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 마 ▣
삼
또는 인피섬유 무리의 하나인 이 식물의 섬유를 말한다. 삼은 약 30%의 기름이 들어 있는 씨를 얻기 위해 심거나 잎과 꽃에서 얻는 마약제인 마리화나 와 해시시를 얻기 위해 재배하기도 한다. 중앙 아시아가 원산지이며 일찍이 BC 2800년 무렵에 중국에서 섬유를 얻기 위해 재배했다 한다. 유럽에서는 지중해 연안 국가에서 재배가 시작되었으며 중세시대 유럽의 나머지 지방에도 널리 전파되었다. 신대륙에서는 1500년대에 칠레에서 심었으며 1세기 뒤에는 북아메리카의 영국령 식민지에서도 재배되기 시작했다(→ 삼속).
온대지방에서 자라는 삼은 씨로 번식하는 1년생 식물로서, 키가 5m까지 자란다. 섬유를 얻고자 할 때는 씨를 촘촘히 뿌리고 거의 가지를 치지 못하도록 하며 평균 키가 2~3m가 되도록 한다. 반면에 유료(油料) 종자나 약품을 얻기 위해서는 개체 사이를 띄엄띄엄 심어 키가 작고 가지를 많이 치게 한다. 가는 줄기는 끝과 아래쪽을 빼고는 속이 비어 있다. 잎은 손바닥 모양으로 된 겹잎이며, 꽃은 작고 녹색을 띤 노란색이다. 씨가 달리는 암꽃은 암그루에서 길게 수상(穗狀)꽃차례 모양으로 무리지어 달리며, 꽃가루를 만드는 수꽃은 수그루에서 가지를 많이 치면서 무리지어 핀다. 물이 잘 빠지는 사질토양에서 가장 잘 자라며 생장시기에 월평균강우량이 적어도 650㎜ 정도는 되어야 한다. 수그루의 꽃이 모두 피고 꽃가루가 바람에 날려 떨어지게 되면 식물체가 다 자란 것임을 알 수 있는데 이때 곧바로 수확하면 최대생산량과 최고품질을 얻는다. 때때로 식물체를 통째로 뽑아내기도 하지만 보통은 지상 2.5㎝ 정도에서 잘라낸다섬유는 줄기를 침수·건조·분쇄하는 일련의 공정을 거친 다음, 목질부에서 줄기를 완전히 분리시키는 진탕공정을 거쳐 얻어지는데 이때 섬유는 상당히 강하고 길어서 장선(長線)이라고 한다. 보통 길이가 1.8m 이상인 섬유가닥은 원통 모양이며 표면이 불규칙한 세포들로 이루어져 있다. 삼의 섬유는 아마보다 더 길지만 신축성이 부족하다. 보통 노란색이거나 녹색·암갈색·회색인데 충분할 만큼 밝게 표백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염색을 거의 하지 않는다. 섬유가 질기고 튼튼해 삼실, 직물용 실이나 로프, 굵은 밧줄, 노끈 등을 만드는 데 쓰며, 인공 스펀지나 굵은 마직 캔버스와 같은 거친 직물을 만드는 데도 사용된다. 이탈리아에서는 일부 삼들로 흰색을 띠고 매력적인 광택이 나는 직물을 만들기 위해 특별한 처리를 하여 아마포(亞麻布)와 유사한 직물을 얻기도 한다.
밧줄을 만드는 데 쓰는 다른 식물의 섬유도 삼이라고 잘못 불리고 있지만 삼만이 진짜 삼을 만들어낸다. 삼의 씨에서 추출한 기름은 페인트·니스·비누·식용유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으나 상업적으로는 씨를 주로 새장에서 기르는 새의 먹이로 쓰고 있다. 삼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주로 섬유를 얻기 위해 재배하는데 인도·러시아·루마니아·중국·헝가리·폴란드·터키·유고슬라비아 등이 주생산국이다. 한편 수입국으로는 이탈리아·영국·벨기에·독일·프랑스 등이 있다.
한국에서는 〈삼국사기〉에 삼에 대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옛날부터 재배해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적어도 BC 1세기초에 남만주를 통해서 들어왔으며, 목화가 들어오기 전까지 줄기에서 뽑아낸 삼실(인피섬유)로 베(삼베)를 짜서 옷을 만들어 입은 것으로 여겨진다. 8·15해방 전까지는 널리 심었으나, 요즈음에는 합성섬유가 개발되어 재배면적이 크게 줄었다. 말린 씨를 대마인(大麻仁)이라 하는데 깨뜨리면 특이한 향내가 나며 완화제·이뇨제·통경제로 쓴다..(브리태니커백과사전)
분포 및 재배내력
대마는 중앙아시아가 원산으로서 세계적으로 아열대인 태국, 필리핀에서 아한대인 핀란드, 시베리아까지 재배되고 있어 재배범위가 넓은 작물이다. 또한 우리 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섬유작물로서 중국으로부터 목화가 전래되기 전까지 서민들이 얻을 수 있는 가장 값싼 섬유였다.
1972년까지 남한지역에서 약 3,500ha가 재배되었으나 1972년 대마관리법이 제정되어 대마의 생산이 통제되고,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가공 노력비가 상승함에 따라 재배면적이 급감하여, 현재는 전남 보성과 강원 삼척, 정선 그리고 경북 안동을 중심으로 약 300ha정도 재배되고 있다. 안동포는 옛부터 실이 고운 양질의 삼베로 유명하다.
형태와 생장발육
가. 줄 기
줄기의 길이는 보통 3m 내외이지만 환경조건이나 품종에 따라서 6m 까지 자랄 정도로 높이 곧게 자란다. 줄기의 겉면에는 세로의 골이 있으며 1층의 표피세포 안쪽에 여러 층의 엽록소를 가진 하피가 있고 그 내부에 유조직이 있으며 이 유조직 안에 인피섬유를 형성하며, 이것이 우리가 이용하는 부분이다. 인피섬유는 세포막이 두꺼우며 길이는 3∼10㎝ 가량이다. 줄기의 중심에는 수가 있고, 그 주위에는 목질부가 있는데 성숙함에 따라서 목질화 한다.
드물게 심으면 줄기의 아래부터 가지를 치지만 베게 심으면 줄기의 위에만 약간 나올 뿐이다. 줄기의 신장은 생육 초기에는 느리게 자라지만 생육중기인 6엽기 이후에는 생장속도가 크게 증가하여 하루에 7㎝가량 자란다. 영양생장기로 접어들면 자주(雌株)는 줄기의 신장이 정지되지만 웅주(雄株)는 개화기까지 계속 자라 개화 후 화분의 비산을 용이하게 한다.
삼 (대마)
나. 뿌 리
대마 근계의 모양과 크기는 매우 다양하다. 배에서 주근이 나오고 주근에서 측근이 나오지만 각 개체별로 뿌리의 성장 행태, 최종 모양과 크기는 상당히 다르다. 품종과 환경에 따라서 주근의 길이가 1m 가량으로 길게 자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30cm 이하이다. 측근은 지표면 가까이 자라 수분과 산소, 양분을 흡수하며 식물체가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다. 잎
잎은 긴 엽병 끝에 3∼11매의 소엽을 붙이는 장상복엽인데 소엽의 너비가 좁고 끝이 뾰족하며 잎가장자리는 톱니모양을 이룬다. 소엽은 제 1절에는 1개, 제 2절에는 3개로 생장할수록 13개까지 증가하고 크기도 10∼15㎝ 가량 커지지만, 생식생장기에 접어들면 엽수는 5개 정도로 적어지고 크기도 2∼3㎝로 작아져 영양생장기의 잎과 확연히 구별된다.
잎이 붙는 상태도 생육 초기 및 중기 토양수분과 양분이 적합할 때는 대생하지만, 환경조건이 악화되거나 생육 후기에는 상부에서는 호생한다. 또한 영양생장기에 절간장이 20∼40㎝로 길어 잎이 드물게 나지만 생식생장기에 특히 자주의 경우 절간장이 0.1∼0.5㎝로 극도로 짧아지며 따라서 잎도 촘촘히 발생한다.
라. 꽃과 성발현 생리
대마는 자웅이주식물이다. 꽃은 가지 끝의 엽액에서 나온 꽃자루에 달린다. 수꽃은 5매의 담황색 꽃받침과 5개의 수술을 가진 불완전화이다. 개화하면 꽃밥의 가운데가 세로로 갈라지며 많은 꽃가루를 날린다. 암꽃은 1개의 꽃은 극히 작고 꽃자루가 없으며 씨방은 1매의 꽃받침에 싸여있고 암술대가 둘로 갈라져 꽃받침 밖으로 나와 있다.
대마의 성결정은 생장중 어떤 단계에서 환경에 의한 생리적인 자극으로 결정된다는 환경 결정설과 XY형태의 성염색체로 결정된다는 유전적 결정설이 있지만, 오늘날 유전적 결정설이 합리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즉 자주에 X염색체를 갖고 있는 화분이 수정되면 XX로 자주가 되며 Y염색체를 갖고 있는 화분이 수정되면 XY로 웅주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전적으로 성이 결정되었다 할 지라도 식물 호르몬 처리로 인한 생리적 자극이나, 일장 등 환경변화로 성표현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웅주에 에틸렌을 처리하면 자화가 생성되고 자주에 에틸렌 발생을 억제하는 은 이온을 처리하면 웅화가 생성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리적, 환경적 자극일 지라도 성 그 자체를 완전히 전환시킬 수는 없다.
마. 종 실
종실은 난형 또는 구형이며 광택이 있는 회백색 또는 회갈색을 띠고 세로 2줄의 능각이 있다. 종실의 크기와 무게 등은 품종이나 성숙도,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유럽종은 1,000립중이 15g 내외로 소립이며, 극동아시아 지역의 대마는 1,000립중이 25g정도로서 대립이다. 향후 식용종자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
용도 및 이용
현재 우리 나 대마 이용은 주로 섬유만 이용하며 장례용 수의와 상복으로 쓰이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식물체 전 부위를 이용하여 각종 상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섬유는 각종 의류, 침구용품, 자동차 내장재 등 산업용품과 밧줄 등으로 이용된다. 대마직물은 면직물보다 덜 부드럽지만 강도와 내구성은 2배 이상이며 다른 인피섬유와 마찬가지로 수분의 흡수 및 발산 속도가 빠르다. 또한 대마섬유는 부직포로 제조되어 자동차 필터와 토목자재와 펄프로 이용하는데 중국 후한시대에 채윤이 만든 인류 최초의 종이는 대마섬유로 만든 것이다. 섬유로 만든 종이는 얇고 질기며 부드럽고 표면이 약간 거칠다.
대마포
목질부는 하드보드 등 건축재료와 펄프원료로 이용된다. 대마 속대로 만든 펄프종이는 섬유종이만큼 강하지 않지만 만들기 쉽고 부드럽고 얇아 거의 모든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대마 속대로 만든 종이는 화공약품을 적게 사용하여 만들 수 있으므로 펄프제조로 인한 환경오염을 크게 경감시킬 수 있고, 산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수세기 동안 보존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나무펄프로 만든 종이는 화공약품 때문에 색깔이 황변하게 되고 오래가지 못하므로 출판업자나 도서관 및 문서보존 관계자들은 산으로 만들지 않은 종이를 원하지만 그것은 가격이 매우 비싸다.
종자는 환각성분인 THC가 거의 함유되어있지 않고 필수지방산과 아미노산의 함량이 많아 껍질을 벗겨 식용한다. 대마 요구르트, 수프 등 요리재료로 이용하거나 착유하여 식용유와 화장품, 샴푸 원료로 쓰인다. 대마유에는 다른 유료작물에 거의 없는 γ-리놀렌산이 함유되어 있고, 신경성 피부염, 심장혈관계 질병, 월경불순, 류마티스성 관절염 등 여러 질병의 치료 및 예방효과가 인정되고 있다.
뿌리는 지금까지 이용하지 않았으나 최근 약리작용이 있는 알칼로이드가 발견됨에 따라 생약원료로 이용이 기대된다.
대마의 환각성분
잎과 암꽃의 꽃받침에는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THC(Tetrahydrocannabinol)가 함유되어 있으므로 마약으로 분류되며, 우리 나라에서는 대마관리법의 통제를 받고, 미국에서는 재배가 금지되어 있다. THC함량은 품종에 따라 0.001∼15%로 다양하다. 유럽에서는 0.5% 미만의 저마약형 품종은 섬유 및 종실용으로 재배한다.
* 참고문헌 : 산야초 동의보감 (장준근), 다음, 네이버 백과사전, 토종약초장수법(최진규), 각종 웹싸이트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