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장이 된다면
진주는 서부경남의 중심지다. 사천, 산청, 함양, 하동, 의령, 함안, 거창까지 주변의 크고 작은 지역에서 진주로 모인다. 서부경남의 모든 길은 진주로 향한다. 문화, 경제, 교육, 보건, 산업도 이 길을 따라 진주로 모이다. 이 넓은 지역의 학생들이 영화도 보고 옷도 사고 먹거리도 즐기러 진주로 온다. 더 나은 질의 교육을 위해 고등학교, 대학교를 찾아오기도 한다. 젊은이들은 새로운 먹거리, 쇼핑거리를 찾아오고 어른들은 병원을 찾아서 진주로 온다.
우리는 진주라는 지역적 테두리를 서부경남으로 확장해야 한다. 서울과 경기도의 관계처럼 진주와 진주를 둘러싼 지역을 연결해야 한다. 더 많은 길을 만들고 더 쉽고 빠르게 다닐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이 움직이는 곳에 경제와 문화가 부흥한다. 더 이상 진주 자체를 확장하는 시도는 중단하는 것이 낫다.
산청에서 일하는 수많은 공무원들의 70~80%가 진주에서 출퇴근을 한다고 한다. 사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돈은 각 군에서 벌고 진주시에서 쓰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진주의 주택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인데, 진주는 확장을 멈추고 주택 가격을 더 높이는 편이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현재 진주의 인구는 감소하는 중이므로 이 논의는 미루기로 한다.) 금산, 초전, 혁신도시로 이어지는 진주의 확장을 멈추고 서부경남의 연결에 집중해야 한다.
진주의 버스터미널을 통합하고 진주역 주변으로 옮겨야 한다. 진주에서 기차와 버스를 통해 서부경남의 어느 곳에도 편리하게 다닐 수 있어야 한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버스로 환승할 수 있게 터미널을 건설하고 환승시스템을 마련한다. 그리고 시외에서 들어오는 모든 버스가 시내를 거쳐갈 수 있도록 현 시외버스터미널 부지에 시외버스 정류소를 만든다. 지금의 진주 시내 즉 중앙동을 서울의 강남처럼 만든다. 모든 학원과 쇼핑몰, 병원을 모아서 본격적으로 상업중심화 한다. 지금보다 더 규칙적이고 편리한 교통수단이 생긴다면 서부경남의 모든 지역의 학생들이, 통원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일자리는 찾는 노동자가 진주를 더 자주 이용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기차의 도입도 고려해볼 만하다. 우리나라는 90년대 이후 기찻길보다 고속도로의 개발에 힘써왔다. 기차는 길 주변을 개발하기 어렵고 길을 다양하게 만들기도 어렵다. 하지만 직선거리에서 시간에 맞춰 규칙적으로 다니는 기차는 서부경남에 적합하다. 산청에서 기차를 타고 교통체증 없이 진주로 올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 경로로 출퇴근을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진주 외부에서 주거하고 일은 진주에서 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
진주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살기는 참 좋다. 일자리만 있다면.
과거에 부흥했던 진주의 산업은 이제 저물었다.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진주의 문화와 관광은 전주를 본보기 삼아 이루어져야 한다. 사실, 관광요소가 넉넉하지 않은 전주이지만 한옥마을에 집중해서 지금은 연간 관광객 천만을 넘었다. 진주는 한옥마을보다 나은 진주성과 촉석루를 가지고 있다. 더 나은 역사 유적지와 더 멋진 남강을 가진 진주가 전주보다 못 할 이유가 없다. 현재 진주가 집중해야 할 부분은 부동산 개발이 아니라 관광요소 개발이다.
낮에는 진주에서 일하고, 밤에는 진주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진주JC 와 가까운 정촌산업단지를 활성화한다. 진주는 특유의 자원도 없다. 그러므로 정촌에 유치해야 할 산업은 도심형이어야 한다. 구두, 직물, 면화, 인쇄 등 저렴한 부지와 인력만 있으면 어디든 들어가기 쉬운 산업을 유치한다. 이에 맞춰 상평동에 위치한 공장들은 정촌으로 옮기도록 유도한다.
가까운 서부경남의 천혜의 자연환경을 관광하고 밤에는 진주에 와서 진주성과 진주교의 야경을 즐기고 외식과 숙박을 하도록 한다. 서부경남 지역들은 지리산 자락을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깨끗한 자연환경을 간직하고 있다. 다만 이 지역들은 따로 떨어져있는 경우가 많아 밤에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우리 진주는 이 부분을 공략하여,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고 진주에서 자고 가는 코스를 일반화할 수 있게 다양한 숙박시설을 유치한다. 진주는 밤을 담당하여 밤에 즐길 수 있는 관광요소를 개발한다. 남강 유람선,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거리 등이다.
진주는 다른 오래된 도시들에 비해 도로가 비교적 바른 편이다. 주택가의 좁은 도로를 제외하면 판문동, 평거동에서 시작된 길이 동쪽 끝 초전동까지 대로를 통해 이어진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이용한 대중교통을 활용하기 적합하다. 남강변을 끼고 도는 둔치들은 한강의 둔치와도 닮아있다. 도심공원으로 활용한다. 강을 따라 관광요소를 배치하고 쉽게 걷고 앉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누구나 자연을 만끽하고 편안하게 느끼는 관광의 도시로 변모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관광요소를 잘 이어줄 수 있는 교통이다. 현재의 진주는 주택지와 상업지가 결부되어있어 이동의 필요가 적은 편이다. 기차 또는 트램을 도입해서 진주 끝에서 끝까지 좀 더 편리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진주는 현재 갈림길에 서 있다. 인구가 줄고 노령화되며 산업은 떠나가고 있다. 의기양양하게 시작한 혁신도시는 그들만의 도시가 되어버렸다. 혁신도시의 부동산은 과도한 건설 탓에 위기감 마저 감돈다.
가야할 방향은 확실하다. 가진 것을 십분 활용하는 내실화가 필요하다. 우리의 장점은 좋은 자연환경과 역사와 문화, 교통이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경남의 거점 도시로서의 위치가 더욱 확고해 질 것이다. 더불어 대한민국에서 역사, 문화로 당당히 인정받는 도시가 될 수 있다.
내가 사랑하는 도시, 진주가 아름답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