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금, 화천구장에서는 '2023 시즌 오픈 전국 파크골프대회" 1차~4차 예선이 진행중이다. 동성1팀(2인) 18홀 기준 남자팀은 대략 56타, 여자팀은 61타 이하를 쳐야 패스가 가능하니 쉽지 않은 점수다.
그렇지만, 이런 스코어는 신의 영역도 아니며 그져 변화무쌍한 숫자일 뿐이다. 내팀은 비록 62타로 컷오프 되었으나, 내일 다시 한다면 53타를 칠수도 있나니 그 결과에 승복하고 다음을 기약하면 될 것이다.
2. 그런 맥락에서 내가 티잉 그라운드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타이거 우즈요 안니카 쏘렌스탐이란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누구든 내 경기에 간섭할 수 없으며 오직 나의 소신에 따라 밀고 나가야 한다.
그런 기개마져 없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골프는 멘탈을 중시하는 기싸움으로써 이는 결코 만용이 아니라 경기자의 프라이드요 용기이기 때문이다.
3. 공놀이 하며 세상 지내다 보니 나는 어느덧 로맨스 그레이 칠십대 중반이 되었다. 인생의 만추에 다다른 것이다. 나이란 숨길게 아니라 제대로 말해야 편하고 정의롭다. 나이 먹은게 왜 부끄러운가? 오히려 장하고 가상한 일일진대...
그러므로, 나는 나이가 좀 많은 청년 ㅎ ~그래도 세상은 자유로운 영혼인 이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올곧은 소신을 말하는 젊은이 ~으로 착각하며 나답게 살아간다.
4. 이처럼 나이가 들어가니 공놀이가 맺어준 인연따라 왔다가 인연따라 가버린 추억들로 가끔은 가슴이서늘해 진다. 그래서 늘 삶이 허무하고 애달픈 세월의 연속이다.
수년간 같이 공놀이 했던 사람들도 어느날 갑자기 하나 둘 씩 황망하게 떠나게 되니 젊은날 시인 서정주가 읊었던 생사경구가 사무치게 귀에 밖힌다. " 사람 나이 마흔 다섯이 되면 그사람 대문 밖에서 귀신의 그림자가 어른 거린다네"
5. 사람이 어쩌다 공을 좀 잘 친다는 것 또 좀 잘 못 친다는것 그까짓 것은 다아 술 한잔 만도 못한 대수롭 잖은 일들 일찌니 오늘부터 내 스타일 대로 공치며 살아야 한다. 골프를 치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그냥 공놀이 한다고 생각하며...
" 친구보다 좀 더
높은 자리에 있어 본댓자
명예가 남보다 뛰어나 본댓자
또 미운 놈을 혼내주어 본다는 일
그까짓 것이 다아 무엇입니까
술 한 잔 만도 못한
대수롭 잖은 일들입니다"
(노천명, "별을 쳐다 보며" )
우리가 절창 시를 몰라도 세상 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으나, 시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삶의 질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하니까...문학적 삶을 살면 장수 한다지요?
첫댓글 62타도 대단한 스코어입니다. 더구나 그레이에 로맨스까지 곁들였다니 2중으로 축하할 일입니다.
자유 대한민국에 축하받을 사람들은 따로있습니다. 봄은 가까이 왔으나 연분홍 봄은 아직 수만리 밖에 있는 듯... 즐겁게 지내시다 따뜻한 봄날에 귀국하면 반갑게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