주요 중심 인사로 활약했던 인물은 이승을 떠난 조아무개와 더불어 김경호 당시 인증평가단장(현 환경기술사업본부장), 조명현 산업지원단장등이 기술원의 중심 3인방으로 역량을 펼쳤다.
한편, 환경부 블래리스트의 파장을 일으킨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은 조아무개 씨의 사건이 발발된 2017년 7월 취임한 이후 인사문제와 더불어 기술원과 연계된 사업 중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인정범위를 넓히는 피해자를 1~4단계로 나누지 않겠다는 약속을 실행하지 못해 비난을 받았다.
공동주택 폐비닐 수거중단 사태 발생, BMW 화재사건과 관련한 시정계획서의 조속한 시행미비, 미세먼지 대처 미흡 등으로 비판받다가 결국 ′18년 11월 경질되었다.(김은경 장관 재임 시 환경부 차관에는 안병옥(17,6-18.8), 박천규 차관(18.8-20.3)이 재임했다.)
이후 블랙리스트 사건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환경부 산하기관 주요 인사들이 (전병성 전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등, 표 참조)줄줄이 법정에 출석하여 참고인 진술을 해야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1부(부장판사 김선희, 인정엽, 권성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은경 전 장관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하고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은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전 정권에서 선임된 임원들에 대한 물갈이를 위해 사표를 요구한 것은 ‘직권남용 유죄’, 청와대 내정자 후임자로 밀어주기는 직권남용 업무방해 혐의로 유죄, 사표 제출 거부한 임원들에게는 표적 감사한 것은 직권남용 강요혐의로 유죄, 내정자 탈락하자 직원들 문책성 좌천시킨 직권남용혐의는 유죄, 임추위 심사과정에서의 현장 지원을 하게 한 행위는 환경부 공무원은 일부 유죄, 임추위 위원은 유죄로 판결했다.
다만 탈락한 청와대 내정자에 대해 환경부 유관기관 대표이사로 채용한 것에 대해서는 무죄, 공공기관 임원에 대한 사직서 징구는 무죄를 선고했다.(한국환경공단 감사 탈락 후 산하기업 대표로 선임)
(환경경영신문, 조철재 부장)
환경부 블랙리스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1부 판결문 요약
공소사실 | 행위 | 피해자 | 죄명 | 판단 |
공공기관 임원에 대한 사직서 징구
| 공공기관 임원에게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게 함 | 환경부 공무원 | 직권남용 | 무죄 |
산하공공기관 직원 |
의사에 반하여 사직서를 제출하게 함 | 산하공공기관 임원 | 직권남용 | 일부유죄 |
후임자 임명과정에서 사전·현장지원 | 청와대·장관 추천자에 대한 사전지원을 하게 함 | 환경부 공무원 | 직권남용 | 무죄 |
임추위 위원 | 업무방해 | 유죄 |
임추위 심사 과정에서의 현장지원을 하게 함 | 환경부 공무원 | 직권남용 | 일부유죄 |
임추위 위원 | 직권남용, 업무방해 | 유죄 |
청와대 추천인사 탈락 관련 처리 |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후보자 임추위에서 서류심사를 통과한 7명에 대한 적격자 없음 처리하게 함 | 환경부 공무원,
한국환경공단 직원 | 직권남용 | 무죄 |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후보자 면접심사에서 ‘적격자 없음’으로 처리하도록 유도하게 함
| 환경부 공무원
| 직권남용, 업무방해 | 유죄 |
임추위 위원 | 업무방해 | 유죄 |
청와대 추천인사 탈락 후 다른 직위 임명 관련 지원 | 추천인사를 환경부 유관기관인 그린에너지개발 대표이사직에 취임하도록 지원하게 함 | 환경부 공무원 | 직권남용 | 무죄 |
추천인사가 그린에너지개발 대표이사로 취임하도록 조력하게 함 |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임원 | 직권남용 | 무죄 |
표적감사 |
사직서 제출을 위한 감사자료를 준비하여 제출하게 함
| 환경공단
감사실 직원 | 직권남용 | 무죄 |
사직서를 제출하게 함 | 환경공단 상임감사 김현민 | 직권남용 | 무죄 |
강요 | 유죄 |
부당한 인사조치 |
인사세칙에 반하여 환경부 공무원 전보 인사안 작성하게 함 |
환경부 운영지원과장 및 인사팀 공무원 | 직권남용 | 일부유죄 |
*김은경 전 장관은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선정에서 청와대가 추천한 내정자가 서류심사에서 탈락하자 김장관이 취임후 임명한 환경부 운영지원과(과장 김지연)에서 임추위 위원들을 제대로 접촉하지 않았다며 질책을 한 바 있다. *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은 감사 탈락에 대해 차관이 직접 향후 조치에 대한 책임있는 확답을 하라고 지시한바 있다.(탈락한 감사 내정자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산하그린에너지개발 대표이사에 임명됐다.) |
환경부 블랙리스트(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등 관련 동향문건)
기관명 | 직위 | 성명 | 임기 | 당시 상황과 현재(2021) |
한국환경공단 | 이사장 | 전병성 | 19.7 | 사표제출(환경부출신),현 장준영(정치권) |
| 상임감사 | 김현민 | 18.9 | 새누리당출신, 현 유성찬 |
| 경영기획본부장 | 강만옥 | 18.4 | KEI출신,현-박찬호(정치,2회연임) |
| 물환경본부장 | 최익훈 | 18.12 | 사표제출,유재천(내부) |
| 자원순환본부장 | 박응렬 | 17.5 | 사표제출,김은숙(내부) |
| 기후대기본부장 | 신동석 | 18.2 | 사표제출,조강희(NGO)-유승도(과학원) |
| 환경시설본부장 | 권영석 | 17.4 | 사표제출,정태환(정치권) |
국립공원관리공단 | 이사장 | 권경업 | 20.11 | 현 정부 임명(NGO), 송형근(환경부) |
| 상임감사 | 이진화 | 18.1 | 후임 임명까지,심무경(환경부)-유기준 |
| 경영기획본부장 | 최운규 | 17.4 | 사표제출,이임희 |
| 자원보전본부장 | 김상배 | 18.6 | 사표제출,김진광 |
| 탐방관리본부장 | 정정국 | 17.4 | 사표제출,김상기 |
한국환경산업기술원 | 원장 | 남광희 | 20.2 | 사표제출예정(환경부),현 유제철(환경부) |
| 기술본부장 |
| 공석 | (전임:김정주 정치 ),김경호(내부)-환경기술사업본부장 |
| 사업본부장 | 김용진 | 17.8 | 후임임명까지(환경부),권창기(공모,별세),김종환(내부)-친환경안전본부장 |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 사장 | - | 공석 | 서주원(NGO,집행유예),신창현(정치권) |
| 상임이사 | 한진호 | 18.3 | 사표제출(감사),방화섭,임창옥(NGO) |
| 기획이사 | 이용재 | 16.3 | 사표제출(경영본부장),안상준 |
| 운영이사 | 김성수 | 17.10 | 사표제출,(매립본부장),강동진 |
| 사업이사 | 김낙빈 | 16.3 | 사표제출(환경부,자원사업본부장),박용신(NGO) |
국립생태원 | 원장 | 이희철 | 19.12 | 사표제출(환경부),박용목(학계) |
낙동강생물자원관 | 관장 | 안영희 | 18.5 | 사표제출(학계), 서민환(과학원출신) |
환경보전협회 | 상근부회장 | - | 공석 | 박광칠직대(환경부),남광우(정치권),김혜애(NGO) |
한국상하수도협회 | 상근부회장 | 김원민 | 19.10 | 환경부출신,선계현(환경공단출신) |
*환경공단 임원추천위원회 7명중 김영분(민주당출신 전 시의원),최종원(문재인 캠프 출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