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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포식이란?
일본 생물학자 오스미 요시노리는 ‘자가 포식’에 대한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때부터 ‘자가 포식’이란 개념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자가 포식이란 세포가 손상된 부분을 사멸시키고 스스로 복구하는 작용을 말합니다.
물론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영양소가 결핍됐을 때인데요, 영양소가 부족할 때 세포가 자신의 단백질을 분해하거나 불필요한 세포 성분을 스스로 제거해 에너지를 얻게 되는 겁니다.
오스미 교수는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우리 몸 안에서는 하루 평균 300g의 단백질이 만들어지는데 음식으로 섭취하는 양은 70~80g이다. 나머지 단백질은 어디서 올까? 우리 몸은 몸속 단백질을 분해해 다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몸은 단백질 재활용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것인데요, 외부에서 단백질이 공급되지 않아도 세포 스스로 단백질을 재활용해 만들어내는 자가 포식을 한다는 것입니다.
오스미 교수의 설명대로라면 우리는 일정 기간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더라도 생존할 수 있습니다. 조난을 당해 음식을 구할 수 없어 물을 마시기만 해도 인체가 견뎌낼 수 있는 것은 바로 자가 포식 덕분이라고 오스미 교수는 설명합니다.
단순히 생존을 넘어 자정작용도 합니다. 자가 포식은 우리 몸에 위험한 단백질도 적극적으로 파괴해 세포를 깨끗하게 한다고 설명합니다. 신경세포에서 유해한 단백질이 분해되지 못하고 쌓이면 파킨슨병과 같은 질병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고 하는데 자가 포식이 이를 예방해준다는 겁니다.
오스미 교수의 ‘자가 포식’개념이 주목받으면서 이를 단식에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2년 전에도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궜던 ‘간헐적 단식’ 바람이 다시 불고 있는 겁니다.
일전 기간 동안 공복 상태를 유지하면서 외부 영양공급을 차단하면 우리 몸이 잉여의 단백질을 파괴하고 결국 자가 포식 작용이 활성화된다는 주장이 배경이 됩니다. 결과적으로 단식이 끝난 뒤 다시 세포가 성정할 수 있게 해 준다고 합니다.
자가 포식에 대한 효과는 노벨상을 통해 입증됐지만 이를 간헐적 단식으로 실현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이견이 많습니다. 간헐적 단식에 대한 논란은 아직 ‘ 재 진행형’인 것이죠.
반대 측에서는 체중 감소 효과가 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만큼 예기치 못한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합니다. 또 동물을 이용한 실험 결과가 곧바로 사람에게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도 주장합니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다이어트 방법도 다릅니다. 간헐적 단식을 통한 자가 포식 역시 개인차는 필연적이겠죠. 특히 본인이 앓고 있는 질환이나 자신의 체질에 따라 예상 밖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글 : 박순봉 경향신문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당 블로그 전문기자단)
지연성 근통증
근력운동을 한 뒤에 24~48시간 안에 찾아오는 통증을 ‘지연성 근통증’이라고 부른다. 평상시 움직임보다 더 강한 강도의 운동을 했을 때 근육이 미세하게 찢어져 통증이 찾아오는 것으로, 근력운동에 뒤따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찢어진 부위가 회복되면서 근육의 크기가 커지는 게 근력 운동의 원리이기 때문이다. 힘든 운동을 한 수 지연성 근통증이 나타날 때 이를 열심히 운동했다는 증표처럼 여겨 오히려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한 번 발생하면 최대 5일 정도 지속되고, 2~3일째에 가장 아프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나 지연성 근통증도 몸이 보내는 신호의 일종이므로 ‘아프면 근육이 증가할 것’이라고 좋아하거나 무시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통증을 무시하고 운동을 강행했다가는 근육 손상의 정도가 커지고 운동 효과는 떨어질 수 있다. 트레이닝 전문가 닉 앤더슨은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근육이 적응할 수 있도록 몸에 가하는 변화도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연성 근통증이 나타날 때 근육의 운동 능력은 평소보다 감소돼 있다. 이럴 때 ‘근육량을 늘리겠다.’며 운동 강도를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것은 몸에 무리를 준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적인 근육 손상을 피하는 방법은 그 부위를 연일 자극하지 않는 것이다.
특정 동작과 자세로 운동을 해서 통증이 나타났다면 이후 며칠 동안은 다른 부위를 운동해야 한다. 달리기를 하다가 통증이 생겼을 때는 며칠간은 달리는 속도와 거리를 줄이는 게 좋다.
식이요법도 필요하다. 음식이 지연성 근통증의 발생을 예방해주지는 못하지만 근육의 회복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영양소는 단백질이다. 하루 세끼 식사뿐 아니라 간식에도 단백질을 포함시키면 좋다.
탄수화물도 규칙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탄수화물을 먹으면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탄수화물을 극히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운동 과정에서 고갈된 근육 내 글리코겐이 보충되지 않으면 우리 몸은 근육의 단백질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 탄수화물을 적절히 먹지 않으면 근육을 만들겠다고 애써 운동한 게 헛수고가 되는 셈이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운동량에 따라 섭취하는 탄수화물의 양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운동 강도나 시간에 관계없이 무작정 탄수화물을 먹으면 불필요한 지방 축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프마라톤처럼 장시간 지속되는 고강도 운동을 했다면 몸무게 1kg당 하루 8~10g의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한다.
단시간 저강도 운동을 한 후엔 이보다 적은 양의 탄수화물을 먹도록 한다. 물도 충분히 마셔야 한다. 근육의 상당 부분이 물로 구성돼 있으므로 물이 부족하면 통증이 악화될 수 있다. 물은 근육의 회복 시기를 앞당기지는 못하지만 진통제 역할을 한다.
근육 통증은 완화하기 위한 압박 스타킹 착용이나 마사지, 얼음찜질, 폴롤러 운동 등의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영국 프로축구 사우샘프턴 FC의 주치의 마크 워더스푼 박사는 “선수들의 경우 압박 타이즈와 마사지, 얼음찜질을 했을 때 통증이 완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사실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다.”고 말했다.
마사지나 얼음찜질의 통증 완화 효과라는 것이 심리적인 부분이 크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지연성 근통증은 예방이 최우선이라면서 새로운 운동을 시작할 때는 천천히, 점진적으로 강도를 늘려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글 ; 최희진 경향신문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블로그 전문기자단)
탈수 위험 상태
한국인 10명 중 3명은 질병 노출로 인해 탈수 위험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나이가 들수록 심해지는데 70대가 20대의 세 배에 달했습니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 포럼은 윤미은 삼육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팀이 2014년~2015년 2년간 서울의 한 종합검진센터에서 건강 검진을 받은 수검자 5,391명을 분석한 결과라고 소개했습니다. 해당 결과는 대한보건협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대한보건연구 최근호에도 실렸습니다.
윤 교수팀은 혈장 삼투압을 기준으로 탈수 여부를 판정했습니다. 이는 체내의 전해질-물의 균형을 측정하는 세포 내액과 외액의 수분 상태를 반영합니다. 연구 결과 남성이 여성보다 수분 손실에 따른 탄수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의 탈수 비율은 31.5%, 여성은 25.8%였습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탄수 비율은 높아졌습니다. 70대의 탈수비율은 51.5%로 20대(14.1%), 30대(16.2%), 40대(20.5%)보다 두 배 이상 높았습니다.
비만의 척도인 체질량지수(BMI)의 고저에 따라 탈수 빈도에 따라 차이를 보였습니다. BMI는 과체중과 비만인 사람의 탈수 비율은 각각 28.4%, 32.3%로 정상 체중인 사람(26.4%)보다 높았습니다. BMI가 18.5% 미만인 저체중인 사람의 탈수 비율은 17.1%로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신장장애 등 성인병이 있는 사람의 탈수 비율은 해당 성인병이 없는 사람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신장 장애가 있는 사람의 탈수 위험은 신장장애가 없는 사람의 두 배였습니다.
윤 교수팀은 논문에서 “연령과 BMI증가, 각종 질병 등이 탈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확인됐다.”며 “탈수로 인한 혈중 삼투압의 증가 탓에 우리 국민의 혈액검사상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사구체 여과율의 평균값이 질병 경계 수치에 근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탈수 상태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어지면 신체 조절 능력인 항상성을 잃게 돼 질병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했습니다.
글 ; 조병욱 세계일보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블로그 전문기자단)
설탕 논쟁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외식사업가 백종원씨를 집중 비판하며 두 사람 간 논쟁이 크게 사회적 이목을 끌었다. 사실 黃氏의 白氏 비판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쿡방’의 도도한 바람을 타고 白氏가 떠오르기 시작한 2015년부터 黃氏는 白氏의 ‘설탕 과다 레시피’를 줄곧 비판해왔다.
그런데 최근 논쟁이 ‘골목식당’등 白氏 출연 프로그램에 대한 黃氏의 무차별적 비판과 팬들의 댓글 전쟁으로 비화하면서, 오히려 설탕 섭취의 문제점이나 권고기준을 살펴보는 일은 뒷전으로 밀리고 말았다. 과연 우리 국민의 설탕 섭취는 건강을 위협하는 정도일가? 어떤 음식에서 어떻게 설탕을 섭취하고 있으며 얼마나 줄여야 바람직한 것일까?
모든 영양성분이 그렇듯 문제는 당류 자체가 아니라 과다섭취다. 지나친 당류 섭취는 비만, 충치, 당뇨, 신장질환, 뇌졸중 등의 악영향을 미친다. 당류에는 포도당, 과당, 유당, 전분 등 단당류부터 다당류까지 다양한 종류가 포함되는데, 곡물 과일 우유 등 식품에 원래 포함된 당을 섭취하기도 하고, 설탕 액상과당 등 식품에 넣는 첨가 당으로도 섭취한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한국인의 당류 섭취량은 위험할 정도로 높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한국인의 당 섭취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사실은 눈여겨볼 만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3년 국민 1인당 1일 총 당류 섭취량은 72.1g으로 2007년 59.6g에 비해 21%나 늘었다.
전체 섭취 열량 중 당류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3.3%에서 14.7%로 늘었다. 총 당류 섭취량은 권고 기준(전체 열량 섭취의 10~20%·성인 기준 50~100g)이내지만,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는 3~29세 연령에서 기준(전체 열량 섭취의 10%이내)을 초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白氏의 ‘대중적 인기와 함께 설탕에 대한 국민의 경계심이 느슨해지고 있다.’는 黃氏의 비판은 분명 귀담아들어야 할 지적이다.
그렇다면 외시업체나 가정에서 한두 술씩 더 넣는 설탕이 당류 섭취 증가의 주범일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를 보면 한국인의 과일 섭취는 약간 줄어드는 반면, 가공식품 섭취는 크게 늘고 있다.
가공식품 중 당류의 주된 급원은 음료류-빵·과자·떡-설탕 및 기타 당류 순이다. 음료만 봤을 땐 탄산음료-과일·채소음료-커피가 당류 섭취가 크다. 그러니 “당 섭취가 문제라면 탄산음료를 먼저 줄여야 한다.”는 白氏의 항변도 틀린 말은 아니다.
어쨌거나 전 세계적으로 당류 섭취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설탕이 많이 든 음료에 ‘설탕세’를 부과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는 첨가당 섭취 권고량 기준을 ‘총 열량섭취의 10% 미만’에서 ‘5%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제안했다. 점점 단맛에 익숙해지는 입맛의 변화에 제동을 거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이다.
당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 아동 청소년은 탄산음료를, 성인은 커피를 줄이는 게 우선이다. 음료를 마시고 싶으면 물, 녹차, 아메리카노 등을 선택하는 게 좋다.
빵, 케이크, 과자 등을 줄이고, 시럽이나 소스를 찍어 먹는 게 당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과일이나 우유까지 자제할 필요는 없다. 천연 당은 섬유소, 비타민, 미네랄 등과 함께 섭취해서 건강에 큰 문제가 될 정도로 과다 섭취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글 : 김희원 한국일보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블로그 전문기자단)
출처 :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전해드리는 건강한 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