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길에 들어선 느낌이었다.
‘아스트라제네카’ 방역주사를 맞았다.
을지대학병원 같은 사이즈가 전혀 아닌, 마을의
낡은 건물 이층에 위치한 작은 의원이었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가파른 층계를 올라가야 했다.
이 선비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견공과 주사[針]’인데, 이번에는 선택권이 없었다.
초겨울 독감예방주사를 맞으라고, 해마다 연락이 오지만
한 번도 맞지 않았던 것도 그런 이유였다.
어수선한 교육생 학습 같은 분위기에 청년들 셋이나 함께였다.
남도억양이 심한 중년의 의사는 그 무슨 거룩한 잠언처럼
길고 길게 장황한 설명을 하였다.
나중에 보니 이 장황한 설명은 시리즈로 이어졌다.
일차가 의사의 몫이라면 이차는 간호사의 몫이었다.
마인드를 평정심을 가지려 하였기에, 주사를 긴장 없이 맞았다.
의사는 주사를 맞은 다음에 길쭉한 음식은 짤라 먹으라고 하였다.
라면, 짜장면, 냉면 같은 종류를 말하는 모양이었다.
약효가 길쭉한 음식으로 뒤엉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란다.
일주일 동안은 한강의 남쪽으로 내려가지 말라고도 하였다.
풍토가 다르기에 약효가 감[減]해지는 의외의 일도 있다고 하였다.
간호사의 장황한 설명은 더욱 점입가경으로 흘러갔다.
낙타와 악어고기는 절대 먹으면 안 된다고 하였다.
날마다 사우나 가는 사람이라면 정형외과에 들려, 주사 맞은
팔은 잠시 잘라놓고 사우나를 다녀와 다시 붙이라고 하였다.
주사 맞은 팔이 왼쪽이면 신발도 꼭 왼발부터 신으라고 당부하였다.
병실의 한 쪽에 삼십분 대기실이라 하는 곳에 네 명이 귀를 곧추 세웠다.
그 삼십분 동안 간호사는 억지춘향 분위기로 말을 길게 하였다.
밖으로 나와 지친 긴장감을 달래주려, 한 편의 영화를 보기로 하였다.
[라이더스 오브 저스티스], 좀 드문 덴마크 영화였다.
아직 살아있으니 이런 글도 쓰는 모양이라 생각하였다.
첫댓글
그 병원은 친절한 병원입니다
세세한 설명을
하나 하나 다 하시고
ㅎㅎ
우리는 15분 경과 봤는데
30분 동안 경과를 보고
여튼
맛난거 많이 드시고
부작용 없이
빨리 나으셔서
배추전 집서 뭉칩시다
왜 사니 왜!! ㅋ 채스 이분
이번에는 시비 안하겠지 ㅎ
울방장님 아직 게임 시작 안하셨나?
호태형은 데이또나 잘 하시지
무슨 참견이시래?
달골성님 욕 보셨습니다
빨리 2차까지 잘 맞으시고
막걸리 한잔 해요
그래도 자상한 병원 가셨네요
저는 주사후 20분 기다리다 그냥 가라고만 하던데요
나 보고는 10분 지나니 가도 된다고 설명서 한장주고...
어느병원인지 착한병원이네요.
저도 그제 맞았는데 주의사항 써있는
종이한장 주던데요.
첫날은 별이상 없드니 어제는 열도 있고
몸살끼도 있지만 타이네놀 먹고
밖으로 쏘다니며
족발도 먹으면서 저녁시간에는
빵과커피로 백신사항
이상끝이였습니다.ㅎ
저도 달랑 종이한장으로 주의사항 받았는데,
정말 친절한 병원에서 주사 맞으셨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