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4박 5일의 일정중에 마지막 일정을 부안으로 올라와 맞이했습니다.
차라리 진도에서 하루를 더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들었던 곳...
질꾼님의 뒤를 열심히 쫒아서 찾은 곳은 전북 부안의 주상천,
일명 계화수로라고 불리우는 곳입니다.
차량이 정차하고 왼쪽 뚝 아래에 놓인 수로는 건너편 쪽 바닥이 들어나 있고
수초 하나 없고 물이 흐르는듯 보이는 마땅치 않은 장소였습니다.
이런곳에서 뭔 낚시를 하지? 하는 의문이 들때 쯤
질꾼님이 그 의중을 알았다는 듯이 설명을 합니다.
이곳은 물이 빠져야 붕어가 잘 나오는 곳이라고...
동영상입니다.
진도에서 나오면서 찾아가기로 한 곳은 무안의 구정리수로였습니다.
지난해 겨울 몇번에 걸쳐 찾았던 곳입니다.
하지만 그곳은 수로를 확장하는 공사로 인하여 물을 다 빼 버렷습니다.
낭패였습니다.
구정리 5번수로로 향해 봅니다.
그런데...
저 같은 백수가 많기는 많은가 봅니다.
들어갈 만 한 곳에는 모두 꾼들이 앉아 있습니다.
한두 자리는 있겠지만 우리 일행은 3명.
또 샤커맨님 일행 까지 합치면 5명입니다.
도저히 이곳에서는 포인트를 찾기가 어려울 것 같아 이동을 결정 합니다.
하룻밤 동출을 했던 샤커맨님은 양장리 수로로 향하고
우리는 부안의 계화수로를 추천하는 질꾼님의 뜻에 따라 상경을 결정합니다.
다음날 어차피 철수를 해야 되는 입장이니 어느 정도 거리를 좁혀 둘 요량으로 말입니다.
수로에 도착하니 영 마음에 들지를 않습니다.
수초 하나 없고 부유물이 떠 다니는 수로...
그래도 마땅히 갈 곳도 없으니 자리를 잡습니다.
누가 버렸는지 냉장고의 대형 스치로폴을 깔고 좌대를 올려 놓으니 딱 입니다.
2.8칸 부터 3.2칸 사이에서 입질이 가장 잘 붙는다는 질꾼님의 말에 따라
2.6칸 부터 3.8칸까지 모두 10대를 편성했습니다.
상류권으로는 무지개님에게 자리를 내준 질꾼님이 자리 잡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다른것은 다 양보해도 포인트만은 양보하면 않된다"는 명언을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제 아래쪽으로는 해남과 진도에서 붕어 구경도 하지 못한 무지개님이 자리잡았습니다.
이곳은 현지인이 매일 찾아와서 낚시를 하는 포인트라고 합니다.
그러니 밑밥이 많이 뿌려졌을 것이도 붕어가 몰려 들만한 이유가 됩니다.
그 소리를 듣고 3일 동안 꽝을 친 사람이 앉아야 한다면서 무지개님이 자리를 차지합니다.
그래 꽝꾼이 어디간들 다르겠냐? 라고 코웃음을 치고 자리를 양보했는데...
해가 정면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눈이 부셔 찌를 바라 볼수가 없습니다.
낚시를 포기하고 뚝위로 올라와서 주변을 살펴 봅니다.
주상천의 하류권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서해 바다를 만나게 됩니다.
이 뒤에는 새만금 간척지가 이어집니다.
주상천은 사산저수지에서 흘러 내린 물이 지나가는 곳입니다.
계화 간척지의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하여 바로 옆에 있는 청호지와 함께 건설된 곳이지요.
농사가 끝나는 가을이면 수문을 열어 물을 다 빼버립니다.
그러다 보니 건너편은 바닥이 다 들어나 있습니다.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낚시 할 곳이 못 되는 곳으로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건너편은 바닥을 보여도 앞쪽 뚝방 아래에는 수심이 1.5미터 가량 나옵니다.
물이 빠지다 보니 들어있던 붕어들이 모두 앞쪽으로 모여 들 것이고...
현지인이 돌을 쌓아 구축한 명당 포인트입니다.
매일 출조하여 떡밥을 주는 곳이니 만큼 당연히 명당 터가 되었겠지요.
그 자리를 꽝꾼이라고 놀렸던 무지개님이 자리했습니다.
무지개님에게 포인트를 양보하고 새 포인트를 개척하여 자리잡은 질꾼님 포인트입니다.
8치에서 월척급까지 40마리는 기본이라고 하셨는데...
주상천 상류권의 모습입니다.
오른쪽으로는 청호저수지가 보입니다.
저수지 사이에 있는 건물이 축사인지 고약한 냄새가 바람을 타고 날아 옵니다.
하류권의 모습입니다.
청호저수지가 상당히 넓더군요.
오후 5시가 다 되어서야 해는 서산에 걸립니다.
이제 본격적인 밤낚시 준비를 합니다.
이때 질꾼님이 하신 말씀.
밤낚시에 10마리,
아침낚시에 10마리 합계 20마리로 목표치를 수정합니다.
처음에는 밤낚시에 20마리 아침에 20마리는 기본으로 잡을 수 있다고 했는데
이날 오후에 전혀 입질이 없다보니 긴급으로 목표치를 수정하는 것이지요.
뭐 20마리라도 이 시기에는 대박이니 그것도 좋다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렇게 입질이 없는데 그것이 가능할까? 라는 의구심이 듭니다.
암튼 해가 지고 캐미를 교체합니다.
어둠이 시작되니 해남이나 진도하고는 공기가 다릅니다.
이내 싸한 추위가 엄습을 합니다.
바람한점 없이 잔잔하니 찌 보기는 그만입니다.
그저 반마디만 움직여도 바로 챔질이 가능한데...
이거야 원...
말뚝입니다.
하류권 명당 자리의 무지개님도...
새포인트를 구축한 질꾼님도...
입질 없으면 자야지요.
밤 11시가 넘도록 입질 한번 못보고 앉아 있었습니다.
새벽 4시.
질꾼님의 차에서 일어나 다시 포인트로 진입합니다.
질꾼님의 차가 길다 보니 3명이 다 같이 누워도 여유가 있습니다.
차안에는 무시동 히터가 추위를 몰아내 주니 따뜻하게 잘 잤습니다.
꽝을 면해야 하는 무지개님도 덩달아 일어나 함께 나왔습니다.
다시 전자 캐미에 불을 밝혔습니다.
찌불을 다 세운 후 잠시 뒤....
첫 입질을 받습니다.
이게 몇 시간만인지...
8치 정도의 붕어였습니다.
이런이런...
보름달이 수로를 환하게 비춰 줍니다.
이러면 않되는데...
그래서인지 좀처럼 입질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달도 서산으로 기울어가면서 입질을 받기 시작합니다.
제가 아니라 3일동안 붕어 한마리도 구경 못했던 무지개님이...
역시 명당 포인트는 달랐습니다.
동이트고...
사실은 이때부터 오전 내내 소나기 입질이 들어 온다고 합니다.
이곳을 몇번 찾았던 질꾼님의 경험에 의하면 말이지요.
그런데 뭔 입질이?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바닷가다 보니 무심한 철새만이 하늘을 날 뿐...
동이트고서야 질꾼님도 자리에 앉았습니다.
느지막히 나오시는것을 보니 이미 싹수가 없다는 것을 느끼셨나 봅니다.
아침 기온이 상당히 많이 떨어졌습니다.
떠 놓은 물이 얼고 낚시대에서 서리가 내렷습니다.
무릎앞에 온돌이로 찬바람을 막아봅니다.
해가 뜨고 있습니다.
저 해가 수로에 비치기 시작하면 소나기 입질이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감...
질꾼님의 예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물이 이렇게 얼어 버릴 정도로 추운데...
게다가 멀쩡하던 하늘에 구름이 몰려 오면서 햇빛마져 사라져 버렷습니다.
그나마 옆자리의 무지개님이 명당 자리의 힘을 이어받아
연속으로 붕어를 낚아 냅니다.
꽝꾼 만세!
저도 철수 할 때가 다 되어서야 두번째 붕어를 낚아 냅니다.
24Cm.
어렵게 만난 8치 붕어입니다.
붕어 한마리 만나기가 이리도 어려운 것인지...
이날 이곳애서 무지개님이 낚은 유일한 월척 붕어입니다.
그리고 꽝꾼을 면하게 해준 붕어들...
역시 명당 포인트는 양보하면 않된다는 철칙이 통하는 날이였습니다.
무지개님!
축하 합니다.
앞으로는 꽝꾼이 아니라 금손이 될것 같습니다.
잡은 붕어들은 살던 곳으로 돌려 보내줍니다.
좋은곳 안내해 주시고 식사까지 챙겨주신 질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올 한해도 숨가쁘게 달려왔네요.
이제 몇일 남지 않은 2018년을 잘 마무리 하고
새해에도 열심히 뛰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