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엘베강 항구를 바라보는 성미카엘(미헬)교회 전망대
탱고를 추는 건물 댄싱퀸을 지나 길을 하나 건너면 푸른 풀밭이 있는 Alter Elbpark로 들어가게 된다. 공원의 풀밭 바닥은 좀 물컹거리면서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풀때문에 보이지 않는 요철이 심했었다. 같이 걷던 아내는 그만 움푹 파인데를 못보고 발목을 접질리고 말았다. 절뚝거리며 항구까지 다 보고서야 호텔로 돌아가 핫팩 찜질을 할 수 있었다. 공원의 풀밭 속으로 걸어들어갈 때에는 조심할 필요가 있겠다.
Alter Elbpark라는 말 자체가 오래된 엘베 공원이라는 뜻인데, 이곳은 본래 성벽이 있었던 전투용 성채였었다. 하지만 나폴레옹 전쟁 이후로 성벽은 의미가 없어져 거의 허물어졌고, 당시 성벽이 서 있던 언덕들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비스마르크 동상
공원으로 깊숙히 들어가자 콘크리트 재질로 된 높이 34m의 거대한 비스마르크 동상이 우뚝 서 있다. 당시 무역으로 부를 축적하던 함부르크 상인들은 비스마르크의 독일통일과 자유무역을 지지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흐름에 부합하는 비스마르크의 동상을 세우기로 했었다.
동상이 세워져 있는 거대한 원형 받침대는 스프레이 낙서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2차 세계대전 때에 이 받침대 속으로 방공호를 만들어서 공습때에 대피했었다고 한다.
비스마르크 동상을 지나면서 나무숲 너머로 성미카엘교회가 보이기 시작했다. 132m 높이의 성미카엘교회는 인근에서는 어디에서나 보였다.
성미카엘교회까지는 공원구역을 벗어나 동쪽으로 약 400m 더 걸어야 했다.
교회의 한 쪽 벽면에 종교개혁으로 유명한 마르틴 루터의 청동 동상이 세워져 있다.
성미카엘교회를 방문한 이유는 106m 높이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서셨다.
성미카엘(장크트미혤)교회
성미카엘교회는 붉은 벽돌로 지은 북독일에서 가장 중요한 바로크양식의 교회건물이라고 한다. 넓은 실내공간과 복잡하지 않은 장식이 특징적이다. 그런데 사실 1906년 대화재로 소실된 후 재건할 때 내부에 철근콘크리트 기법을 사용했고 겉면만 벽돌로 처리했다고 한다. 맨 꼭대기는 기둥구조의 원형 종탑이 있더 좀 독특해 보였다. 아마도 엘베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들에게 이정표 역할을 하기위함일 것이다.
전망대를 오르는 내부 계단
전망대를 오르는 방법은 무료로 계단을 오르거나 유료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계단을 이용하면 거대한 시계장치와 종 같은 내부 시설들을 보면서 올라갈 수 있다.
성미카엘교회 전망대 시계장치
106m 높이의 건물을 계단으로 오르려니 조금 힘들기도 했다. 그런데 왠지 그것이 더 찐 맛인듯 싶어서 무리를 하기로 했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거대한 시계태엽처럼 생긴 구조물들이 창문 너머로 붉게 보였다. 거대한 시계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다. 그런데 그 기계장치 한 부분에 둥근 벽시계가 매달려 있다. 코믹하다.
계단을 조금 더 오르니 카페처럼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진 것처럼 쉴 수 있는 곳이 나타났다. 잠시 다리를 편하게 쉰 다음 가파른 철제 계단을 다시 올라가 전망대의 아랫층으로 진입했다.
전망대는 막혀있지 않고 둥근 기둥만 있을 뿐 완전히 문 바깥으로 나오는 구조였다. 다시 가파른 계단을 한 번 더 오르면 더 높은 전망대의 2층으로 오를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360도로 함부르크 시내와 엘베강 항구와 도심이 모두 시원하게 보였다.
강과 운하에 떠 있거나 정박한 배들의 모습과 작은 네모가 촘촘히 박혀있는 독일 특유의 네모진 건물들이 비교적 가지런히 정렬되어 서 있는 모습은 볼만했다. 도심과 반대편으로 가면 함부르크를 대표하는 현대건축물인 엘베필하모니가 독특한 외관으로 지평선 위에 서 있다. 원래 벽돌건물로 된 창고위에 유리구조물을 추가로 얹는 방식으로 지어졌다. 현대 함부르크를 상징하는 건물이 되었다고 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함부르크 항구
마침 해가 질 무렵이어서 서쪽으로 기우는 해를 바라보는 기회를 가졌는데 도시 전체가 그림자로 조금씩 채워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빨간 지붕의 건물들이 줄지어 있고 뾰족한 첨탑이 포인트처럼 우뚝 서 있는 가운데 함부르크의 명물 열기구가 둥실 떠 오르는 모습은 놓치면 후회할 만한 광경이었다.
아직 더 다녀봐야 할 곳이 있으므로 노을을 끝까지 보지 못하고 서둘러 내려와 항구쪽으로 가기로 했다.
지난 이야기 - [함부르크] 엘베강변의 함부르크 항구. 115년된 엘베터널, 유람선, 수상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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