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장동 냉면거리…단 세집 유명세 ‘단골손님 북적’
함흥냉면은 함흥지방 향토음식의 하나로, 시중에서는 비빔냉면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회를 무쳐 넣었다고 해서 회냉면이라고도 불린다. 평안도의 메밀 물냉면과 대조되는 함흥냉면은 홍어를 굵은 채로 썰어 식초에 담갔다가 매운 양념으로 무친 홍어회를 국수에 얹어서 낸다. 함흥냉면은 6·25 이후에 월남민에 의해 남쪽지방에 알려지게 됐는데, 함경도 지방과는 풍토가 달라 재료에 차이가 생겼다. 먼저 냉면국수에 들어가는 녹말이 감자녹말에서 제주도의 고구마녹말로 바뀌었다. 한반도에서 감자가 가장 먼저 들어온 곳이 함흥이어서 함흥냉면은 감자녹말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회도 가자미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홍어회로 바뀌게 됐다. 함경도 지역에서는 홍어보다는 참가자미가 많이 잡혀 이를 회로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함흥냉면의 특징은 국수 면발이 소힘줄보다 질겨 오들오들 씹히는 맛에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냉면은 원래 장수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져 왔으며, 함흥에서는 냉면을 먹을 때 절대 가위질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본래 북쪽지방은 매운 것을 많이 먹는 식성이 아니지만 함흥냉면만큼은 유독 맵다는 특징을 지닌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즐겨 먹는 음식이 됐으며, 전국에서 ‘함흥냉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동네는 바로 서울 중구 오장동이다. 오장동 냉면은 실향민이 고향을 추억하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6·25 전쟁 후 중구 을지로, 오장동 등 종로 인근에 자리를 잡은 이북 사람들은 감자녹말국수 또는 회국수라고 불리던 함경도의 향토음식을 함흥냉면이라 이름 붙였다. 그리고 이것을 오장동에서 팔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오장동에 함흥냉면 거리가 생기게 됐다. 스카이데일리가 60년 전통을 지닌 오장동 냉면거리 상권을 취재했다. |
▲ 여름뿐만 아니라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오장동 냉면골목은 서울 중구의 재래시장인 중부시장 인근에 위치해 있다. 오장동 냉면골목의 함흥냉면집은 세 가게 모두 개업한지 50년 이상 된 역사가 깊은 집들인데,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함흥냉면의 명맥을 잘 이어나가고 있다. 지도는 오장동 냉면거리 내 주요 점포 위치도. ⓒ스카이데일리
함흥식 냉면으로 유명한 ‘오장동 냉면골목’은 지하철 2호선 을지로 4가역 8번 출구로 나와 중구청 오장동 사거리에서 좌회전해 100m 정도 걷다보면 나타난다.
여름뿐만 아니라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오장동 냉면골목은 서울 중구의 재래시장인 중부시장 인근에 위치해 있다.
오장동 냉면골목의 함흥냉면집은 세 가게 모두 개업한지 50년 이상 된 역사가 깊은 집들인데,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함흥냉면의 명맥을 잘 이어나가고 있다.
각기 다른 매력의 ‘오장동 흥남집’, ‘오장동 함흥냉면’, ‘오장동 신창면옥’
오장동 냉면골목이라 하면 왠지 냉면집이 즐비하게 늘어선 모습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실제로 오장동 냉면골목을 가보면 함흥냉면집은 딱 세군데 뿐이다. 세군데 모두가 터줏대감인 셈이다.
언뜻 서로 경쟁이 치열할 것처럼 생각되지만 가게마다 냉면 맛의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제각각 손님들을 확보하고 있다. 손님들 개인 취향에 따라 정해놓은 단골집이 다른 것이다. 이곳을 찾는 단체 손님 중에는 각자 입맛대로 흩어져 식사를 한 후 다시 모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오장동 냉면골목의 냉면 가격대는 현재 세 집 모두가 9000원으로 균일하게 형성돼 있는데 해마다 조금씩 오르는 추세다.
▲ 오장동 냉면골목의 원조격인 ‘오장동 흥남집’은 1953년 오장동에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이곳의 대표메뉴는 고소한 간장 육수를 자작하게 깔고, 함흥냉면치곤 비교적 굵고 투박한 면을 올린 후, 가오리 회무침을 얹은 회냉면이다. ⓒ스카이데일리
오장동 냉면골목의 원조격인 ‘오장동 흥남집’은 1953년 오장동에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이곳의 대표메뉴는 고소한 간장 육수를 자작하게 깔고, 함흥냉면치곤 비교적 굵고 투박한 면을 올린 후, 가오리 회무침을 얹은 회냉면이다. 다양한 맛을 내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매콤 달콤한 양념이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게 한다.
오장동 흥남집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서는 줄긴 했지만, 날이 따뜻해지면서 손님이 부쩍 늘어 셀 수가 없을 정도”라면서 “저희 가게 같은 경우 연예인들도 자주 방문할 뿐만 아니라 주말에는 문 밖까지 끝없이 줄을 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차공간이 넉넉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면서 “주차장이 만차일 경우에는 차를 끌고 오신 손님들에게 근처 주차장을 이용하도록 하는데 요금은 저희가 부담하고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 오장동 흥남집과 오장동 신창면옥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오장동 함흥냉면은 ‘오장동 흥남집’이 문을 연 이듬해인 1954년에 문을 열었다. 인기메뉴는 비빔냉면이며, 꼭 필요한 최소한의 재료만 사용해 각각의 식재료가 지닌 맛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 ⓒ스카이데일리
오장동 흥남집과 오장동 신창면옥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오장동 함흥냉면’은 오장동 흥남집이 문을 연 이듬해인 1954년에 문을 열었다. 함경남도 출생인 고 한혜선씨가 6·25 당시 함경남도 함흥을 떠나 복개되기 전의 청계천 평화시장 부근에서 천막을 치고 고향에서 가정용 식단의 하나로 만들어 오던 냉면을 상업용으로 개발해 시중에 판매한 것이 지금의 ‘오장동 함흥냉면’의 출발점이 됐다.
어느 정도 기반을 잡은 한씨는 이듬해 중구 오장동의 현 위치로 장소를 옮겼고, 한씨가 만들어내는 쫄깃쫄깃한 면발과 육수의 독특한 풍미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서울의 명소’가 됐다. 한씨의 냉면제조 비법은 장·차남에게 전수돼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인기메뉴는 비빔냉면이며, 꼭 필요한 최소한의 재료만 사용해 각각의 식재료가 지닌 맛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오장동 함흥냉면집 앞은 손님이 많아 항상 주차전담요원이 대기하고 있다.
인근 중부시장과 인쇄소 가구점 침체로 유동인구 줄어
여전히 오장동 냉면골목을 찾는 이들의 발길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나 장사가 예전 같지는 않다는 것이 이곳 상인들의 한결같은 대답이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오장동 냉면골목 자체가 과거에 비해 달라진 모습이 없을 거의 정도로 발전이 없고, 인근 중부시장이 예전만큼 활기를 띠지 못하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다. 또한 인근에 즐비한 인쇄소와 가구점을 찾는 발길이 예전만 못한 것도 유동인구가 줄어든 이유 중 하나다.
▲ 오장동 냉면골목 냉면집 중 막내에 속하는 ‘오장동 신창면옥’은 오장동 함흥냉면에서 냉면 기술을 익힌 1세대 주방장이 독립해 나와 문을 연 가게다. 오장동 신창면옥에서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인기메뉴는 간재미회가 들어간 시원한 회냉면이다. ⓒ스카이데일리
오장동 냉면골목 냉면집 중 막내에 속하는 ‘오장동 신창면옥’은 오장동 함흥냉면에서 냉면 기술을 익힌 1세대 주방장이 독립해 나와 문을 연 가게다. 오장동 신창면옥에서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인기메뉴는 간재미회가 들어간 시원한 회냉면이다.
오장동 신창면옥 관계자는 “저희 집은 좋은 재료로 정직하게 맛을 낸다”며 “3대, 4대에 걸친 단골손님들도 많지만 외부에서 일부러 찾아오시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신창면옥 역시 주차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었다. 관계자는 “지금은 덜하지만 예전에는 주차딱지도 많이 떼여 난처할 때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40년 세월 동고동락해 온 냉면 단짝 ‘부산갈비‘ ’오장숯불갈비‘
오장동하면 숯불갈비도 빼놓을 수 없다. 오장동 냉면집 맞은편에 위치해 있는 숯불갈비집 또한 딱 두 군데밖에 없으며 냉면집과 마찬가지로 그 역사가 깊다.
▲ 오장숯불갈비는 1975년에 영업을 시작해 올해로 거의 40년째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국내산 육우만을 사용해 잡내가 없고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란 평을 듣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오장숯불갈비는 1975년에 영업을 시작해 올해로 거의 40년째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국내산 육우만을 사용해 잡내가 없고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고 손님들은 말한다. 가게 간판에 빨간 글씨로 씌어진 “모든 음식은 주인이 직접 만듭니다”라는 글귀가 눈에 띈다.
오장숯불갈비 관계자는 “저희 가게는 갈비 전문으로 숯불갈비 한 가지에만 집중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모든 재료를 시골에서 직접 갖다 쓴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녁보다는 점심에 장사가 훨씬 잘 되는 편”이라며 “주로 동네분들이 대부분인데 거리가 있다 보니 회사원들은 이곳까지 잘 나오지 않아 갈수록 손님이 줄고 있어서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 40년 역사의 ‘부산숯불갈비’의 단골메뉴는 ‘실속 세트’로 갈비탕과 비빔이나 물냉면 두 가지 메뉴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다. 고기완자가 들어간 맑은 갈비탕도 인기 메뉴인데 고기육수에 무가 들어가 있어 시원한 맛을 낸다. ⓒ스카이데일리
40년 역사의 ‘부산숯불갈비’의 단골메뉴는 ‘실속 세트’로 갈비탕과 비빔이나 물냉면 두 가지 메뉴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다. 고기완자가 들어간 맑은 갈비탕도 인기 메뉴인데 고기육수에 무가 들어가 있어 시원한 맛을 낸다. 부산숯불갈비만의 독특한 사이드메뉴인 새우는 갈비 1인분에 한 마리씩 제공된다.
인근 A부동산 관계자는 “오장동 냉면 골목이 위치한 ‘마른내로’ 내 상가 임대료는 1층 10평 기준으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00만원 정도로 싼 편이다”면서 “권리금은 따로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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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좋은 정보 너무 감사합니다~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