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교구 중 유일, 올해로 23주년
인천교구가 28일 ‘노동자 주일’ 미사를 봉헌했다. 부활 제5주일에 원미동 성당에서 신자들을 비롯해 노동사목위원회, 가톨릭노동청년회와 장년회, ‘밀알회’ 신학생들이 함께했다.
올해로 23년을 맞는 인천교구 노동자 주일은 한국 천주교회에서 유일하게 인천교구가 제정하고 지낸다. 공단이 많은 지역인 교구의 특성과 초대 교구장 나길모 주교(메리놀외방선교회)의 노동자와 인권에 대한 관심으로 2002년 노동절과 가까운 부활 제5주일에 지내 왔다.
노동자 주일 미사를 교구 본당에서 봉헌한 것에 대해 노동사목위원회 한유리 씨는 "노동사목 관계자, 관련 단체뿐 아니라, 한 본당이라도 신자들과 함께 노동자 주일을 기억하면서 한 사람이라도 더 노동, 노동자 주일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사 준비 과정에서도 신자들이 기쁘게 적극적으로 동참했다고 말했다.
부활 제5주일에 지내는 인천교구 '노동자 주일' 미사를 28일 원미동 성당에서 봉헌했다. ⓒ정현진 기자
인천교구 신학생 동아리 '밀알회' 회원들의 축가. ⓒ정현진 기자
이날 오전 9시, 11시 미사 전후로는 노동사목위원회가 마련한 ‘무료 노동 상담’을 진행하고, 사회교리 문헌 필사에 참여한 이들에게 기념품도 전달했다. 또 배달, 라이더, 택배, 가스검침원 등 이동 노동자들을 위한 선물 꾸러미를 만들어, 각 신자 가정이 전할 수 있도록 나눴다.
“근대 자본주의가 몰려 들어오면서 많은 사람은 노동을 숫자로만 표현하려고 합니다. 노동하는 사람들의 고귀한 인격보다 노동의 숭고함보다 얼만큼 생산량을 많이 내느냐 하는 수단으로만 표현합니다.... 노동 현장에서 억압받고 있는 많은 노동자가 그들 고유의 본연한 존엄성을 찾아갈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 보고 이를 위해서 우리 모두가 연대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정신철 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는 영상 메시지로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미사 전후로 진행한 무료 노동 상담. ⓒ정현진 기자
이동 노동자들을 위한 꾸러미. 각 신자 가정에서 노동자들에게 나누도록 했다. ⓒ정현진 기자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장 김지훈 신부(사회사목국 부국장)는 강론에서 노동은 단순히 생계를 위한 수단이거나 창세기에서 나오는 벌이 아니라 “하느님의 창조 사업에 동참하는 일이며, 노동 현장은 구원의 현장”이라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하느님도, 예수님도 노동을 했다. 교회는 인간 노동의 그리스도교적 의미를 강조해 왔고, 여러 교황의 가르침 등을 통해 노동의 존엄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면서, “인간의 노동은 육체적이건 정신적이건 모두 신성한 것이고, 하느님의 축복을 받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부분의 시간을 노동 현장에서 보내는 이들은 그 현장이 구원의 장임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노동 현장에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고 그곳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성당에서만, 주일에만 하느님의 자녀로 사는 것이 아니다. 평신도들은 본래 현세적 일에 종사하며 하느님 뜻대로, 하느님나라를 찾도록 부름받은 존재”라고 평신도 고유의 사명을 강조했다.
김 신부는 노동의 숭고함, 의미와 함께 노동하는 이들의 정당한 대가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노동 헌장은 하루를 일한 노동자들은 가족을 부양하고 미래 삶을 위해서 저축할 수 있는 정도의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가르친다”며, “생명은 하느님이 주셨지만, 사람은 노동으로 생명을 유지한다. 노동이 하느님 창조 사업의 동참이 구원의 현장임을 기억하고, 우리 주변의 가려진 노동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마음 모아 달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5월 1일은 134주년 세계 노동절이며, 교회에서는 ‘노동자 성 요셉 축일’로 지낸다. 노동자 성 요셉 축일은 1956년 교종 비오 12세가 모든 노동자, 노동 단체의 모범이자 보호자로서 기억하도록 정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