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 양승욱
표도르 도스토옙스키(1821~1881)는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비평가이며 사상가이다. 그는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 죄와 절망, 죽음에 대한 집착 등 인간 심리에 관한 통찰력이 매우 뛰어났다. 그는 탁월한 인물 분석과 성격 묘사 능력으로 수많은 소설가와 심리학자는 물론 프리드리히 니체에서부터 알베르 까뮈에 이르는 여러 철학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도스토옙스키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군의관이던 미하일 안드레예비치의 7남매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신앙심 깊고 온화한 어머니와 달리 아버지는 잔인할 정도로 엄격한 소지주였다. 도스토옙스키가 유년 시절을 보낸 곳은 아버지가 근무하던 빈민 구제 병원이었는데, 그 병원 환자는 대부분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이었다. 어린 도스토옙스키는 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이것은 그가 훗날 심리 소설 분야에서 거장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만든 자양분이 되었다.
도스토옙스키는 어려서부터 문학을 좋아했는데, 특히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전기와 역사소설에 흥미를 느꼈다. 학교를 졸업하고 공병국에 근무했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겨우 1년 다니고 퇴직한 후 전업 작가 길을 선택했다. 그는 1846년에 첫 작품 <가난한 사람들>을 발표해서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성공적인 데뷔를 통해 문단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그는 1849년 프랑스 사회주의자들의 금서를 읽는 지식인 그룹에 참여한 혐의로 체포되어 국가 모반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형 집행이 취소된 후 감형되어 시베리아 옴스크수용소에서 4년간 강제노역을 했다. 그때 수용소에서 경험한 일은 이후 창작 활동에 귀중한 자원이 되어, 그가 쓴 소설 분위기와 내용에 뚜렷한 흔적으로 남아 있다.
수형생활을 끝낸 후 도스토옙스키는 창작열이 불타올랐지만 간질과 도박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출판사와 무리한 계약을 했고, 이 때문에 속기사인 안나 스니트키나 도움을 받아 구술로 작품을 써야 했다. 1866년 발표한 <죄와 벌>도 도스토옙스키가 구술로 쓴 소설 중 하나이다. 이 소설은 한 할머니를 살해한 청년이 느낀 죄책감과 고통을 분석한 대작이다.
합리주의자이며 무신론자인 23세 청년 라스콜리니코프는 선악을 넘어서서 스스로 법이 되는 비범한 사람에 관한 사상에 사로잡힌다. 그는 자기 생각을 증명하기 위해 고리대금업자인 노파를 살해하고, 이를 목격한 노파의 여동생마저 살해한다. 그러나 그는 그 후 죄책감에 사로잡혀 괴로워하면서 자기 범죄 사실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하는데, 매춘부인 소냐가 설득하자 자기 범죄를 경찰에 자백한다. 이 소설은 죄를 저지른 후 죄인이 내면에서 느끼는 죄책감과 두려움이야말로 사회가 부여하는 그 어떤 형벌보다 더 가혹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무신론자인 도스토옙스키는 나이가 들면서 부모 신앙을 따라 러시아 정교회로 돌아갔다. 그는 기독교 영향을 받은 작품 여러 편을 발표했다. 그중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은 지금까지 나온 소설 중 가장 의미심장한 기독교소설이다. 60세에 폐동맥 파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는 <학대받은 사람들>, <지하생활자의 수기>, <백치>, <악령>, <미성년> 등 여러 작품을 발표했다.
*** 오늘도 활기찬 하루 보내시고 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