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좋은 진도' 카페에서 퍼온 글입니다.
유명한 문종환님의 글인데 원래는 흑구미색(黑口米色)이나
주둥이는 검고 모색은 미색이라는 의미를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임의로 흑훼미모(黑喙米毛)로 글 제목을 정한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리 다메조 교수는 그의 보고서에서 "주둥이가 검은 개가 많았다"고 했는데
여기에서는 구로마스크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모리 교수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대중적인 선호도의 형색(形色) 개체는 아니어서, 누구에게나 호감을 가진다는 건 좀 어려운 일이겠지만..
솔직히, 저는.재래 토종 개체와도 흡사한 이런 黑喙米毛 개체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집착을 가진 편이었습니다.
이미, 오래 전(약 40년 전 쯤)에,특별한 경험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일종의 향수병인지는 모르겟습니다마는..
당시 그릇의 크기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만..
재래 토종개와 차별화되지도 않은 데다, 촌스러운 모색까지...
그런 이유로.그때는 당연히, 관심도 가지지 않는 편이었고..그저, 남들처럼 홀대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실제, 그 당시 제가 키우던 진도 출신의 백구 모견과 황구 수캐 사이에서 첫번째 출산에 네 마리의 황구를
출산하였는데 그중 한마리가 주둥이뿐만 아니라 이마와 귓데기까지 시꺼먼 털로 뒤집어쓰고
몸뚱아리도 전체적으로 칙칙한 색조의 황구여서 좋은개라고 자랑하던 놈에게서 웬놈의 똥개도 섞여 나왔는가?
남들이 볼까 창피스럽기도 하고 해서 젖떼기만 기다렸다가 우리 형 친구분께 얼른 줘 버렸는데 나중에 커서 보니,
위 사진과 같은 형색이었으며 다행인지 불행인지 동배들 중, 그 놈이 가장 두각을 나타내서 그 당시로선 이해 못할
궁금증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 보다 앞서에는 윗 마을 방앗간 집에도 이런 형색을 한 수캐가 하나 있었는데 품성이나 행동, 수렵 능력까지
진도개 보다 더 진도개다운 놈이었으므로 희안스럽게 생각하면서도, ' 똥개에 진도개 물이 섞인지라, 어쩌다 특출한
놈이 하나 나왔겠지~ ' 하는 정도로 하찮게 생각해 버리고 말았지요.
원래, 방앗간 집 그 놈은 방앗간 집의 타지방 친척 집에서 키우던 개로 강생이 적에 진도에서 반출해 나온 놈이었다고
들었고 어릴 때부터 기똥차게 쥐를 잘 잡는다는 이유 하나로, 방앗간이라 저녁만 되면 정신없이 버글버글한 쥐새끼들이나
잡을 요량으로 델고 오게 되었다는데 진도 출신이라고는 했지만, 그 쪽 동네에서도 완전 동네방네 소문 난 진도산 똥개(?)로
취급받고 있던 터라 그저 얻다시피 데려올 수 있었답니다.
그 당시에는, 저 역시나 이들을 하찮게만 여기다가 그로부터, 강산이 두어 번이나 더 바뀌고 난 뒤에나 그런 개체 형질에 대해
부쩍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니 순수성(?)이나 품성으로 보아도 지금 발현되는 개체들 보다는 훨씬 농도 짙은 진국이었을 법한
것을 그 당시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관찰하고 연구했을 걸~ 하는 아쉬움과 후회가 남습니다.
그 때는 알아볼 수 있는 그릇의 크기가 그것밖에 안되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겠습니다마는 대체로 이런 黑喙米毛
형태들에게서 공통적으로 가지는 행동 습성이나 특성과 재능 등은 다른 개체들과 비교할 때, 여러 다각적인 면에서
매우 우수하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우리와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정서와 교감력이라든지 내적인 품성과 본질면에서는 무작위 평균 개체 수를 놓고
보더라도(미세한 차이 정도가 아니라). 차별화될 만큼 확연히 우수하다는 판단이었지요.
우리 개로서 지녀야 할 정서에서도 뛰어나고 그런 속에 유별한 동질감을 발견하게 되었으며 이런 개체들을 접하며
공통적으로 느낀 바로는 " 이게 바로, 우리와 호흡하며 살아왔던 우리개들이구나~ " 하는
" 적어도, 진도 역사에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축으로 매김되는 형질 중의 하나로구나~ " 하는..
가슴 쿵쾅거리는 설레임까지 경험하곤 하였더랬습니다.
이미, 수십년 전부터 곁에 두고 만끽하며 대를 이어 내려왔어야 했을 것을 돌고 돌아, 건너뛰고 넘어지며
한참이나 지난 후 에야, 그것이 보물인 줄 알고 관심을 갖게 되었으니
남이 알아주든 말든.. 그즘부터서야, 비로소 제 자리를 찾은 기분이었더랬지요.^^
혹, 어떤 분들에게는 전혀 접해 보지 않은 형색이라 다소 잡스럽고 생소하다거나 이질감이 느껴 질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여러 경로를 통해.. (혹은, 간접 경험들을 통해서라도...)
어렵지 않게 접해 보고 알아 갈 수 있는 날이 분명코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없던 것이 새로 생겨 난 것도 아니고 원래 있던 것이 홀대 받고 천대 받아
단지, 무관심 속에 뒤로 가려져 내 팽개쳐져 있었을 뿐 오히려, 훼손되지 않고 위태롭게나마
명맥을 이어 내려온 고유 형질로서의 토종개로 남아 있다는 생각입니다.
黑喙米毛 형태들에 대한 포괄적인 특성이랄 수도 있지만, 그들에 대한 개체 품성과 수렵 본능적 특성들은
대체적으로 대동소이 할 만큼 아주 우수하였다는 공통된 경험과 개인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천기누설(^^)이라 할 만큼의 팁 하나 드리자면 진도산 진도개라고 모두 하나같이 엽성이 뛰어났던 것은
아니었으며 선천적으로 엽성을 타고 나서 스스로 두각을 나타내는 개체들은 상당히 유한적이었는데..
대중성 있는 일반 형색의 개체일 지언정 가뭄에 콩 나 듯, 사냥성이 뛰어나 유명해진 그들의 내력을 파헤쳐
들어가 보면 놀랍게도, 그들 속에는 黑喙米毛 개체 유전자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예사로이 흘릴 수 없는 아주 중요한 대목입니다. 좀 직설적으로 말하여 우리개다운 정서와 품성으로,
빼어난 영민성과 용맹성이나 엽성 등의 특성을 가진 진도개 본성의 정체와 진면목을 알아 갈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라는 생각을 가질 정도로 말입니다.
다만, 이들도 올되는 개체와 늦되는 개체가 있어 개체 개성에 따라, 때로는 기다림의 과정도 필요하며
이들이 속으로 가진 재주와 특성을 십분 발휘시키고 파악해 나가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들과 함께 호흡을
같이 하는 견주의 몫일 겁니다마는...;;;
각설하고...
유전적인 면에서 그들 개체 形色의 학술적인 분류와 전문용어가 따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학술적인 부분이 중요한 것이 아닌 이상, 차치하고 주둥이와 이마, 귓데기와 오금, 발꿈치 부위에는 공통적으로
거무스럼한 색을 띄고 있고 자세히 보면 온 몸에 걸쳐서도 검은 털이 혼재해 있는 형태입니다.
(티벳탄 마스티프의 원종 형태나, 터키의 국견이자 원시견종인 캉갈과 같이..)
이는 대체적인 원시견 모색 형태의 것으로서, 시사하는 바가 대단히 크고 토종개의 흐름과 유전 형질을
알아 갈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는 키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라는 생각입니다.
바탕색이 흐린 미색인데다, 전체적으로 촘촘히 밖힌 검은 털과 조화를 이루어 전체적으로 한눈에 보면
재구 분위기가 많고 미색이 황색 빛을 띠는 개체는, 언뜻 보면 녹색 빛을 띠기도 하는데 원래는 울프그레이와
같은, 다소 칙칙하고 회색 빛을 띤 재구 모색이었던 것이 무관심과 무분별한 교잡과 도태 대상으로 수난의 역사를
겪으면서 관심 대상에서 차츰 밀려 났으며...
오히려, 이들 개체 형질을 선별 번식 개체군으로 장려하여 보호 보존해 왔어야 할 가치가 있는 매우 우수한
고유 자원인데도 이들을 하찮게 여겨 도태하거나 방치하여 우리들 곁에서 사라지게 만들었으며...
관심 밖의 권역에서 방치된 채 오랜 세월 동안, 의도적이고도 정책적인 도태 과정을 거쳐 오게되면서..
그나마 남아 있던 개체들도, 차츰 퇴화와 멸종의 과정을 격게 되었으며...
뒤늦게나마, 이에 대한 고유 가치를 아시는 원로 분들에 의해 귀하게나마 발굴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는
실정입니다만 앞으로도, 많은 과제와 연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다행히, 내외적인 유전력은 상당히 질기고 강해서 소수의 개체로도 얼마든지 우수 형질의 개체를 복원시켜
낼 수 있다는 희망과 장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연구하고 관찰한 바로는 원래의 형태가, 다소 칙칙하면서도 재구에 가까운 모색이었으므로
바탕(속털) 색조는 크림색(米色)에 거먼 털이 전체적으로 혼재되어 있는 전체적으로 언뜻 보아, 참깨 색 형태가
고유 형질(원시견 형색)에 더 가까운 형태라는 생각입니다.
진도개 보호 육성법이 제정되면서, 일반 황구나 백구가 아닌 단순히, 칙칙하다는 이유로 정책적으로 강제 도태 과정을
피할 수 없었지만 이는 진도 역사에 있어서 치명적인 오점의 역사이며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거먼 털색이
약화 될 수록, 퇴화나 이색 이계 교배로 인해 혼재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며 더이상 이를 방치하고 현재의 졸속 정책을
고집해 나가다가는 천연기념물이 된 토종 진도개로서의 뿌리의 근간은 흔들리고 궤멸될 것이며 그저 보기에만 근사한
모래성을 쌓아 나가는 형국과 다를 바 없는 진도개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그나마 빛 좋은 개살구식의 졸속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당국의 하이칼라들 보다는 현장에서 함께 뛰고 호흡하고 뒹구는
뜻있는 진정한 원로님들에 의해 겨우 명맥을 이어 내려온 것은 천만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전 자료들에서, 양쪽 반벅구나 한쪽의 외벅구가 고유 형태로 다수 발견되곤 합니다만 이 부분에 대해 더 깊숙히
들어가는 것은 다치니까 이정도만 하고 본문에서는 참고 정도로만 여기며 넘어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黑喙黃毛 개체에서 黑喙米毛 개체가 발현되기도 하고 반대로, 黑喙米毛 개체에서 黑喙黃毛 개체가 발현되기도 하는데...
이는, 아주 오래 전부터 진도군내 자연 방사 과정에서 황구나 네눈백이 등과 자연스레 혼합되며 각 유전인자가 서로
엇갈려 혼재해 있던 요인으로 생각됩니다.
지금이야, 특별한 관심을 가진 동호인 층도 꽤 두터워져서 이쪽이든 저쪽이든, 그리 낯설지 않은 익숙한 형색의 개체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불과, 10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정신 나간 이단자 정도로 취급당하며
욕 얻어 먹기 일수였지요.(지금도 여전히 그렇긴 합니다만..)
그나마, 黑喙米毛 개체 형색과는 달리 黑喙黃毛 개체의 경우는 일반 황구와 크게 이질성이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타인들에 의해 잡다한 논란의 대상 꺼리가 된다 라거나 혹은, 가족 같은 애견이 남들의 도마 위에 올려 져 난도질 당할
염려도 덜하다는 점 에서 개체 성능은 뛰어나서 욕심은 나고, 비난의 화살로부터도 비교적 합리적으로 피해 갈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黑喙黃毛 쪽으로 더 선호하여 기운듯한 느낌도 받고 있지만...
그러나, 그들을 있게 한 개체 원형과 선 후 과정에 대해서는 먼저 이해하고 있을 필요가 있으며,
고유 가치나, 유전적 가치.. 재능을 가진 진도개 번식 조합과 개체 보존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해하고 나서 접근해 나가도 접근해 나가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아주 오래 전에, 진도 현지 원로분으로부터 들었던 의미심장한 말이 있습니다.
"구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토종 진도개가 아니다." 라는 말이었는데..
백구를 제외한 유색 개체들은.. (오래 전 진도에는, 백구가 흔치 않았음) 유견 시절 주둥이 부분에는 검은 색이
상당히 짙었다가 성장해 가면서 차츰 흐린 색조만 남게 되며 성견을 넘겨 수를 더하게 되면서 부터는 흔적만 겨우
남아 있게 되는 것이 대다수로..
원로 분의 그 말씀이 다소 극단적인 표현이기는 하지만 이심전심 무엇을 말하고자 함인지
그 속에 함축된 의미를 찾아 볼 만 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구로 마스크(?) 유색 개체에게서 2~3년을 경과하면(혹은, 그 보다 빨리..)
상하 주둥이 끝부분이 색 바래고 서리 내린 것처럼 허연색으로 바뀌게 되는데..
그런 형색을 두고 흔히 했던 말로 "나비(나브) 물었다".. 라는 말로 표현 했으며...
그렇게 나비를 문 구로 마스크 개체들의 모체가 되는 것이 바로 黑喙米毛 이었으며..
그런 형색을 띤 형태에서 사냥성이 우수한 개체들이 많이 발견 되곤 했으므로..
옛부터, " 나비 문 개들이 사냥을 잘한다 " 라는 말들이 생겨나곤 했던 것입니다.
* 예전에는, 위 아래 선 후를 따져 알아 보려고도 하지 않고 이런 구로마스크(?)를 띤 형색 개체들을 모두
싸잡아서 죄다 세잡(세퍼드잡)으로 몰아 저평가해 버리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주둥이 꺼먼 개라고는 세파드 밖에 없는 줄 아는 헛똑똑이들이었죠.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선후좌우 모르는 그들이 의미없이 휘두른 칼에
토종개를 알아가는 길은, 그만큼 돌아서 가는 길만 늘어나곤 했습니다.
덧붙혀,
黑口米色.. 黑口黃色... 이라 표현한 것은 개인적인 편의에 의해 구분한 것이므로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번식한 12개월된황구의바탕색조(속털)가 크림색과검은색에가까운털인데 육안으로보이는모색은 전체적으로 황구의모색입니다. 물론 주둥이는 검은색에서 털갈이중인데 과연 어떤모색이될지 궁금하던차였는데 관심있게 잘읽었습니다.
이런황구모색으로 등털을 역방향으로밀면 속털이 검은색계열로 꽉차있답니다.
흑구황모(黑口黃毛)라고 보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개가 참 좋습니다.
시간이 나시면 사진을 한번 올려 주시면 좋은 구경이 될 것 같습니다.
누룩님! 올려주신 좋은 진도 카페의 문종환님의 글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고 직접 키우셨던 분의 글이라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주둥이가 검은 노란개! 노란색의 차이는 있겠지요.
3주 전 고향에 갔을 때 저희 큰 형님께서 진도에 다녀오시면서 진도견 홍보 관련 팜플렛을 가져 오셨다고 보여주시더군요.
그 팜플렛에 진도견 백구 강아지와 황구 강아지의 사진이 나란하게 있었는데 황구 강아지 주둥이가 까맣더군요.
큰 형님께서 예전 우리가 진도에서 살면서 키웠던 진도견 황구가 강아지 때 이렇게 주둥이가 검정색이었다고 하더군요.
그 강아지가 커서 우리 가족들에게는 아직도 전설적인 명견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저는 어릴 때라서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1980년대 중반에 그 당시 명견이라고 소문이 자자하였던 진도견보육조합의 초사(백구)를 직접 보기 전에는 주둥이가 검은 황구 일 것이라고 제가 상상했었던 이유는 잘 모르지만 그 당시 주둥이가 검은 황구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기억이 가물합니다.
모든 사람의 기억에는 오류가 있다고 하더군요. ㅎㅎㅎ
누룩님! 감사합니다.
문종환님의 글은 상당한 내공이 느껴지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올려 드렸습니다.
'주둥이가 검은 개가 많았다'는 펙트와 '주둥이 검은 개가 우수하다'는 펙트를 확인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긴 글인데 읽어 주셔서 작가를 대신해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