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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시즌마다 중후반에 접어들면 각 팀들은 선수들의 체력 저하와 부상 선수의 증가로 한 경기 한 경기 치름에 힘들어 합니다. 물론, 코트 위의 선수들이야 열심히 뛰지만, 자세히 관찰해 보신다면 시즌 초반과는 무언가 다른 '뻑뻑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이 시기에 플레이오프 티켓을 둘러싸고 한두게임 차이로 피 마르는 순위 싸움을 해야 한다면? 속된 말로 '죽을 맛'입니다. 전략과 선수 운용을 총괄하는 코칭스텝도, 이에 따라 혈투를 치르는 선수들도 경기를 뛸 때나 경기가 없을 때나 피로도가 배 이상이 됩니다.
지금 현재 판도를 보면 1위는 열에 여덟 정도는 결정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플레이오프라는, '봄의 축제' 에 참가할 수 있는 티켓은 두 장이 남은 셈인데, 티켓을 노리는 팀은 적게 보아 세 팀으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2위인 신한은행, 3위인 KB, 그리고 삼성생명.
이 중에서도 가장 피 튀기는 대결은 바로 3위를 빼앗으려는 삼성생명과, 이를 일단 지키면서 내심 신한은행의 자리를 호시탐탐 넘보고 있는 KB와의 대결입니다. 이번 경기 전 이들의 승차는 불과 1.5게임 차이였습니다.
이렇듯 삼성생명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는 KB는 최근 매우 힘든 상태였습니다.
첫째, '잡은 경기'를 내리 놓쳐 치명적인 2패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0일 우리은행전은 이 팀에 있어 '팍' 치고 올라갈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이겼다면 단지 1승을 추가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을 경기였습니다. 시즌 중후반의 힘든 시기에 최강팀을 잡았다는 뿌듯함. 그에 따르는 높은 사기와 자신감이 따라오기에 이는 '스팀팩'이 될 수 있었습니다.
춥디추운 호반체육관에서 뼈가 시릴 정도로 아플 1패를 거둔 후, 3일 후 청주에서 신한은행과 맞붙었습니다. 신한은행도 우리은행 못지 않은 강팀이었지만, 우리은행에 비해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연패로 분위기가 다운되어 있다는 면에서 충분히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경기 후반 '미친 듯이' 득점하던 스트릭렌 선수를 막지 못해 전반 우세에도 불구하고 1승을 홈에서 헌납해야 했습니다.
둘째, 다른 팀에도 있는 경우이지만,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컨디션 정체가 드러났습니다.
여러 선수 중에서 홍아란 선수의 부상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우리는 홍아란 선수가 자주 절뚝거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경기에서의 각종 충돌로 인해 '참새'라고 불릴 정도로 약한 하체에 무리가 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즌 초반과 같은 활약을 하기 힘들었습니다.
매 경기 30분 이상을 소화하던 홍아란 선수를 풀로 대체할 선수는 KB에 사실상 없습니다. 김채원 - 심성영 선수는 홍아란 선수를 아예 출전 명단에서 제외시키고 대신 내보내기에 다소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 두 경기 정도 휴식이 필요함에도 소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홍아란 선수를 내보내게 됩니다. 이에 홍아란 선수 과감함과 공격적인 마인드는 여전히 코트에서 드러내 보이지만 몸이 좀체 따라주지 않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노출합니다.
셋째, 충격적인 패배로 인해 팀 분위기가 다운되어 버렸습니다.
몸이 힘든 시즌 중후반에 정신적인 면에까지 타격을 입게 되면 흔히 연패라는, 쓰디찬 성적표를 받아들게 마련입니다. 여러 저명한 연구 결과를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도, '마인드가 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전술이 있더라도 몸이 굳어지고 경기를 망치게 된다.'라는 명제는 결코 없어지지 않습니다.
2011년 11월 11일, 당시 1승 후 6연패를 하던 우리은행은 춘천에서 KB와의 경기에서 '귀신이 곡할 만한' 1점차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코칭스텝을 비롯한 선수단 전체는 진짜 '멘붕' 상태로 장위동 숙소로 돌아가야 했고, 그 후 20여일 동안 승리와는 전혀 관계없는 플레이로 팬들의 마음을 썩게 만들었습니다. 이 때는 거의 시즌 초반인데도, 한 번 '멘붕'이 되버리니 좀체 연패를 탈출하기 힘들었습니다. 시즌 중후반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더욱 일어서기 힘들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 듯합니다.
무슨 '윤회'인듯 KB는 지난 20일에 우리은행에 1점 차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당시 버스에 '도망치듯' 올라타는 선수단의 분위기는 제가 2년 2개월 전 눈 앞에서 보았던, 우리은행 선수단의 분위기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아, 이 팀 일어서기 정말 힘들겠구나. 멘붕이구나.'
마지막으로, '믿었던' 우리은행이 춘천에서 패배함으로써 삼성생명의 3위 추격에 날개를 달아 주었습니다.
이 상황을 타개할 가장 좋은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하루빨리 경기에 이겨 분위기도, 승수도, 4위와의 승차도 회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에 KB 입장에서 이번 안산 경기는 중요했습니다.
"갑자기 왜 그래? 지고 이기고가 문제가 아냐!! (침묵 후) 이거(무기력한 것) 내가 제일 싫어하는 거잖아!! 스코어 차이나는 거 문제가 아냐!! 더 벌어져도 돼!! 너희 태도가 문제라니까!! 자세가 문제라니까!!"
"왜 우리는 (분위기가) 다운이 되버리는 거야! 으쌰으쌰하는 것도 없고."
와동체육관으로 들어서는 출입구 앞에서 어제 보았던 23일 경기 녹화방송에서의 서동철 감독님의 이 두마디가 계속 제 귀를 맴돌았습니다. '분명 신한은행은 KB보다 전력 상 한 수위의 팀이다. 이 팀을 이기기 위해서는 전력 차를 넘어설 수 있는 정신적인 부분이 필요하다. 헌데.. 요즘 분위기가 좋지 않아서 잘 될까.'
스타팅 맴버가 나왔습니다.
변연하 - 강아정 - 정미란 - 김수연 - 커리 선수.
"어? 다 고참급 선수들이네?'
불현듯 2011년 12월 1일, 구리 경기가 생각났습니다. 우리은행 대 KDB 생명의 경기.
당시 김광은 감독의 자진(?) 사퇴로 조혜진 코치님이 감독대행을 맡아 치른 첫 경기였습니다. 당시 우리은행은 12연패를 달리고 있었고요. 이래저래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결국 이겼습니다.
이긴 후 조혜진 감독대행님과의 인터뷰.
"평소와 다르게 고참급 선수(임영희 - 김은혜 - 김은경 - 양지희 - 배혜윤 선수)로 스타팅을 짜셨어요?"
"예..(어려운 상황에서) 고참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서 힘을 내면 애들(후배들)도 따라올 거라 생각해서 (고참 선수들을) 먼저 나가게 했습니다."
다시 와동체육관으로 돌아와서.. 서동철 감독님도 이런 의도로 고참급 선수들을 스타팅으로 내보내지 않았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표면적인 이유는 '공격 전술 변화와 리바운드 확보'였지만.
주장 정미란 선수가 오랜간만에 포스트 업으로 득점하면서 2-0으로 선취점을 따냈습니다.
'아, 저런 모습이 자주 나와야 하는데.'.
금호생명 시절부터 정미란 선수를 흥미있게 봐 왔습니다. 부상으로 신음하기 전, 정미란 선수는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듯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해 금호생명의 2007년을 시발(始發)로 하는 '부활'에 날개를 달았습니다. 특히, 조은주 선수와 좌우 로우 포스트에서 포스트업으로 내곽 득점을 책임지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지요. 수비가 안에 몰리면 밖으로 나가 어김없이 3점을 성공시키던 모습도 인상적이었고요.
이어서 변연하 선수의 3득점과 김규희 선수를 상대로 한 투지넘치는 돌파로 7-2. 변연하 선수 우리은행전부터 무언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더니, 이제 득점원으로 살아나는구나.. 경기 초반부터 기대를 했습니다.
이에 가만 있을 신한은행이 아닙니다. 비어드 선수의 예전 전성기 시절을 방불케 하는 득점력으로 경기를 대등하게 가져 갑니다. '올. 엘레나, 오늘 예전 시절 빙의하나?'
중계에서 손대범 해설위원님이 말했지만, 비어드 선수는 젊은 시절부터 WKBL과 인연을 맺어 왔습니다.
WNBA에서도 소속팀의 주 공격옵션으로 활약했고요. 전성기 시절, 비어드 선수는 소위 '북치고 장구치는' 스타일의 만능 가드였습니다. 득점에도 능하고 수비에도 능하고 투지도 있었던 가드... 평균 28득점에 13리바운드라는 수치를 기록실에서 보신다면, 최근 여자농구를 보신 분이라면 놀라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선수가 2라운드 용병으로 왔어?'라고.
이제 나이가 들어 예전만큼의 득점력을 보이지 못하는, 주로 경기 초반에 스트릭렌 선수를 '세이브'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나오는 비어드 선수지만 잠재된 득점력은 어느 팀에게나 위협이 됩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이 선수가 완숙한 수비 실력을 가지고 다시 한국으로 왔다는 것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신경전의 명수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이 분야의 '여우'가 되어 이를 무기로 상대 용병 선수들을 카오스에 빠트리는 역할도 맡는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는 '기분파' 커리 선수에게 잘 먹혀 듭니다. 비어드 선수 커리 선수를 상대로 결코 다급해서 거친 수비로 맞서는 것이 아닙니다. 심리전을 펼쳐 커리 선수를 짜증나게 하여 밸런스를 잃게 하려는 의도된 플레이입니다.
이를 가지고 그저 비난만 할 수 없는 것이, 심리전도 경기의 중요한 한 부분이기 때문이죠. 파울이야 쌓이겠지만, 그만큼 상대 밸런스를 빼앗을 수 있으니 이익이지요.
KB의 버져비터가 1쿼터에 세 개나 터졌습니다.
정미란 - 강아정 - 커리 선수.
버져비터를 성공시키면 보는 팬 분들이나, 팀원들이나 정말 기뻐합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이는 '시간에 쫒기어' 급하게 던진 슛이 운좋게 들어간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일반적으로 느린 공격이라도 18~21초안에 종료가 되어야 정상적으로 가져간다.. 이야기를 하는데, 한 쿼터에만 세 번이나 시간에 쫒기었다는 것은 그만큼 신한은행의 수비가 좋았다는 것을 보여주죠.
"야야, 쟤네 (삼점) 두 개 운좋아 들어간거라고.. 자자."
1쿼터 작전타임 때 임달식 감독님의 말입니다. '운좋아'.. 그렇다면 신한은행에게는 이렇지요.
'준비한 수비는 잘 되었는데 운이 없어 먹은거다.'
2쿼터.. 드디어 스트릭렌 선수가 코트에 나옵니다.
'이제부터 시작이구나.' 저절로 긴장이 되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3점포가 터집니다. 그리고 잇달아 공격 리바운드를 따냅니다. '아, 얘들아 쟤한테 공격 리바운드 빼앗기면 바로 한 골이야. 박스해!!'
신한은행에는 탱크가 두 대 있습니다. 하나는 김씨 성을 쓰시는, '왕년의' 국산 탱크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의' 외국산 검은 탱크입니다. 김지윤 코치님과 스트릭렌 선수.
왕년의 국산 탱크가 화려한 개인기와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득점력을 자랑했듯, 현재의 검은 탱크도 그 못지 않게 다양한 득점력을 자랑합니다. 외곽에서 비면 원거리 미사일을 쏘고, 내곽에서 수비가 밀집이 되면 육중한 중량으로 밀어 부쳐 상대편 진지를 파괴합니다.
그렇가면 이 둘의 차이는? 바로 어시스트 능력입니다. 국산 탱크는 전방위적인 시야를 자랑하며 어시스트 왕에 오른 반면, 외국산 탱크는 아직 연식이 덜 된 탓인지 공격에 집중하다 보면 동료들을 보는 시야가 좁아집니다. 만약 스트릭렌 선수가 고도의 어시스트 능력까지 갖추었다면.. 캐칭 선수 부럽지 않을 초특급 용병이라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2쿼터 중반, 스트릭렌 선수의 전방위 활약으로 신한은행이 역전을 합니다. 서동철 감독님 급히 콜맨 선수를 부릅니다. '커리 세이브라... 수비에서 잘해줘야 하는데..'
사실, 이 선수에게 공격적인 모습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다소 느린 공격타이밍도 그렇지만, 주로 스크린을 통해 동료들의 기회를 살려주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이고, 리바운드를 주로 따내는 선수.. 즉 '블루워커형'선수로 저에게 각인되었기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탑에서의 패턴에 이어 하이 포스트의 김수연 선수에게 패스가 가고 김수연 선수는 곧이어 팝을 하는 콜맨 선수에게 패스, 와이드 오픈..슛..골인. '야, 콜맨 3점 언제만에 보는거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신선했는데 끝이 아니었습니다. 왼쪽 45도의 강아정 선수 비어드 선수 달려드는 것을 정확히 보고 90도 사이드의 콜맨 선수에게 정확히 패스. 우아한(?) 폼으로 사이드 3점.. 골인..6득점.
사실, 이것이 이 경기에서의 1차 승부처였습니다. 여기서 콜맨 선수의 6득점으로 KB는 신한은행에 전반전에 끌려가지 않을 수 있었죠. 경기 전 심리적으로 부담이 많은 팀이 전반에 7~8점 뒤진 채 후반을 맞이한다는 것은 패배를 한다는 것과 다름이 없음을 여러 경기장에서 보아 왔습니다. 이런 팀은, 전반에 리드를 하거나 최소한 대등하게 끝내야 후반에 심리적 부담이 더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부담에 전반에 리드당하고 있다는 부담이 플러스가 되면 극악이라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득점에서 기대를 하지 않았던 콜맨 선수가 극악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 큰 역할을 한 것입니다.
41 - 40으로 다시 역전한 채 경기는 후반으로 넘어 갑니다.
많은 팬 분들이 그렇게도 찾던 '변코비' 모드가 드디어 3쿼터에 나왔습니다. 조짐은 경기 초반부터 보였지만요.
변연하 선수 그 동안의 저조한 3점슛 성공률(30%도 안되는)로 인한 마음고생을 다 털어버리기라도 하듯 이번 경기에서 5개의 3점포를 림에 꽂았습니다. 그것말고도 11점이나 더 넣었습니다. 26득점.
'드디어 변연하 선수에게 걸맞는 득점 숫자가 나왔구나!'
사실, 시즌이 시작된 이후 변연하 선수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득점력으로 많은 걱정과, 오해를 받아 왔습니다.
'아 저러면 안되는데..', 혹은 '이제 변코비도 한 몰 갔구나.'
하지만, 이런 것들을 한 번에 깨버리는 명언이 실현됨을 변연하 선수는 보여 주었지요.
'클래스는 여전하다.'
이야기를 더해보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농구'를 가장 잘하는 여성은? 단연코 변연하 선수입니다.
이에 여러 근거를 들 수 있지만, 저는 그 중 자기 조절 능력을 들고 싶습니다.
변연하 선수는 이번 시즌에 자신도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라 할 만큼 3점슛 난조에 시달려 왔습니다. 하지만, 이 선수는 이말고 다른 플레이로, 아주 영리하게 팀에 최고급의 공헌을 하여 에이스의 위치를 잃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개인기(슈팅 말고 다른 종류의)와 '태평양같이'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다른 네 명의 팀원들을 살려주는 플레이로 팀의 5할 승률을 지켜 냈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여러 능력을 잘 조절해서 어떤 형태로든지 팀에 크게 기여한다는 것이죠.
이런 플레이는 KB에서 변연하 선수가 독보적입니다. 2008년 KB에 오기까지, 변연하 선수는 이미선 - 박정은 선수의 좋은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역할을 주로 했습니다. 하지만, KB로 온 이후, 변연하 선수에게 맡겨진 임무는 예전 삼성생명 시절처럼 득점'에만' 국한되었던 것이 아니라, 팀의 모든 분야에 있어 '에이스'가 되라는 임무였습니다. 변연하 선수에게 있어서 이전과는 새로운 종류의 과제가 주어진 것이었죠.
그로부터 KB에서의 몇 년동안, 변연하 선수는 이를 100% 가까이 수행해내며 대한민국 최고의 여자 농구선수로 거의 모든 농구인들, 대부분의 팬 분들에게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과제를 꿋꿋이 해냈기에 따낼 수 있었던 타이틀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최고' 변연하 선수 오랫동안 코트에서 보고,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점수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신한은행은 국내 포워드진의 부진이 아쉬웠을 것입니다.
'어? 김단비 - 조은주 선수 뭐하고 있지?'
신한은행의 국내 선수 포워드 진은 국내 최고입니다. 신장 180~185의,3,4번(스몰, 파워 포워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정상급 포워드가 무려 세 명입니다. 조은주 - 김단비 - 곽주영 선수. 이 세 선수가 동시에 터져 버린다면 위성우 감독님도 사색이 됩니다. 분명.
문제는 요즘 이 세 선수가 동시에 터지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입니다. 임달식 감독님 이 부분에 있어 얼마나 아쉬워할까요?
그나마 최근 곽주영 선수의 장시간 활약이 돋보입니다. 상대가 지역수비를 설 때 곽주영 선수는 하이 포스트에 위치합니다. 공을 받습니다. 비면 그대로 중거리 점퍼로 골, 수비가 몰리면 외곽의 오픈을 맞은 동료에게 패스, 때로는 좋은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포스트업까지. 그야말로 하이 포스트를 가장 잘 지배하는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신한은행 공격애 있어 핵심입니다.
"에휴.. 나이 서른에 유망주 소리 듣는다는 것은 그렇고..(제 자리 찾았으니 열심히 잘 하겠습니다.)"
신한은행에서 비로소 자기 재능을 꽃피우고 있는 곽주영 선수의 말입니다. 이 선수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닙니다. 신한은행의 당당한, 전력의 핵입니다.
변연하 선수의 26득점과 더불어 4쿼터 KB의 분위기를 이끈 주역은 커리 선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듯 커리 선수는 '타짜'의 자질이 다분한 승부사입니다. 아마 용병 선수들의 데이터를 볼 때, 4쿼터 득점이 가장 많은 선수는 커리 선수일 거고요. 경기 초반, 다소 부진하다가도 4쿼터만 되면 득점이 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 선수가 문제가 되는 것은 좋은 쪽으로도 분위기를 이끌지만 간혹 나쁜 쪽으로도 분위기를 가져간다는 것입니다. 너무나 '기분파'입니다. 기분이 겉으로 너무 잘 드러납니다. 이럴 때마다 생각나는 것, '큰 선수는 포커페이스여야 하는데...'
"지난 경기(23일 청주 신한은행전)에서 커리가 심성영에게 짜증을 냈다. 그 때문에 (코트 위에서의) 분위기가 나빠졌다. 경기 후 커리에게 이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늘 경기에서는 (커리가) 팀에 녹아드려는 모습을 많이 보여서 분위기를 잘 가져갈 수 있었다."
이번 시즌 커리 선수를 누구보다 잘 아는 서동철 감독님의 말입니다.
커리 선수는 남은 경기에서도 변연하 선수와 더불어 팀의 중심으로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선수입니다. 여기에서뿐만 아니라 고국에 돌아가서도 향후 오랫동안 소속팀에서 팀의 중심으로 활약할 선수입니다. 이번 기회에 여기서 '마인드 콘트롤'이라는, 큰 선수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것을 잘 배워가서 앞으로 어디 가서든 변연하 선수처럼 '농구' 전반적인 것을 잘 하는 선수가 되었음 합니다.
"기자님, 오늘 경기 어떻게 예상하시는지요? 객관적인 전력은 신한은행이 앞선다고 생각합니다만.."
"오늘은 분위기 상 KB가 이기지 않을까요?"
경기 전 출입구에서 잠시 만나 여러가지를 여쭈어 보았던 손대범 해설위원님의 말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신한은행에 객관적으로 열세였던 KB가 이번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것은 '정신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선수들은 이 부분에서 단단히 무장하고 나왔고요. 손 위원님이 말씀하신 분위기라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기도 하고요.
물론 신한은행 선수들도 종료 17초 전까지 경기를 놓치 않는, 끈질긴 모습을 보였지만요. 개인적으로 경기 막판 최윤아 선수의 3점이 섬뜩했습니다. '저 상황에서 저걸.. 역시.. 몸 상태만 정상이었다면..'
KB는 일단 급한 불을 껐습니다. 거세게 추격해오는 삼성생명을 두 경기차로 따돌렸습니다. 11승 10패.
신한은행은 2위 자리를 '살짝' 위협받게 되었습니다. 13승 8패.
앞으로 KB와 신한은행, KB와 삼성생명이 벌이는 '쫒기는 자와 쫒는 자의 치열한 대결'은 많은 팬들의 관심과 흥미를 이끌, 시즌 중후반기의 빅 이슈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왕이면 1위 싸움도 벌어지면 더욱 재미있겠지만 아직 1위와 2위 간에는 4게임 차나 나기 때문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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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경기만큼이나 멋지고 감동적인 관전평
잘읽고 갑니다
꼭 손대범기자의 말대로 kb가
최종3강이 되길 바랍니다 ㅎㅎ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손대범 해설위원 예상 무섭네요. 그런데 분위기상 KB스타즈가 이길거라고 예상하셨는데, 사실 KB스타즈가 연속 두경기 너무 아쉽게 져서 분위기가 많이 다운된 상태였는데 그런 예상을 하신게 신기하네요.
잘 읽었어요!!
잘 읽었습니다. 지나고 나니, 콜맨 6득점, 그때가 분수령 맞는 것 같습니다. "또 안 되는구나..' 싶었던 때였는데, 선수들도 그랬겠죠. 늘 kb는 후반에 특유의 3점포로 맹렬히 따라가지만, 역전시킨 경우는 거의 없어서..
커리가 심성영 갈군 거, 서감독이 그냥 지나가지 않고 잘 지적했네요. 심성영이 의외로 상당히 소심한가 봅니다. 재작년에 찍은 셀프카메라를 봤는데, 동료, 선배들이 하고 심성영에게 하고 싶은 말에 예외 없이 "넌 너무 소심해. 생활도 그렇고, 코트 위에서도 그렇고. 대범해져야 성공해" 하더군요. 그거 보니, 서감독이 심성영에게 왜 그렇게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애쓰는지 알겠더군요..
아무튼 그 장면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심성영에게 뭐라 하는 커리를 뒤에서 변연하가 드리블 치면서 남은 손 하나로 등짝을 툭 밀고 지나가던 거..^^ "야, 커리!! 어디서 죽상 써!! 빨리 플레이 안 해??!!" 이런 의미가 담겨 있었겠죠...^^
@바룬 저도 그장면 기억나요. 커리가 심성영한테 짜증내고 있으니 변선수, 커리야 그러고있을시간에 골밑으로 들어가서 자리나 잡아,라고 하듯이 밀던 장면, 빵 터졌어요.
@아이폰 몇쿼터에요
보고싶네요
누가 플짤좀 올려주면 안될련지요!
@케비도령 지난 신한전. 다시보기. 53분 30초 경부터요. 드리블 친 게 아니고, 서서 한 손으로 공을 잡고 그랬네요..
이런 폭넓은 분석을 한 관전기 좋네요ㅎㅎ무작정 경기 한두번으로 어느 팀은 약하네 뭐네 단정짓는 것보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