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유주의에 대한 국민교육의 필요성
본인은 "대한민국의 핵심가치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 자유주의다."라는 명제가 참이라고 생각하며, 그것을 실행하기 위하여서는 자유주의에 대한 국민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위대한 지도자였던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세분 모두 좌파와의 이념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반공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자유주의에 대한 국민교육을 시킬 여유를 갖지 못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한국인 대다수는 자유주의라는 용어조차 생소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윤석열대통령은 취임사를 비롯한 여러 연설에서 자유를 수십번 외치면서 스스로 자유주의자임을 천명하였으므로 지금이 자유주의에 대한 국민교육이 진행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 교육을 초중등교육과정에서 뿌리내릴 책임자가 교육감인 것입니다. 일반인에 대한 교육은 시민단체가 담당하여야 할 것입니다.
2. 존 스튜어트 밀이 강조한 “비판의 자유”
자유주의에 대한 교육의 첫걸음은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자유론에서 출발하여야 합니다. 자유론을 설파한 이들 중 가장 유명한 이는 존 스튜어트 밀입니다. 밀은 1859년 저술한 ‘자유론’에서 “사회의 일반적인 견해와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비판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하면서 비판의 자유를 가장 중시하였습니다. 다른 사람의 견해와 다른 생각을 자유롭게 발표하고 비판하고 토론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는 것이 사회의 발전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한 것입니다.
3. 20세기의 논쟁 중 가장 유의미한 두 개의 논쟁
본인은 20세기의 논쟁 중에서 가장 유의미한 논쟁은 좌파진영에서는 룩셈부르크와 베른슈타인의 수정주의논쟁이며 우파진영에서는 케인스와 하이에크의 수정자본주의논쟁이라고 봅니다. 논쟁할 당시에는 룩셈부르크와 케인스가 승리하였지만 역사적 결과는 베른슈타인과 하이에크의 승리로 귀결되었다고 봅니다. 오늘날 유럽좌파는 베른슈타인의 수정주의가 이념적 기반이 되어 있고, 자본주의진영은 하이에크의 진화론적 자유주의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20세기의 소크라테스”이자 “20세기의 현자”로 추앙받아 마땅한 하이에크
본인은 하이에크를 “20세기의 소크라테스”라 부릅니다. 소크라테스는 종교를 창시하지는 않았지만, 너 자신을 알라고 하면서 무지의 인정을 통한 지혜를 가르쳐서 세계 4대성인의 한명으로 인정받듯이, 하이에크도 인간이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무지를 인정하고 자생적 질서인 시장경제에서 발생하는 경쟁은 각 개인에게 분산되어 있는 암묵적 지식을 발견하는 과정으로서 그것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본인은 하이에크를 “20세기의 현자”로 추앙하여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이에크가 설파한 자유주의의 진수를 이해하고 그것을 한국의 현실에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를 숙고하는 것이 자유우파 정치인들과 시민운동지도자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자세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5. 하이에크의 저서들
하이에크의 저서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하이에크의 저서들은 이 외에도 여러권 있지만 한글로 번역되고 일반인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합니다.
(1) 노예의 길(1944년)
본인은 이 책을 20세기에 간행된 책들 중 가장 위대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파진영의 활동가는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비로소 좌파와의 이념전쟁에 나설 준비가 되었다고 할 것입니다.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으나 나치의 박해를 피하여 영국으로 망명한 하이에크는 영국에서도 나치즘과 유사한 사고가 팽배해 가는 것을 목격하고 그에 대한 경고를 이 책에서 하였습니다. 극좌인 공산주의와 극우인 파시즘의 뿌리가 집단을 우선시하는 점에서 동일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에 대한 경고를 한 것입니다. 하이에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대처가 등장하기 전까지 영국은 2차대전 이후에 사실상 사회주의의 길로 빠져들었습니다.
(2) 개인주의와 경제질서(1948년)
개인주의는 이기주의가 아니며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개인주의야말로 공동체의 번영을 이루기 위한 핵심적 요소가 된다고 합니다. 기업활동의 자유가 보장된 시장에서 소비자들에 의하여 민주적 선택을 받는 경쟁적 질서를 통하여 자유와 번영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사회주의는 미제스가 일찍이 제시한 바와 같이 경제 계산이 불가능한 체제이므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있습니다.
(3) 자유헌정론(1960년)
하이에크의 사유의 출발은 모든 인간은 무지하다는 것입니다. 하이에크는 자유란 강제가 없는 상태라고 정의하며, 자유가 소중한 것은 개인의 무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모든 개인에게 자유를 보장하여 주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하이에크에게 자유란 미지의 가능성을 위한 기회입니다.
하이에크는 ‘자유헌정론’에서 “민주주의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긍정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소수가 옳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진정한 진보란 항상 다수를 설득한 소수가 만들어내었기 때문입니다.
하이에크는 법은 추상성, 확실성, 보편성을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입법기관에서 만들어진 제정법들이 법의 일반원칙에 따른 것인가를 판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4) 법, 입법, 그리고 자유(1973년)
이 책은 “규칙과 질서”, “사회적 정의의 환상”, “자유사회의 정치질서”의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 제1부 “규칙과 질서”에서는 법과 입법을 달리 정의하고 있습니다. 법(law)은 자생적 질서의 하나로서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정의로운 행동규칙으로 재판관이 발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입법(legislation)은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입법기관이 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이에크가 말하는 법치주의는 자생적 질서의 하나인 법의 원리에 따르는 것을 말합니다.
나. 제2부 “사회적 정의의 환상”에서는 개인과 별개로 존재하는 사회라는 의인화된 존재를 형성해 놓고 그 사회가 스스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실현한다는 것은 환상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 제3부 “자유사회의 정치질서”에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경고를 발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다수에 의한 결정이 최선이라는 역사적 과정을 통하여 정착된 제도이지만 그것이 가져올 수 있는 잘못에 유의하지 않으면 또다른 전체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5) 치명적 자만(1988년)
이 책은 하이에크의 사상을 집대성한 마지막 저서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문명의 발전은 앞선 세대로부터 이어받은 기술을 습득하는 능력에 의한 것인데, 이런 능력이 이성에서 나오며 이성에 의하여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을 하이에크는 “치명적 자만”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이에크는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세계의 질서를 세가지로 분류하였는데 그것은 자연적 질서, 인위적 질서, 그리고 자생적 질서입니다. 자연적 질서(natural order)는 자연현상에서 볼 수 있는 질서이며, 인위적 질서(artificial order)는 인간이 설계한 질서인데 반하여, 자생적 질서(spontaneous order)는 인간행위의 결과이기는 하나 설계에 의한 것이 아닌 진화에 의하여 자생적으로 생긴 질서입니다.
자생적 질서의 예로는 언어, 관습, 도덕, 시장, 화폐, 법률 같은 것을 들 수 있습니다. 화폐나 법률은 인위적 질서로 전환되기는 하였으나 그 기원은 자생적 질서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경쟁은 개인의 무지를 보충하여 암묵적 지식을 찾는 발견의 과정이며 그것에 인위적으로 정부가 개입하여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려 하는 것은 대부분 자생적 질서를 깨뜨리는 치명적 자만을 저지르는 행위가 된다고 합니다.
2025. 2. 25.
글쓴이 : 자유시민연합 대표 최태열. 010-3219-8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