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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고전 전략적 집중 과연 옳은가 | ||
[박문성 칼럼 2006-04-05 12:54] | ||
‘토고전 전략적 집중은 과연 옳은가.’ 토고전의 성패가 결선토너먼트 진출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득세다. 본선 첫 상대인 토고를 잡아야 16강에 오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때문인지 아드보카트호 또한 아프리카 축구 내성 키우기에 힘을 쏟고 있다. 3월1일 앙골라전이 시발이었다. 5월23일 ‘테랑가의 사자들’ 세네갈과 국내에서 평가전을 치르고 6월4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블랙 스타즈’ 가나와 최종 담금질을 갖는다. 한 달에 한 번꼴로 아프리카 팀과 겨루는 셈이다. 예정된 공식 A매치의 절반에 육박하는 횟수이기도 하다. ▲ 예정된 공식 A매치의 절반이 아프리카 편중에 대한 지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느 한 경기 버릴 수 없는 만큼 3팀에 대한 고른 대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외려 2위 다툼이 예상되는 스위스전 대책 마련이 보다 요구된다고 말한다. 이견이 크지 않은 주장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이상적 목표와 현실적 선택이 필요한 법이다. 바란다고 모든 걸 손에 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승으로 16강전에 진출하는 것이 최상이나 쉽지 않다면 차선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선택과 집중, 이를 가리켜 전략이라 부른다. 아드보카트호의 토고전 집중 전략은 합리적인 선택이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토고전 승패가 관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토고를 잡아야 하는 3가지 이유 이유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째는 토고 전력의 상대적 취약성이다. 조 2위 안에 들기 위한 최소 승점은 4점이다. 물론 전 경기가 무승부로 끝이나 3점으로도 16강행이 가능할 수 있으나 극히 희박한 경우다. 승점 4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1승1무를 거두어야 한다. 한 경기는 잡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때문에 토고를 겨냥하는 것은 현실적이다. 참고로 2006월드컵 순위 결정 방식은 승점>골득실>다득점>승자승>추첨 순이다. 만약 토고와 비기거나 패한다면 16강 진출이 난망해질 수밖에 없다. 프랑스 혹은 스위스 중 최소 한 경기는 따내야 한다. 하지만 2002월드컵 이후 46경기를 치러 3패만을 당한 프랑스나 유럽 내에서도 정상급 조직력으로 평가받는 스위스를 꺾는다는 것이 생각처럼 그리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토고전을 승리한 뒤 심적 여유를 갖고 경기 주도권을 쥐고 풀어나가면 해법을 찾을 수 있으나 쫓겨 덤빈다면 고전할 여지가 다분하다. ▲ 역대 월드컵 조예선 개막전 징크스 둘째는 통계적 확률이다. 역대 월드컵 본선 첫 경기 결과는 결선 토너먼트 진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조별리그 개막전 결과에 따라 16강행의 희비가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2월드컵만 살펴도 알 수 있다. 첫 경기에서 패하고도 16강에 오른 국가는 터키 하나뿐이었다. 조별 개막전 16경기 중 1경기만이 예외였다. 반대로 첫 경기를 승리하고도 오르지 못한 국가 역시 아르헨티나, 코스타리카, 러시아 등 3개국에 지나지 않았다. 셋째는 토고의 내부적 특성이다. 토고는 전형적인 ‘슬로우 스타터(slow starter)’이다. 발동이 늦게 걸리는 팀이다. 2006월드컵 지역예선서 잠비아와의 첫 경기에 패하면서 어렵게 출발했으나 뒷심을 발휘, 본선에 올랐다. 경기 내용 역시 마찬가지여서 실점은 전반에 집중된 반면 득점은 후반에 모아졌다. 아프리카 대륙 이외에서는 A매치를 치른 경험이 손에 꼽을 만큼 적다는 점 또한 한국 본선 첫 경기를 치르는 토고의 약한 고리라고 할 수 있다. ▲ 세네갈과 토고의 공통분모와 차이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전략일 뿐 구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치밀한 준비가 전제돼야 한다. 토고 장단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요구된다. 사상 첫 본선행이라는 이유만으로 2002월드컵 8강 돌풍을 일으킨 세네갈과 토고를 견주는 것은 무리다. 인적 구성과 스타일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세네갈은 2002월드컵 당시 ‘연쇄 살인범’ FW 엘 하지 디우프를 비롯해 GK 토니 실바, DF 페르디낭 콜리, MF 파프 부바 디오프 등 7명의 선수들이 BBC가 선정한 아프리카 베스트11에 선정됐을 만큼 고른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브루노 메추 감독의 일관된 조련이 조직력의 배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반면 토고는 아스날 소속의 엠마누엘 아데바요르 개인에 의존하는 흐름이 강하다. 개인 기량이 발군인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조직적인 플레이를 연마할 시간적, 물리적 여유를 갖지 못한 탓이기도 하다. 본선을 4개월 앞두고 단행된 감독 교체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 2006아프리카네이션스컵 기술보고서 토고 스타일에 대한 분석은 2006아프리카네이션스컵 현지 기술보고서를 보면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에이스 아데바요르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지적한다. 감독과의 불화로 아데바요르가 결장, 대신해 모하메드 카델 쿠바자(프랑스 귀잉강)를 투입시켰지만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효율적인 문전 침투를 하지 못하고 중거리 슈팅만을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듀오 무스타파 살리프(프랑스 스타드 브레스트)와 야오 세나야 주니오르(스위스 유벤투스)가 패싱 공급역을 맡았지만 위협적이지 못했고 측면 미드필더 세리프 투레 마망(프랑스 메스)의 움직임 또한 전방에 아데바요르가 부재한 가운데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카메룬전에 대한 분석 부분이다. 주장으로 나선 센터백 장폴 야오비 아발로(프랑스 됭케르크)를 중심으로 수비를 두텁게 하다가 공을 빼앗으면 전방의 아데바요르에게 길게 연결하는 카운터 어택 전술을 구사했는데 2006월드컵을 전망하면서 토고의 주 전술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덧붙였다. 토고를 전략적 타깃으로 삼은 한국으로서는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 최대 다크호스로 성장한 아프리카 힘 아프리카가 월드컵 본선 무대에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934년 2회 대회에서의 이집트다. ‘블랙 아프리카’의 본선행은 74년 대회에서의 자이레(현 콩고민주공화국)가 처음이다. 78년 대회에서는 튀니지가 멕시코를 3-1로 꺾고 아프리카 국가로서는 본선 첫 승리를 따냈다. 82년 대회에서는 알제리와 카메룬이 선전하며 결선토너먼트행 가능성을 열었다. 86년 대회에서 모로코가 아프리카 국가로는 사상 처음으로 조 예선을 돌파했고 90년 대회서는 카메룬이 8강에 오르는 등 세계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카메룬 나이지리아 세네갈 등 아프리카 팀들이 결선토너먼트에 오르며 어느새 유럽과 남미의 양강을 위협하는 최대 다크호스로 성장했다. ▲ 은둔의 아프리카, 그 베일을 벗겨라 아프리카 축구가 이처럼 가파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는 타고난 신체 조건과 유럽 진출 러시에 따른 기량 상승, 축구를 통한 가난 탈출이라는 확실한 동기 부여 등이 바탕이 됐다. 아울러 노출되지 않은 정보와 특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상대의 예측 가능한 전술과 특징 등을 고려한 대비를 전술 흡입력이라고 하는데 ‘은둔’의 아프리카 국가를 상대하는 팀들은 매번 전술 흡입력 탓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의외성이 그만큼 큰 아프리카라고 할 수 있다. 토고 전력이 취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정보 수집을 위한 안테나를 한 시도 내려놓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특히 토고를 전략적 집중 상대로 지목하고 있는 아드보카트호로서는 토고에 대한 꾸준하면서도 면밀한 탐색이 16강행의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첫댓글 슬로우 스타터(slow starter) << 이거 맨유꺼 따다 붙일만큼 토고 축구선수단이 사례가 많이 있는지나 알고싶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