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 過秦論 - (賈誼)
秦孝公 據○函之固 擁雍州之地 君臣固守而窺周室
진효공 거효함지고 옹옹주지지 군신고수이규주실
有席卷天下 包擧宇內 囊括四海 幷呑八荒之心
유석권천하 포거우내 낭괄사해 병탄팔황지심
當是時也 商君佐之 內立法度 務耕織修守戰之備 外連橫而鬪諸侯
당시시야 상군좌지 내립법도 무경직수수전지비 외연횡이투제후
진나라의 효공이 산과 함곡관의 견고한 요새지에 웅거하고
옹주의 땅을 안고 군주와 신하가 굳게 지키면서 주나라 왕실을 엿보았다.
천하를 석권하고 온 세상을 모두 하나로 싸들고
사해를 주머니에 넣어 묶으려는 생각과 사방을 병합하려는 마음이 있었다.
이러한 때를 당해 상군이 보좌하여 안으로는 법도를 세우고
농사와 옷감을 짜는 일에 힘쓰게 하며, 수비전의 장비를 정비하고
국외로는 연횡책을 써서 제후끼리 싸우게 했다.
於是 秦人供手而取西河之外 孝公旣沒 惠文武昭襄 蒙故業因遺策
어시 진인공수이취서하지외 효공기몰 혜문무소양 몽고업인유책
南取漢中 西擧巴蜀 東割膏脾之地 北收要害之郡
남취한중 서거파촉 동할고비지지 북수요해지군
이에 진나라 사람들은 팔짱을 끼고 서하의 밖을 차지하게 되었다.
효공이 죽고 나서 혜문왕, 무왕, 소양왕은 선왕이 유업을 이어받아
물려준 정책에 따라서
남쪽으로는 한중을 차지하고,
서쪽으로는 파촉을 차지하며,
동쪽으로는 비옥한 땅을 갈라 받고
북쪽으로는 요충지의 군을 거두어 들였다.
諸侯恐懼會盟而謀弱秦 不愛珍器重寶肥饒之地
제후공구회맹이모약진 불애진기중보비요지지
以致天下之士 合從締交 相與爲一
이치천하지사 합종체교 상여위일
제후들은 두려워서 모여서
맹약을 맺고 진나라를 약화시키려 모의하여
진귀한 기물이나 귀중한 보물과 비옥한 땅을 아끼지 않고,
천하의 인재들을 초청하여 합종책을 맺고 하나로 뭉쳤다.
當此之時 齊有孟嘗 趙有平原 楚有春申 魏有信陵
당차지시 제유맹상 조유평원 초유춘신 위유신릉
此四君者皆名智而忠信 寬厚而愛人 尊賢重士
차사군자개명지이충신 관후이애인 존현중사
이 때를 당해
제나라에는 맹상군,
조나라에는 평원군,
초나라에는 춘신군,
위나라에는 신릉군이 있었다.
이 네 사람은 모두 현명하고 지혜로웠으며 충성스럽고 신의가 있었으며,
관대하고 온후하여 사람을 사랑했으며 현자를 존경하고 인재를 중시 여겼다.
約從離橫 兼韓魏燕趙宋衛中山之衆
약종리횡 겸한위연조송위중산지중
於是 六國之士 有寗越徐尙蘇秦杜赫之屬 爲之謀
어시 육국지사 유녕월서상소진두혁지속 위지모
齊明周最陣軫召滑樓緩翟景蘇○樂毅之徒 通其意
제명주최진진소활루완적경소려락의지도 통기의
합종책을 약속하여 연횡책을 버리고
한, 위, 연, 조, 송, 위 중산의 군사를 합쳤다.
이에 여섯 나라의 인사로는 영월, 서상, 소진, 두혁 등이 있어 그들을 위하여 모의하고
제명, 주최, 진진, 소활, 누완, 적경, 소려, 악의 등이 그들의 뜻을 통하게 하였다.
吳起孫○帶○兒良王寥田忌廉頗趙奢之朋 制其兵
오기손빈대타아량왕요전기렴파조사지붕 제기병
嘗以什倍之地 百萬之軍 仰關而攻秦
상이십배지지 백만지군 앙관이공진
秦人開關延敵 九國之師 遁逃而不敢進
진인개관연적 구국지사 둔도이불감진
오기, 손빈, 대타, 아량, 왕료, 전기, 염파, 조사 등이
그들의 군대를 다스렸다.
일찍이 열 배가되는 국토와 백만의 군대로
함곡관을 올려다보며 진나라를 공격하였다.
진나라 사람들이 관문을 열고 적을 맞으니
아홉 나라의 군대는 도망하여 감히 나아가지 못했다.
秦無亡矢遺鏃之費 而天下諸侯已困矣 於是 從散約敗 爭割地而賂秦
진무망시유족지비 이천하제후이곤의 어시 종산약패 쟁할지이뢰진
秦有餘力而制其弊 追亡逐北 伏尸百萬 流血漂鹵
진유여력이제기폐 추망축배 복시백만 류혈표로
因利乘便 宰制天下 分裂河山 彊國請伏 弱國入朝
인리승편 재제천하 분열하산 강국청복 약국입조
진나라는 화살을 없애고 살촉을 잃는 낭비가 없었고,
천하의 제후들은 이미 곤경에 처했다.
이에 합종책은 흩어지고 동맹은 해체되어
다투어 영토를 갈라 진나라에게 뇌물로 바쳤다.
진나라는 여력이 있어 피폐한 군대를 제압하고
도망하는 군대를 추격하여 패배한 군대를 축출하니
엎어진 시체가 백만이고 흐르는 피에 큰 방패가 떠다녔다.
편리한 형세를 타고 천하를 지배하고 다스려 산하를 분열시켰다.
강대국들은 항복을 청하고 약소국들은 입조하였다.
施及孝文王莊襄王 享國日淺 國家亡事 及至始皇
시급효문왕장양왕 향국일천 국가망사 급지시황
奮六世之餘烈 振長策而馭宇內 呑二周而亡諸侯 履至尊而制六合
분육세지여열 진장책이어우내 탄이주이망제후 리지존이제육합
이어서 효문왕과 장양왕에 이르러서는
나라를 다스린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아 국가에도 별일이 없었다.
진시황에 이르자 육대의 조상이 남긴 훌륭한 업적을 크게 떨쳐
긴 채직을 휘둘러 천하를 몰아 동주와 서주를 삼키고
제후들을 멸망시키고는 황제가 되어 천지 사방을 다스렸다.
執敲○以鞭笞天下 威振四海
집고복이편태천하 위진사해
南取百○之地 以爲桂林象郡 百○之君 ○首係頸 委命下吏
남취백월지지 이위계림상군 백월지군 면수계경 위명하리
○使蒙恬 北築長城而守藩籬 却匈奴七百餘里
내사몽념 북축장성이수번리 각흉노칠백여리
짧은 매와 긴 동아리채 잡고
천하 백성을 채찍질하고 매질하니 위세가 사해에 떨쳤다.
남쪽으로는 백월의 땅을 탈취하여 계림과 상군으로 삼았고
백월의 군왕은 머리를 숙이고 목에 새끼줄을 매고 와서는 목숨을 옥리에게 맡겼다.
이에 몽념을 시켜 북쪽에 장성을 구축하여 지키게 하였고,
흉노를 칠백 리나 퇴각시켰다.
胡人不敢南下而牧馬 士不敢彎弓而報怨
호인불감남하이목마 사불감만궁이보원
於是 廢先王之道 焚百家之言 以愚黔首
어시 폐선왕지도 분백가지언 이우검수
오랑캐들은 감히 남쪽으로 내려와서 말을 방목하지 못했고
군사들은 감히 활을 당겨 원한을 갚으려 하지 못했다.
이에 선왕들의 도를 폐기하고
제자백가의 서적을 불태워 백성들을 어리석게 하였다.
墮名城 殺豪俊 收天下之兵
타명성 살호준 수천하지병
聚之咸陽 銷鋒○ 鑄以爲金人十二 以弱天下之民
취지함양 소봉시 주이위금인십이 이약천하지민
유명한 성곽을 허물고 호걸과 준재들을 죽이고
천하의 무기를 거두어 함양에 모아 놓고
칼날과 화살촉을 녹여 열 두 개의 금인을 주조하여
천하의 백성들을 약하게 만들었다.
然後 踐華爲城 因河爲池 據億丈之城 臨不測之淵 以爲固
연후 천화위성 인하위지 거억장지성 임불측지연 이위고
良將勁弩 守要害之處 信臣精卒 陳利兵而誰何
량장경노 수요해지처 신신정졸 진리병이수하
그런 후에는 태화산을 밟고 올라가 성을 만들고
황하의 물줄기를 끌여 들여 못을 만들어
억장 길이나 높은 성벽에 기대어 웅거하고
헤아릴 수 없이 깊은 골짜기를 바라다보는 견고한 요새로 삼았다.
훌륭한 장수와 굳센 쇠뇌로 요해지를 지키며
신임하는 신하와 정예 병사로 날카로운 무기를 들고 통행인들을 검색한다.
天下已定 始皇之心 自以爲關中之固 金城千里 子孫帝王萬世之業也
천하이정 시황지심 자이위관중지고 금성천리 자손제왕만세지업야
始皇旣沒 餘威震于殊俗 然而陳涉 甕○繩樞之子 ○隷之人而遷徙之徒也
시황기몰 여위진우수속 연이진섭 옹유승추지자 맹례지인이천사지도야
천하가 이미 평정되자
진시황의 마음에는 스스로 관중의 견고함은 철벽같은 성곽이 천리나 이어진 셈이니,
자손들이 제왕의 자리를 만세토록 계승할 대업이 이루어졌다고 여겼었다.
진시황이 죽고 나서도 나머지 위세가 풍속을 달리하는 곳까지 진동하였다.
그런데 진섭은 가난한 집안의 자식이며 천한 백성이고 유랑하는 무리였다.
材能不及中庸 非有仲尼墨翟之賢 陶朱○頓之富
재능불급중용 비유중니묵적지현 도주의돈지부
○足行伍之間 ○起阡陌之中 率疲散之卒 將數百之衆 轉而攻秦
섭족행오지간 면기천맥지중 솔피산지졸 장수백지중 전이공진
그의 재능은 중간층의 평범한 사람에도 미치지 못하였으며
공자나 묵자의 현명함이나 도주나 의돈의 부도 없었다.
병사의 행렬에 끼어 있었고 밭둑 길에서 비천한 몸을 일으켜
지치고 흩어진 병졸들을 이끌고 수백 명의 무리들을 거느리고
몸을 돌이켜 진나라를 공격했다.
斬木爲兵 揭竿爲旗 天下雲會而響應 ○粮而景從
참목위병 게간위기 천하운회이향응 영량이경종
山東豪傑 遂竝起而亡秦族矣 且天下非小弱也 雍州之地 ○函之固 自若也
산동호걸 수병기이망진족의 차천하비소약야 옹주지지 효함지고 자약야
나무를 베어 무기로 삼고 장대를 높이 들어 깃발로 삼으니
천하에서 구름같이 모여들어 호응하고 식량을 짊어지고 그림자처럼 따랐다.
산동의 호걸들도 마침내 일어나서 진나라의 일족을 멸망시켰다.
천하가 작고 약한 것도 아니고 옹주의 땅과효산과 함곡관의 요새의 견고함은 다름이 없었다.
陳涉之位 不尊於齊楚燕趙韓魏宋衛中山之君
진섭지위 부존어제초연조한위송위중산지군
○○棘矜 不敵於鉤戟長○ 適戍之衆 不亢於九國之師
서우극긍 부적어구극장쇄 적수지중 불항어구국지사
진섭의 지위는
제, 초, 연, 조, 한, 위, 송, 위, 둥산의 임금보다 존귀하지 않았다.
호미와 고무래와 창과 창자루가 갈고리 창이나 긴 창보다는 날카롭지 않았고
유배되어 수자리 살던 무리가 아홉 나라의 군대에게 대항할 수 없었을 것이다.
深謀遠慮 行軍用兵之道 非及○時之士也
심모원려 행군용병지도 비급낭시지사야
然而成敗異變 功業相反 何也 試使山東之國
연이성패이변 공업상반 하야 시사산동지국
與陳涉 度長○大 比權量力 則不可同年而語矣
여진섭 탁장혈대 비권양력 칙불가동년이어의
깊이 도모하고 멀리 생각하며 행군을 하고
용병을 하는 방법이 이전의 사인에는 못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성패에 이변이 일어나 공적이 상반되었으니
무슨 까닭인가. 시험삼아 산동의 나라로 하여금
진섭과 국토의 길이와 크기를 재어보고
권세를 비교해보고 병력을 헤아려 본다면 동등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然 秦以區區之地 致萬乘之權 招八州而朝同列 百有餘年矣
연 진이구구지지 치만승지권 초팔주이조동렬 백유여연의
然後 以六合爲家 ○函爲宮
연후 이육합위가 효함위궁
一夫作難而七廟墮 身死人手 爲天下笑者 何也 仁誼不施 而攻守之勢異也
일부작난이칠묘타 신사인수 위천하소자 하야 인의불시 이공수지세이야
그러나 진나라는 작은 땅을 가지고 천자의 권세에까지 이르렀으며,
팔주를 불러 동렬의 제후들에게서 조회를 받은 지 백여 년이 넘었다.
그러한 뒤에 온 세상을 일가로 여기고
효산과 함곡관을 궁전으로 삼았었다.
한 사나이가 난을 일으키자 일곱 개의 종묘가 무너지고
황제의 몸은 남의 손에 죽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었던 것은 무엇 때문인가.
인의를 시행하지 아니하여
공격하고 수비하는 형세가 달라졌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