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태백산맥'을 오르지 않고, '백두대간'을 종주합니다.
그 은공은 오로지 '산경표'를 발굴한 이우형 선생에게 돌려야 합니다.
그는 일찌기 1967년 직접 두발로 올라 '설악산'과 '지리산' 지도를 만듭니다.
아래는 그 두 지도의 세세한 내용까지 알 수 있게끔 사실상 인터넷에 처음 발굴해서 올립니다.
우선 최선웅 선생이 이우형 선생과 설악산 지도변천사에 관한 훌륭한 글은 꼭 읽어셔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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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면 엄청 큰 사이즈로 확대됩니다.
이 두 지도는아주 오래전에 구입하긴 했는데,
연대가 적혀 있지 않아 더이상 관심을 받지 못하고 접힌 채로 어느 구석에서 잊혀져 버렸습니다.
얼마전 어떤 일로 책장을 정리하게 되면서 이 사진이 툭 떨어지길래,
스캐너나 찍고 파일북에 정리하자고만 생각했는데....오른쪽 하단의 글자가 눈에 띠더군요.
몇년 전에 구입한 '등산수첩'이라는 이름의 작은 포켓북 이름이 기억났기 때문입니다.
그 부록인가 싶어 검색했더니.....산악계에 보기 드문, 최선웅의 '팩트' 가득한 글에서,
아니 글쎄 이 책이 이우형 선생이 1967년 만들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등산수첩'의 실물은 곧 사진을 찍어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좌측: 스마트폰 크기의 1967년 6월 10일 정가 350원으로 산수회편에서 펴낸 '등산수첩' 표지
우측:'끝내고 나서'의 구절은 인상적입니다.
ㅁ 1951년 철의 삼각지대, 금화전선.
묏뿌리니는 총탄에, 포탄에 두들겨 맞아도 의젓했고,
개울은 젊은 피가 섞여도 그치지 않고 산록간을 흘러서
내가 묻힐 땅은 한폭의 아름다운 산수화였었습니다.
ㅁ말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지 10여년. 말없는 山, 數를 찾아다니디가,
몇사람의 모임을 만든 것이 산수회입니다.
편집위원들은 위의 최선웅의 설명에 의하면 이우형과 함께 성우로 활동하던 이로 보입니다.
사실, 이 등산수첩의 편집형태는 일본에서 익히 유행하던 방식입니다.
요컨데, 이 지도는 그 유명한 이우형이 1969년 최초의 등산잡지 '산수' 이전에 만든 거라는 거죠.
최선웅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1967년 6월 ‘산수회’에서 간행한「등산수첩」부록 지도인 설악산 지도는 개념도 형식이지만 지명을 활자로 표기한 최초의 지도라 할 수 있다.
「登山의 理論과 實際」에 실린 설악산 지도를 참조한 탓인지 수렴동과 오세암의 위치가 동일하게 틀려 있음을 알 수 있고, 천불동 계곡에 양폭이
처음 등장한다. 이 지도는 ‘산수회’ 멤버였던 이우형 씨가 제작한 것이다.
설악산 지도의 변천사와 이 지도의 의미에 관해서는 위의 최선웅의 글을 꼼꼼히 읽으시면 좋습니다.
요즘은 방문이 뜸한데, 미의 산책(신형준)님이 펴낸 문제작 '신라인은 삼국통일을 말하지 않았다.'
그는 박사출신도 아니고 한자에 능하지도 못하면서 이 책을 쓰게 된 건,
삼국시대에 관한 모든 문헌이 국역되고 인터넷에 전재되어 있어서라고 공(^^)을 돌립니다.
그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이전에는 자료성이 없던 이 지도가 보물^^이었다는 것.
검색 시대, 네티즌 시대, 구글 시대에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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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역시 50년이 더 된 지리산 지도입니다.
이우형 선생의 이 지도는 지리산에 관한 한 최고의 인문팀인 지리99에도 없는 걸로 보입니다.
인터넷에 그것도 최고의 화질로^^ 보여주는 건 이곳 등산박물관이 처음인 걸로 사료되옵니다...~
교통지도를 들고 길를 찾는 때와 달리 네비를 따라가다보면 목적지의 전체상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곳곳에 안내판이 서 있는 지금과
몇몇 표지판이 서있던 그때 그시절 이 지도로 설악과 지리를 오른 이들 사이에는
산이 다르고, 결국에는 산에 대한 추억에 있어서도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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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지도를 복사해서 들고 한번 지리산과 설악산을 오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또는 이 지도들이 자기의 관심대로 유심히 보면 뭔가 새로운 사실이 발견될 거라 봅니다.
예를 들어, 기절거미님의 설악산 청봉골? 쌍폭골? 손경석의 하이킹시리즈 가 재미있습니다.
이상 50년도 더 된 '옛'지도, 우리와 함께 했던 옛 지도 이야기였습니다.
(*자료를 가져 가실 때에는 이곳 소개도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그 등산 수첩 있었는데... 분가하며 놔두고 온 일기장 등과 함께 어둠속으로...ㅠㅠ
이우형 선생의 설악산 지도에 보충...
1943년 조선의 산 이이야마 https://blog.naver.com/dvmhong/70133260958
1942년 夏の山 雪岳淸記 / 加納莞蕾 https://blog.naver.com/dvmhong/220466384803
1955년 한국산악회 설악산 연봉 학술등반대 개념도..
1955년 문리대 설악산 연봉 등반대 파유계획서 에 나오는 설악산 개념도
https://blog.naver.com/dvmhong/220335290683
1958년 강원도에서 발행한 단기 4291년(1958년) 설악산 화보집 http://cafe.daum.net/peakbook/KMYF/63
최선웅 선생이 당시로서는 차마 찾을 수 없던 지도들을 덧보태서
명실공히 '설악산 지도사'를 완성시킨 것 같습니다...~~~
1955년 8월 한국산악회의 설악산 등반과 두달후에 있었던 문리대산악회의 등반은 계획서 제목도 유사하고, 두 산행다 정식 보고서가 존재(혹 있었을텐데 전하지 않고)하지 않고 등반후 한국산악회에서는 홍종인, 유홍렬 교수가, 문리대에서는 손경석 선생이 신문에 기고한 글만 남아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또한 이 두 등반의 의의는 한국산악회는 수복후 첫 설악산 등반, 문리대 산악회는 수복후 천불동 초등이라는 업적을 남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