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배워 올바르게 사업하자
전문가 돼야 ‘다단계’ 인식 개선될 것
지난 2월 17일 다수의 언론은 충청북도 보은군에서 다단계판매에 뛰어들었다 약 20억 원의 빚을 진 여성이 지인및 자녀 두 명과 함께 동반 자살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을 접한 업계의 관계자들은 “대체 어떤 식으로 사업을 했길래 그 정도의 빚을 질 수 있느냐?”며 의아해했다. 그는 “20억 원이면 회사를 차리고도 남을 금액”이라면서 “중앙 일간지를 포함한 각 언론사의 보도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래 빚이 있었던 사람이 다단계판매를 통해 회복하려고 했던 게 아니겠느냐?”며 “한 사람에게 20억 원어치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가 실제로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문성 길러줘야 ‘전문가’ 돼
업계에서는 과거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다단계판매와 관련한 뉴스들은 최대한 각색돼 보도되는 경향이 있다며 불만을 터뜨려 왔다. 예를 들어 지병이 있는 사람이 다단계판매원이라면 다단계판매를 통해 병을 얻은 것이 되고, 원래 갈등을 겪던 부부가 이혼해도 다단계를 하다가 이혼하게 된 것으로 보도하도록 지침이라도 내려진 것 같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관례들과 관련해 언론사에 항의해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 업체의 관계자는 “언론이 민감한 사회 현상들을 다단계 탓으로 돌리는 관행이 형성된 것은 업계의 미온적인 대처 때문”이라면서 “오보가 났을 때 업계 차원에서 꽹과리라도 치면서 항의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분위기는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또 다른 업체의 임원은 “가장 먼저 우리가 왜 그렇게 만만하게 보여지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누구나 쉽게 회원이 되고 판매원이 되는 구조가 소비자의 입장에서 볼 때는 비전문가 집단으로 비쳐 오히려 다단계판매업 자체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보험설계사 즉, FC(Financial Consultant)라고 불리는 그들은 과거에는 그냥 ‘보험아줌마’였다. 보험아줌마 시절에는 수시로 금전적인 사고 등 바람직하지 않은 많은 일이 발생했다. 그렇지만 1997년 IMF 이후 정착되기 시작한 보험설계사 자격 시험제도가 이들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또 설계사 스스로가 자신들의 일에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끼는 계기도 됐다. 비록 보험아줌마는 대거 줄어들었지만 보험업을더 성장시키는 촉매로 작용한 것이다.
보험업이 1970년대 보험아줌마 시대를 거쳐 1997년 이후 파이낸셜 컨설턴트가 되면서 금융업 종사자로서의 자세와 품위를 갖춘 것처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해 한국에 들어온 다단계판매 또한 이제는 전문직으로의 위상을 갖춰야 한다는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과대광고 지양…과학적 접근 절실
전문가들은 바이오산업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뛰어난 품질의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의 전문가 과정을 가장 시급하게 설치해야 할 분야라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생명과도 직결되는 제품군인데다, 온라인과 SNS가 발달하면서 소비자가 판매원보다 훨씬 더 많이, 깊이 있게 알고 있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오랫동안 모 업체의 제품을 섭취해 왔다는 한 소비자는 “지금은 성분 하나하나를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몰라도 될 내용까지 쏟아져 나오는 시대”라면서 “그런데 제품을 공급해주시는 분은 과거에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자사의 제품에 대해 상식도 지식도 발전하지 않아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현장의 판매원들 역시 제품에 대한 정보와 인체에 관한 지식에 갈증을 느낀다. 모 업체의 판매원은 “옛날에는 일단 먹어보라는 말이 통했는데, 이제는 그런 말로는 초등학생도 소비자로 만들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면서 “제품을 받아 스마트폰만 들이대면 모든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공부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내가 아는 인체에 대한 지식들이 전문가에게 배운 게 아니라 스폰서에게 배운 거라는 점이다. 틀린 말은 없을지라도 내가 배운 것과 다른 의견을 제시할 때 가장 과학적인 근거로 반박하고 싶은데 자신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전문지식 갖추면 빚질 일 없어
건강기능식품 판매원 교육은 지난 2002년 건강기능식품법 제정 이후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돼 2012년부터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려는 사람은 누구라도 반드시 수료해야 하는 것으로 의무화됐다. 2015년부터는 온라인 교육이 확대되면서 좀 더 쉽게 수강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약 700만 명을 헤아리는 다단계판매원 중에는 이러한 제도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모 업체의 판매원은 “교육까지 받아가면서 다단계하고 싶지 않다”면서 “어차피 가족이나 친인척 위주로 아는 사람에게 판매할 건데 전문 지식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한다. 실제로 고객들과 만나야 하는 판매원들 자체가 교육에 대해 부정적인 경우도 적지 않다는 반증이다.
모 업체의 대표는 “교육받고 자격증을 따라고 하면 남아 있을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얼굴만 보여줘도 고마울 지경인데 시험을 쳐가면서까지 다단계 하라는 요구가 먹힐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또다른 업체의 대표는 “교육이나 시험 같은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시도는 맞다”면서도 “그렇지만 전문가 교육을 거쳐 자격증을 발급하는 쪽이 다단계판매의 미래를 위해서는 바람직한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 판매원이 700만 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우리의 시장 규모로는 그들을 모두 먹여 살릴 수 없다. 그럴 바에야 소비자와 판매원을 명확하게 분류해서 판매원만 회사에 가입하도록 하고 소비자는 말 그대로 판매원으로부터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라는 개념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인즉 건강기능식품 전문가를 포함한 화장품 전문가, 다이어트 전문가인 체형관리사 등등의 전문 자격을 갖추도록 하면 통계에 잡히는 다단계판매원도 100만 명 이하로 감소하면서 실질적인 소득이 보장되는 전문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회원이 줄면 전체 매출이 조금은 타격을 받겠지만 그로 인해 감소되는 매출이라면 결국 사재기를 했거나 인터넷 쇼핑몰 등지로 빼돌리던 물량이 줄어드는 것일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베팅, 사재기, 인터넷 재판매 등등 다단계판매를 둘러싼 부정이 사라지면 업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또한 새로워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비 지원 판매원 전문가' 과정 길 열렸다
현재 다단계판매원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곳은 건강기능식품협회와 사설 교육기관인 NBM이다. 건강기능식품협회에서는 건강기능식품판매원 의무교육을 온라인을 통해서 제공하고 있고, NBM에서는 건강기능식품 전문가 과정뿐만 아니라 피부관리사, 체형관리사 과정 등을 국비 지원받아 수강할 수 있다.
국비 지원이란 개인의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교육비의 일부를 정부에서 지원하고, 정부에서 인정한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를 말한다. NBM은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업계와 공생하며 교육 노하우를 축적해 온 기업이다.
이 업체는 그간의 노하우와 데이터 베이스를 바탕으로 평생교육원을 운영하면서 다단계판매 기업의 시스템을 잡아주는 등 실질적인 비즈니스를 지원해왔다. NBM에서는 건강기능식품판매 전문가, 체형관리사, 피부관리사 등의 과정을 현장 실습을 통해 교육하고 있다. 전문 자격증 과정뿐만 아니라 리더로의 성장을 돕는 리더십 강화 프로그램, 마케팅 및 관련 법규 등등 네트워크 마케팅 전반을 망라하는 교육도 가능하다.
NBM 김성환 대표는 “28년간 쌓아온 다단계 운영 노하우와 교육 인프라를 결합해, 건강기능식품을 넘어 전반적인 웰니스 산업에서 활약할 수 있는 전문가를 계속 양성하겠다”며 “이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더욱 윤리적이면서도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모 다단계판매업체의 대표는 최근의 판매원 자살 소동을 지적하면서 “이 소동이 사실이라는 것을 전제로 깔면 판매원 전문 교육 과정이 정말 절실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일”이라며 “정상적이고 정확한 판매 활동에 대한 교육을 받았더라며 빚을 져가면서 사업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한 전문가 과정과 네트워크 마케팅 전문가 과정은 절대로 자사에서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왜냐하면 “매출에 쫓기는 업체 입장에서는 정상적으로 차근차근 사업을 하기보다는 좀 무리를 하더라도 크게 크게 매출 치면서 가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에 교육전문 기관을 통해야 객관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의 교육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https://www.mknews.kr/?mid=view&no=41883&cate=A&page_size=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