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6일. 한국의 탄생화와 부부사랑 / 깨꽃(샐비어, 사루비아), 세이지, 체리세이지, 핫립세이지
♧ 10월 6일. 오늘의 역사와 기념일.
* 1398년 - 정도전. 이방원에 의해 타살
♧ 10월 6일. 한국의 탄생화
* 늦가을까지 개화하는 샐비어와 세이지 : 꿀풀과 배암차즈기속 41종
* 대표탄생화 : 샐비어(깨꽃)
* 주요탄생화 : 세이지, 체리세이지, 핫립세이지
※ 10월 6일 세계의 탄생화
개암나무 (Hazel) → 3월 16일 한국의 탄생화
오늘은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입니다. 1991년 10월 6일. 아내와 둘이서 하나처럼 살자며 결혼한 지 벌써 27년이 지났습니다. 제 인생 전체의 거의 절반을 아내와 함께 하였습니다. 그 사이 큰 딸은 작년에 결혼을 하고 내년 봄이면 저는 할아버지가 됩니다.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고 있슴을 실감합니다.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의 한국의 탄생화는 불타는 마음, 가정의 덕, 정렬, 열정, 지혜의 꽃말을 가진 샐비어와 세이지입니다. 서양에서 들어온 꽃들로 우리 토종인 곰보배추라 불리는 배암차즈기와 형제지간인데 생긴 것과 역할은 너무나 다르게 변했습니다.
오늘의 대표탄생화는 번역 [사루비아]로 더 잘 알려진 [깨꽃]입니다. 영어로는 [Salvia]인데 영어를 발음이 아니라 알파벳 표기로 읽는 일본인의 영어 표기법에 의해 'sa-l-vi-a, 사르비아'가 'サルビア'로 표기되고 우리말로는 '사루비아'가 되었답니다. 이 꽃이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슴을 알 수 있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전국의 화단과 화분에 식재되는데 야생 상태로 겨울을 나지는 못하지만 추위에 어느 정도 강하기 때문에 지금 길거리 화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꽃이 되었습니다. 열대의 브라질이 원산지로 우리나라에서는 한해살이풀로 분류되지만, 원산지에서는 여러해살이 풀로 분류됩니다.
국립수목원 식물도감에 표기된 이 꽃의 공식 이름 [샐비어]입니다. 영어 발음을 비슷하게 표기했다고는 하지만 원어민들에게는 '사루비아'나 '샐비어'나 일본사투리, 한국사투리로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우리말 [깨꽃]으로 소개하는 자료도 많으니 공식적으로도 우리말 [깨꽃]으로 불렀으면 좋겠습니다. 깨꽃은 잎이 들깻잎을 닮은 아름다운 꽃이란 의미입니다.
저와 같이 50대 이상의 분들이라면 깨꽃의 꽃술을 뽑아 뒷꽁무니를 열심히 빨아 먹던 어릴 적 추억이 있을 것입니다. 간식거리가 없었던 그 때에 깨꽃 꽁무니의 달콤함이란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의 맛이었지요. 그런 추억을 되살려 얼마 전 화단에 핀 깨꽃의 꽁무니를 맛보았지만 추억 속에 남아 있던 그 맛은 아니랍니다. 깨꽃이야 변한 것이 없을터이니 내가 온갖 달고 자극적인 음식에 익숙해져 깨꽃의 달콤함을 잃어버린 것일 것입니다.
세이지는 외국에서는 만병통치의 약초로 불리는 식물입니다. 꿀풀과 식물답게 꿀도 많고 잎을 삶아서 인후염 및 위장염에 사용하며 방부·항균·항염 등 살균 소독작용이 있으며 염증의 소염제로도 이용한다고 합니다. 개화 시기는 5~7월이라 6월 18일 배암차즈기와 함께 한국의 탄생화로 정할까 했지만 자료를 보니 가을에 개화한 사진도 올라오고 해서 샐비어와, 세이지 종류는 모두 오늘의 탄생화로 정했습니다.
체리세이지와 핫립세이지는 세이지의 변종으로 아직 국립수목원 식물도감에도 올라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1차, 2차에 걸쳐 개화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어서 요즘 화단에 많이 식재하고 있습니다.
10년 전 2008년 10월 5일 17주년 결혼기념일을 기념하며 아내와 함께 북한산 백운대를 오르며 쓴 글이 있어 오늘 다시 한번 읽어봅니다. 그리고 그 때 그마음 그대로 남은 시간을 사랑하며 살기로 다짐해봅니다.
백 운 대 에 서
-- 17년을 하루같이 살아 준 나의 아내 은경에게 --
열일곱 해 전 함께 올랐던 그 길을
오늘 다시 오릅니다.
열일곱 해 전 함께 흘렸던 그 땀을
오늘 다시 흘립니다.
열일곱 해 전 함께 보았던 그 봉우리를
오늘 다시 봅니다.
깔딱고개 한결 같은 것처럼
인수봉 변함없는 것처럼
열입곱 해 한 마음이었습니다.
진달래 능선 소귀천 골짜기에
열일곱 번 진달래 피고 지고
열일곱 번 도토리 떨어지고
열일곱 번 빨갛게 단풍 드는 동안
노적봉 아슬한 소나무는
한 번도 푸르름을 잃지 않아
위문 걸친 바위 하나는
떨어지지 않고 버티었나봅니다.
백운대 넓은 바위는
북한산 오른 수고 덜어주고
맨발로 뻗은 두 발을
하늬바람 간지러 주는데
두 팔을 베개하고 누운 하늘은
차마 부끄러워 오래 보지 못하고
창공을 휘저어 나르는
가을 까마귀 세 마리
노아의 전령처럼
내 마음 실어 하늘에 전하려나.
삼족오 한 몸 되어 태양으로 돌아가려나
그대가 있어
오늘 내가 존재합니다.
그대의 사랑이 있어
하늘이 아직 나와 함께 있습니다.
그대의 믿음이 있어
땅에 씨를 뿌릴 수 있을 것입니다.
육천이백아홉날을 하루같이 살았던 것처럼
내게 남은 모든 날도 하루와 같이
살아가렵니다.
미안합니다.
좀 더 잘해주지 못해서
고맙습니다.
한마음으로 함께 해 주어서
사랑합니다.
이제와 또 영원히.
2008년 10월 5일 결혼 17주년 기념 북한산 백운대에 올라
십년 전 6,200여일 이었으니 지금은 거의 10,000일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계산해보니 내년 2019년 2월 20일이 만일입니다. 뭔가 특별한 것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의 마음은 불 타고 있습니다]라는 꽃말을 가진 깨꽃과 [가정의 덕]을 감상하며 부부사랑의 마음을 다지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적의 '다행이다'를 오늘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 노래로 링크합니다. 참 그대가 있어 다행입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것 셋을 꼽으라하면 첫째는 당신을 만난 것이고, 둘째는 당신과 결혼한 것이고, 세째는 당신과 지금까지 또 앞으로 남은 생을 함께 하는 것입니다.
https://youtu.be/itetd_tBTU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