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미사 중 ‘주님의 기도’를 이끄는 사제의 말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미사의 영성체 예식을 시작하면서 바치는 주님의 기도 직전에 사제는 “하느님의 자녀 되어, 구세주의 분부대로 삼가 아뢰오니”라고 말합니다. 이 이끔말은 3세기 중엽 교부 성 치프리아노(Cyprianus)가 쓴 「주님의 기도 해설」(De dominica oratione) 2항에서 유래하는데, 미사경본에 도입된 것은 6세기 성 대 그레고리오(Gregorius Magnus) 교황 때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주님께서 친히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그리스도교 고유의 기도입니다.(마태 6,9-13; 루카 11,2-4) 이 기도를 바치기 전에 ‘하느님의 자녀 됨’을 언급하는 이유는, 초세기부터 오직 세례받은 신자들 만이 주님의 기도를 바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예비신자들은 성찬전례에 참여하지 못했으며 세례를 받은 후에도 비로소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주님의 기도를 소리내어 바칠 수 있었는데 그 자체가 크나큰 구원 은총의 선물이었습니다.
스스로 비천한 인간이 ‘감히’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것은 세례의 은총으로 가능한 실로 엄청난 일임을 알기에 겸손되이 ‘삼가 아뢰는’ 마음으로 기도하자고 사제는 말하며 주님의 기도에로 초대합니다.
주례사제는 이 초대의 말을 다른 알맞은 말로 바꿀 수 있지만, 그것이 설교나 강론으로 변해서는 안되고, 지루하지 않도록 간결하게 전달해야 합니다.(1973년 4월 27일자 경신성 회람 「성찬 참여」(Eucharistiae particioationem) 14항) 또한 미사경본에 제시된 것이 오랜 전통과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음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전례위원회
2024년 10월 20일 연중 제29주일(전교 주일) 가톨릭부산 주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