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사 TM마린 김대욱 대표(왼쪽)로부터 우승 상금 보드를 건네 받은 조훈현 9단. |
‘황제’가 ‘회장’을 제압했다.
‘바둑황제’ 조훈현 9단이 대주배 우승컵을 포옹했다. 16일 서울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기 대주배 시니어최강자전 결승전에서 조훈현은 최규병 9단에게 232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했다. 초대 우승자인 조훈현은 이 대회 통산 두차례 우승이며 타이틀통산획득수 159를 기록했다.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최규병의 활약도 신선했다. 1기부터 3기까지 결승 무대엔 조훈현ㆍ서봉수ㆍ서능욱 이 세 사람만이 각축을 벌였는데, 최규병이 준결승전에서 서봉수 9단을 꺾고 결승에 올라 새바람을 일으킨 것이다. 전프로기사회장이기도 한 그는 올해 만50세가 되며 참가 자격을 충족하면서 첫 출전한 뒤 예선부터 준결승까지 허장회→유병호→오규철→김동면→서봉수를 연달아 물리쳤다.
그러나 결승전에선 백전노장 조훈현의 노련미가 빛났다. 초반 최규병의 대마를 휘몰아치며 분위기를 압도했다. 중반엔 사활과 관련한 수읽기 실수로 위기를 맞았지만 후반으로 다가가면서 다시 우세를 찾았고 결국 항서를 받아냈다. 조훈현은 최규병과 상대전적을 28승3패로 차이를 더 벌렸다.
대주배는 부산바둑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대욱(53) TM마린 대표가 후원으로 탄생했다. 대회를 후원하는 TM마린은 조선기자재를 수입해 국내 조선소에 납품하고 있는 회사다. 대주(大舟)는 김대욱 대표의 호(號)이기도 하다.
바둑TV가 주최하고 TM마린이 후원하는 제4기 대주배 시니어 최강자전의 제한시간은 예선-각자 1시간(초읽기 1분 3회)이며 본선16강부터- 제한시간 15분(초읽기 40초 3회). 총규모 7,250만 원인 제4기 대주배의 우승상금은 1,000만원이다. 올해부터는 1983년 이전 출생한 여자기사도 참가가 가능하도록 했다.
▲ 얼마 전까지 프로기사회장으로서 활동해 온 최규병은 회장직을 물러난 다음 기다렸다는 듯이 승부세계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1963년생으로 조훈현 9단보다 10년 연하.
▲ 초대 우승자인 조훈현이 이를 악물었다. 조훈현은 국후 "중반엔 승부를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바둑이 안 좋아졌는데 후반에 최규병 9단에게서도 실수가 나와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