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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창고를 찾아 멀리 경상도에서 일가친척 하나없는 혈혈단신의 형제가 사랑숨터 소문을 듣고 무작정 상경했다. 당장 그에게 몸을 눕힐 숙소마련이 시급 관할 동장님의 조언을 듣고 가까운 곳 고시원에 그를 데리고가 입소시켰다. 덕분에 상세히 알게 된 고시원의 실상 전기밥솥에 밥은 상시 준비되어 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달랑 김치통 하나 뚜껑에 '고시원 김치'라고 적혀있었다. 나름 소설같은 사연을 지닌 다양한 부류의 어렵고 소외된 형제들이 쪽방같은 독방에서 독립된 삶을 살아간다 빵과 반찬을 소금창고에서 제공했지만 이 십여명이 넘는 형제들에게는 한 끼의 몫에 지나지 않을 만큼 미흠했다 동장님께서도 바로 그런 곳에 취약계층에 처한 분들이 많이 기거하신다며 늘 관심을 갖고 계셨고, 우리들에게도 딱한 처지의 고시원입소 형제를 소개하여 돌봄을 실천하도록 주선하시기도 했다. 성당에는 이들과 같이 힘들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벗으로 다가가는 소공동체 '빈첸시오회'가 있다. 우리도 회원이다. 이 현실을 보고하여 도움을 제안했다. 지속적으로 반찬을 공급 할 수 있는 방안을 회의를 통해 얻게 된 결론은 일주일에 한번 씩 새로운 반찬을 공급한다 반찬을 만들기 위한 재료비는 전액 성당 빈첸시오회에서 지원하며 조리와 전달은 소금창고에서 하기로. 소금지기 경순씨가 깻잎을 손질한다 맛있는 양념장을 싱싱한 깻잎에 뿌려 얹으며 냄비에 겹겹이 쌓는다. 고시원형제들의 입 맛과 건강을 챙기고자 두 여인의 손길이 바쁘지만 즐겁기만하다 오늘의 메뉴는 '깻잎 양념조림'인가 보다 조리를 하는동안 나는 반찬통을 사왔다 빈 통은 회수해 오고, 새 반찬통은 고시원 냉장고에 넣어두고 와야하니 교대할 수 있도록 네 통을 준비했다. 이리하여 금호동성당 빈첸시오회의 이름으로 첫 작품이 고시원으로 전달되었다. 배달꾼은 이번에 우리가 입소시킨 형제 알타리 김치와 찰보리 빵도 함께. 이 숨은 선행을 하늘이 훔쳐봤나? 느닷없이 파출소에서 전화가 왔다. 소금창고와 인연을 맺고 지내오시던 성동경찰서 관내 응봉파출소 황소장님이셨다 하시는 말씀이 소금창고 천사님들한테 짜장면파티를 파출소에서 해드리고 싶으니 동장님모시고 봉사자들과 함께 오라신다. 손수 챙겨주시는 모습이 친정아버지같다 이 분 때문에 나는 나쁜 짓은 꿈도 못꾼다. 우리를 천사라고 부르는데 어찌 내가~~~ 점심메뉴는 볶음밥과 짜장면이다. 파출소 3층에서 직원들과 소금창고 봉사자들이 함께 짜장파티 이 분들은 오전의 깻잎사건을 우리가 발설치 않아 모를텐데 어찌아시고 이런 호의를 베풀어 '점심상'을 수여해 주시는가! 이른 아침부터 수고한 깻잎사건의 주역? 두 여인의 희생과 사랑은 고시원에서 점심을 드실 형제 안에 맛으로 피어나고, 초대해 주신 파출소장님의 인자히신 마음은 우리 가슴 속에서 기쁨과 감사의 향기로 계속 번져오릅니다 점심대접 잘 받고 파출소를 나서기 전 파출소장님과 동장님(왼쪽)께서 소금창고 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도 허락하셨습니다 1차 깻잎을 시작으로 4월19일 멸치와 깨소금이 더해진 콩자반 4월27일 어묵조림 전달 5월4일은 고시원 노인층을 위한 배려. 계란 두 판으로 계란말이를 해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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