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 눈물 닦아준 '작은 온정의 기적'
|
▲ 지난 1년간 평화신문 독자들이 보내온 4억 7930만 6000원은 절망의 나락에 빠진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의 날개를 달아줬다. 사진은 독자들 도움으로 맞춤형 휠체어를 갖게 된 강형욱씨와 아들 강씨를 바라보며 행복해하는 강길원ㆍ이명숙씨 부부. |
올해도 전국 각지에서 얼굴 없는 천사들이 보내주신 성금은 형편이 어려운 이웃의 눈물을 닦아줬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여러분이 하늘 창고에 쌓은 4억 7930만 6000원은 절망의 문턱에 선 우리 이웃 40명(시설ㆍ단체 포함)에게 구원의 밧줄을 던져줬습니다.
뇌출혈로 반신마비된 남편을 돌보는 김양림씨는 "다섯 달 넘게 밀린 월세 걱정에 밤잠을 설쳤는데 걱정을 덜었다"며 한숨을 놓았습니다. 중증장애로 평생 누워 지내야했던 강형욱(굿벨또, 27)씨는 맞춤형 휠체어를 장만해 산책도 다닐 수 있게 됐습니다.
1년 동안 차곡차곡 쌓인 성금 내역서를 훑어보면 겨울 한파를 녹이는 나눔 릴레이가 펼쳐집니다. 송금인 이름란에는 얼굴 없는 천사들 이름이 줄지어 찍혀있고, 익명으로 보내온 분들도 많습니다. 이름 대신 찍힌 격려 메시지 '희망잃지마세요' '힘내세요!' '찬미예수님' 등은 언 마음에 온기를 더해줍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신학대학 교수는 인세와 강의료를 모은 1000만 원이 넘는 거액을 입금했습니다. 한국인 남편의 폭력으로 우울증과 루프스병을 앓는 베트남 이주여성 누엔티김치씨는 '바오로'라는 세례명만 밝힌 남성에게서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바오로씨는 "한국인 남자를 대표해 사과하고 싶다"며 300만 원과 예쁘게 포장한 초콜릿을 전해줬습니다.
입금 방법도 다양합니다. 전화이체부터 ATM(은행자동화기기) 입금, 스마트폰 뱅킹, 무통장 입금…. 보내주시는 분도 다양합니다. 수원교구 조원솔대본당과 서울대교구 반포4동본당을 비롯해 재활의학과 의원, 성심치과 등 신앙공동체와 일터에서 보내주시는 성금도 참 많습니다.
너나없이 바쁘고 팍팍한 살림살이를 꾸리면서도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할 줄 아는 마음 넉넉한 분들이 잠시 짬을 내서 보내주는 선물입니다. 나보다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떠올리는 일은 쉽지요. 그러나 직접 돈을 송금하기 위해 은행으로 가거나 전화기를 들어 이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독자들이 보내오는 정성은 성금만이 아닙니다. 충남 논산시 강경읍에서 젓갈을 파는 김형근(루카, 66)씨는 10년 넘게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소개된 이웃에게 젓갈을 보내고 있습니다. 끼니를 거르는 이웃에게 오이지와 깻잎, 김치 등 반찬거리를 보내는 독자들도 있습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님은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 데 70년이 걸렸다"고 고백하셨습니다. 한푼 두푼 작은 정성을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사랑은 머리에서 가슴, 손발로 내려와 주변의 많은 이들에게 은은히 퍼지고 있답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독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
Q) 도움을 받으려면
A) 본당 신부ㆍ수녀ㆍ사회복지회ㆍ빈첸시오회ㆍ사회복지기관장 등의 추천서가 있어야 한다. 대상자의 신앙 유무나 종파는 상관없다. 또 공신력 있는 후견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후견인은 대상자에게 정말 도움이 필요한지, 또 전달된 성금이 독자들 뜻대로 쓰이고 있는지 확인, 관리해야 한다. 문의: 02-2270-2508
Q) 성금액은 어떻게 배정하나
A) 그 주간에 들어온 성금은 그 주에 소개된 대상자에게 전달한다. 지난 16일자 발행 신문(제1195호)에 소개된 대상자에게는 16일~22일분 성금이 돌아간다.
Q) 성금은 전액 전달되는가
A) 100원 단위는 절사하고 전액 전달한다.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본사 경리부와 편집국 등에서 성금 통장을 교차 관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