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 김옥춘 아차! 일하다가 손가락 끝을 데었다. 나의 부주의였다. 아주 사소한 습관도 때로는 부주의가 된다. 습관도 때로는 위험하다. 의심하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습관은 항상 안전한 것이어야 한다. 작은 상처지만 고통은 컸다. 많이 아픈 사람들 병원에 있는 사람들 생각이 났다. 얼마나 힘들까? 병원이 망한다고 해도 이 세상에 아픈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아픈 그 순간 내가 가난하다는 것은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게 예쁜 옷이 없다는 것도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 삶이 모양새 나지 않는 것도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명성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도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보람으로 가득 찬 하루하루가 아니라는 것도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단 하나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아차! 일하다가 손가락 끝을 데었다. 나의 부주의였다. 아주 사소한 손가락 끝을 덴 날 사소한 실수가 큰 재앙을 부를 수도 있으니 항상 조심하자고 다짐했다. 나의 사소한 실수가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으니 누구나 조심해야 한다고 함께 조심하자고 말하고 싶었다. 함께 조심하자고 함께 안전하게 살자고 함께 행복하자고 지금도 말하고 싶다. 우리 함께 행복 합시다. 함께 행복한 것이 진정한 행복입니다. 2011.1.4 | 잠이 명약이었다. 김옥춘 꽁꽁 뭉친 아픔 꽁꽁 뭉친 서러움 꽁꽁 뭉친 외로움 꽁꽁 뭉친 억울함으로 뒷목이 돌덩이 되고 가슴이 꽉 막혔었다. 죽을 것만 같았다. 터질 것만 같았다. 세상이 끝난 것만 같았다. 견딜 수 없었다. 어찌어찌 하다가 잠이 들었다. 자고 났더니 뒷목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꽉 막혔던 가슴도 조금은 느슨해졌다. 견뎌낼 수 있을 것 같다. 용기 낼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은 끝나지 않았고 달라진 것은 없는데 내 맘이 조금 느슨해졌다. 잠을 잤을 뿐인데 덕분에 잠시 잊었을 뿐인데 잠을 잤다. 잠이 명약이었다. 잠시나마 잊게 하는 잠시나마 내려놓게 하는 잠이 명약이었다. 잊는다는 것은 놓는다는 것은 잃는 것이 아니다. 되찾는 것이다. 혼란 속에서 평화를 억압 속에서 나를 잔다는 것은 잠드는 것이 아니다. 내 안의 나를 깨우는 것이다. 20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