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41:46~57)
바로에게 등용된 요셉에게
드디어 주도권을 가지고 활약을 하는 시간이 돌아왔다.
그동안은 피해를 당하고 참고 견디는 시간이었다.
단순히 당하고 참고 견디는 것을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 안에서 그것을 감당해 내었다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고 보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일과 관계 없으면서도
세상에 널려 있는 고통과 아픔을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세상에서 고통과 아픔을 피할 수 없다면
그 아픔과 고통은
하나님의 의와 사랑을 기약하는
과정 안에 있는 순종의 과정에서 감당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이 주신 지혜대로
풍년의 7년 동안 곡식을 비축하여
이제 도래된 흉년의 7년을 잘 버틸 수 있게 되었다.
준비하지 못한 나라들이 도움의 손길을 바라고 있다.
이 일은 이제 자신을 해한 형제들에게
선량한 되갚음과 화해의 과정으로 이어질 것이다.
하나님의 계획과 이끄심은 이처럼 용이주도하다.
우리가 그 뜻과 계획을 어떻게 헤아리겠는가?
우리의 수준과 계획이 높지 않다.
그러니 하나님을 신뢰한다고 하면
하나님의 헤아릴 수 없이 높고 높은 계획과 지혜에
절대적으로 순종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임은 당연하다.
하나님은 한 가지 일로 백 가지를 해결하시고
백 명에게 교훈과 역사를 일으키실 수 있는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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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상상할 수 없는,
상상하기 싫은 사건, 비극이 벌어졌다.
이태원 할로윈 축제 압사사건이다.
그동안 어떤 사건이 발생하였을 때
최대한 유족과 피해자의 입장이 되어
그들을 위로하고 마음의 충격과 상처를 보듬는 일을 하기 앞서
질타와 율법적 지적과 이념적 잣대에 의한 평가들을 하는 등
큰 잘못을 저질렀던 기독교와 목회자, 설교단상에 대한 학습효과로
많은 지각 있는 이들이 미리 경고하고 권면하여
이번 만큼은 그런 무지한 행동이 최소화 된 것 같다.
방금 묵상을 하기 위해
pc를 켜고 찬양곡을 듣기 위해 유투브를 열었는데
마침 어제 사고와 관계된 영상들이 몇 가지 보였다.
놀란 점은,
사망자들이 거리에 누워 있고
한 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응급처치를 하는 동안
중년의 한 여성의 괴로운 표정을 제외하고는
주변의 많은 이들의 표정이 너무나 평범하고 담담했다는 점이다.
사고 직후 인근지역의 모습은
평소나 다름이 없고 웃고 떠드는 모습도 여기 저기에 있었다.
많은 주검들과 쓰러진 이들이 있는 처참한 상황에서도
젊은 여성은 들고 있던 음료수를 마시며 쳐다보고 있었다.
1992년 7월 소위를 처음 달고 부대에
소대장으로 배치된 지 며칠 안 되는 때
포항 도구해안에서 IBS 훈련을 하다가 동료인 2소대장이
전기감전사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내가 유일한 목격자이기도 했고, 그가 쓰러졌을 때 최초로 인지한 자이기도 했다.
내가 유일한 목격자인 것은 그 때가 점심을 먹고 1시간 동안 야외 천막에서
다른 중대원들은 오침을 취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소대장이 응급처치에도 반응하지 않고
딱딱한 몸 그대로 앰블런스에 실려 갔을 때
모두가 소대장이 회생하기 힘들 것이라 예측했다.
그런데 소대장이 실려가고 나서 거의 모든 대원이
담배를 한 대씩 피고(그 때는 담배를 안 피는 대원이 없을 정도였다.
나는 핀 적이 없는데 당시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담배를 피면 위로가 될까?'라는 생각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흡연의 유혹을 느끼는 순간이었다.)는 약속이나 한 듯
남은 몇 십 분의 오침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지
바로 취침에 임했다.
이제 막 장교생활을, 군 생활을 시작하려던 나는
그때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
'군대는 어떤 곳인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에 대해
Cool한 태도로 살면 편하고 건강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에 정도가 있듯
Too much cool한 공동체는
더 이상 cool한 것이 아니라 매정한 것이다.
물론 나처럼 너무 신경을 많이 쓰는 것도
건강하지 않다. 과민하고 스스로를 파괴하고 더 나아가서는 타자도 파괴할 수 있다.
고통받는 자와 함께 울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요즘은 참 여러운 것 같다.
문제의식을 가진 소수가 호소하듯 고통받는 자와 공감하자고 소리질러야만 하는 세상이다.
사랑의 마음을 회복하고
요셉과 같이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로운 사랑의 실천 행위에
순종하는 그런 공동체를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