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ous Skin 올겨울도 어김없이 매혹적인 모피 아이템이 여심을 사로잡는다. 디자이너들은 울, 가죽, 캐시미어와 퍼를 트리밍하거나 퍼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풍성한 스타일, 패턴으로 변화를 준 테크니컬한 스타일 등 다양한 모피 아이템을 선보였다. 모피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아이디어와 기법으로 언제나 환상적인 컬렉션을 전개하는 펜디의 칼 라거펠트는 밍크, 벨베티 밍크velvety mink, 아스트라칸astrakhan, 고트 헤어goat hair 등 퍼의 특성을 살린 글래머러스한 코트와 컬러 블록이 가미된 독창적인 아우터 등으로 패션 피플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디올 데뷔 10주년을 맞은 존 갈리아노 역시 화려하고 럭셔리한 모피를 통해 그가 이번 시즌 쇼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프라다는 일명 ‘페이크 퍼’라는 텍스처로 스타일리시한 모피의 진일보를 꾀했다. ‘와이드 벨트로 허리를 강조하라!’ 이 주문은 모피 코트에도 적용된다는 사실. 한편 에르메스의 첫 컬렉션에서 켈리 잠금 장식을 가미한 앨리게이터 뷔스티에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장 폴 고티에는 앨리게이터 코트와 블루종 등을 대거 선보이며 럭셔리함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Jewel Color 이번 시즌 가장 트렌디한 컬러를 꼽으라면 단연 블랙이 대세다. 그레이, 네이비 등 블랙과 흡사한 다크 컬러 역시 시즌 트렌드의 최전방에 서며 모든 아이템들을 점령하고 있다. 이러한 룰은 코트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블랙과 무채색의 물결 속에서 리치한 톤의 주얼 컬러들이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하며 의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1970년대 레트로 무드가 부활하면서 떠오른 빈티지한 느낌의 머스터드, 깊은 색감의 바이올렛과 사랑스러운 푸시아 핑크, 미래적인 느낌을 주는 비비드 오렌지, 인공적인 느낌이 가미된 듯한 그린, 지난 시즌의 이브 클라인 블루 연장선에 선 쿠튀르 느낌의 미드 나잇 블루 등 다양한 컬러가 컬렉션 곳곳에서 눈에 띈다. 유색 보석의 영롱한 색감을 닮은 주얼 컬러의 코트는 올겨울 당신을 감각적인 여인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Superb Tailoring 클래식 무드의 영향을 받아 정교한 테일러링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직선적인 실루엣의 매니시 코트는 놓쳐서는 안 될 트렌디 아이템. 하지만 정통적인 분위기의 딱딱한 매니시 코트가 아니라, 코쿤 느낌의 볼륨감을 첨가하거나 부드럽게 표현한 숄더 라인과 헴라인 등 페미닌한 터치를 가미한 변형된 스타일이 대세. 또한 슬리브나 헴라인에 니트를 트리밍해 마치 두 아이템을 겹쳐 입은 듯하게 표현하거나, 다림질을 잘못해 쭈그러든 듯한 효과, 칼라 변형 등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배기팬츠와 매치하면 시크한 분위기를, 스커트&스틸레토 힐과 매치하면 1940년대 레이디 라이크 룩의 에지 있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Long & Lean “동네 골목을 옷으로 청소하고 다니냐”는 어머니의 핀잔을 들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바닥에 끌릴 정도로 긴 맥시 길이 코트가 캣워크를 장악했다.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길이는 길게, 라인은 슬림하게!’ 입으라고 주문한다. 데님 팬츠와 7부 소매의 롱 코트를 매치해 캐주얼하게 연출한 샤넬, 복숭아뼈를 덮는 롱 코트를 굳게 여미고 벨트로 포인트를 주어 밀리터리 느낌을 풍기는 막스마라, 와이드 팬츠 수트를 입고 가죽 소재의 롱 트렌치코트를 어깨에 걸쳐 매니시하게 연출한 에르메스 컬렉션을 보라. 정말 ‘핫’하지 않은가. 키가 작아 보일까 걱정이라면 소프트한 소재를 선택하고, 단추는 상반신만 채울 것. 가능한 한 길게, 웨이스트라인은 슬림하게, 어깨 라인은 부드럽게 강조하는 것이 롱&린 코트를 멋스럽게 입는 방법이다.
Knit Variation 이번 시즌 니트의 활약상 역시 주목해야 할 점. 특히 1970년대 유행과 함께 돌아온 롱 니트 코트인 카디-코트는 스타일리시하면서도 편안함을 동시에 만족시킬 베스트 아이템이다. 니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소니아 리키엘은 얇고 섬세한 니트에 러플 디테일을 가미해 로맨틱한 아이템으로 변화시켰다. 모노크롬 컬러의 오버사이즈 니트에 자연스러운 드레이프를 더해 시크한 파리지엔의 감성을 풍기는 이브 생 로랑처럼 가볍고 따뜻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니트 아우터는 이번 시즌 하나쯤 장만해야 할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다. 벌키한 블랙 카디건에 와이드 벨트로 포인트를 주어 중세 여전사의 강인한 이미지를 연출한 버버리 프로섬 컬렉션 역시 참고할 만하다.
More Volume 아버지 옷장에서 꺼내 입은 듯한 오버사이즈나 원형 실루엣을 만들어주는 코쿤 코트처럼 이번 시즌 코트에서 ‘볼륨’은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 키워드다. 이브 생 로랑 컬렉션의 래글런 슬리브 코트와 벨 실루엣의 오버사이즈 더블 코트를 필두로, 허리를 바짝 조이고 어깨와 히프의 볼륨을 살린 발렌시아가와 돌체 앤 가바나의 아워글라스 실루엣, 변형된 칼라에 플레어스커트처럼 퍼지는 보테가 베네타의 트라페즈 코트 등 모든 디자이너들이 볼륨감을 이용한 드라마틱한 실루엣을 만드는 데 열중하고 있다. 스키니 팬츠나 레깅스를 하의로 매치하면 날씬해 보이는 효과를 주며, 드라마틱한 볼륨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볼륨이 가미된 오버사이즈 코트는 보온성과 편안함에 스타일까지 보장해주는 최고의 아이템이 될 듯.
Utility Chic 이번 시즌 유틸리티 코트는 드레스 코트의 형태로 제안되는데, 모던하면서도 에지 있게 표현되는 것이 특징이다. 노출 지퍼로 처리된 비대칭 여밈 디테일이 강조되었고 포켓 디테일은 절제되었다. 벨트를 첨가한 버블 실루엣과 캐주얼한 박시 실루엣의 파카 아이템, 크롭트 길이의 스포티한 푸퍼puffer는 주로 태피터, 나일론 등 바삭거리는 듯한 가벼운 합성 소재로 선보이고, 여기에 퍼 트리밍과 라이닝 디테일을 가미해 럭셔리한 느낌을 배가한다. 모노크롬 컬러와 신세틱 소재를 대거 활용한 스포티한 아웃도어 스타일이 새로운 볼륨 아우터로 부각되는데 디스퀘어드2와 버버리 프로섬 컬렉션에 대거 등장한 골드 지퍼, 가죽 패치, 멀티 스트링, 탈착 후드 등 다양한 기능이 첨가된 윈드 브레이커가 핫한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