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돌아다닌 아이의 아주 짧은 이야기
-사유에, 김선희
“하아…”
노란 모래가 가득한 사막. 그리고 그 사막을 낙타 등에 타고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앞으로 나아가는 한 여자라고 보기엔 어려운, 그렇다고 소녀라고 보기에도 너무 큰 아이는 이 사막을 며칠 째 헤매는 중이었다. 물은 이미 다 떨어진 지 오래인데다 이 상태에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은 무리였기에 낙타에게 기대 계속 걷는 것 밖에는 별 도리가 없었다.
“더워, 덥다고.”
아이는 얼굴까지 찌푸려 가며 아무도 못 들을……아니, 그 낙타와 자신 밖에는 못 들을 말을 내뱉었다. 더운 사막 아래 있어서인가……. 머리가 찡하면서 아파왔고 거무튀튀한 색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하늘에서 들려오는 지독하고 지겨운 소리와 함께 낙타의 발이 모래 늪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왜 날 도와주지 않는 거니?」
따지는 듯한 날카로운 목소리. 아이의 이성의 끈을 놓게 하고 결국은 폭주해서 미쳐버리게 하거나 결국 자살해버리는 것에 일등공신일 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로프가 되어 아이의 목을 죄어왔지만 아이는 가끔 켁켁 댈 뿐 폭주하지도 않았고 미치지도, 죽지도 않았다. 그리고 자살하지도 않았다.
“지겨워….”
아이는 점점 더 죄여오는 로프를 잡았다. 며칠 전에 하늘에서 아이의 몸을 적셔주려고 내린 차가운 비의 말이 생각 났다.
「넌, 참 독하게도 버티는구나. 그 정도 버티는 것도 신기한데? 네가 아마 다른 세상에서 태어났다면 대단한 사람이었을 거야.」
그 말을 기억하면서 모래 늪에 빠진 아까운 낙타를 버려둔 채 혼자 빠져 나오고 로프를 끊으려 사투했다. 로프가 너무 죄여와서 목에 상처가 나 피가 약간 흘렀지만 이 상처를 챙길 시간이 없었다. 이 지독한 사막을 건너면 분명히 오아시스라거나, 풀과 물이 지겹도록 잔뜩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고 있기 때문에 정말로 아이는 빨리 다른 곳으로 가고 싶었다.
얼마쯤 걸었을까. 결국 아이는 불을 내보이는 천막이 보이는 곳으로 뛰어가듯 걸어서 천막의 문으로 보이는 곳 앞으로 가서 소리 쳤다.
“누구 있어요?”
“……….”
대답은 없었다. 매정한 주인이라고 생각하며 천막 안으로 들어서자 천막이 말을 했다.
“넌 누구니?”
“그냥, 하늘에게 지친 여자. 주인은 없어?”
모자를 벗으며 붉은 볼에 손을 댔다. 뜨겁다. 자신의 몸이지만 뜨겁다고 느꼈다.
“야, 나 물 마시고 싶어.”
아이가 두리번거리며 염치 없이 물을 찾았고 천막은 그런 아이를 보며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남의 집에 들어와서 미안하단 말 한마디 없이 물부터 찾는 꼴이라니……다른 사람들이라면 ‘미안합니다.’ 또는 ‘실례하겠습니다.’로 말을 시작할 텐데 말이다.
며칠간 소녀는 주인이 돌아오지 않는 천막에서 천막의 도움을 받아 하늘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단 며칠뿐이었고 결국 매정한 주인이 돌아와 내쫓기고 말았다. 며칠만 더 있게 해달라고 빌기까지 했는데……. 아이는 투덜거리며 그 천막에서 충전된 몸을 놀려 앞으로 나아갔다.
한달 쯤 됐을까. 아이의 몸은 다시 그 천막에서 지내기 전 모습과 같아져 있었다. 하늘은 언제나 그랬듯이 아이의 목을 옥죄여왔고 아이는 이젠 반응하기도 힘들다는 듯 그 로프를 내버려두고 있었다. 목을 죄여올 때마다 하는 말을 듣고 있을 뿐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하늘은 뭐가 더 화가 나는 것인지 더 조여왔다. 그 때 아이의 목에 바람이 몰려들어 로프를 풀어냈다.
「벌써 포기 하는 거야?」
약간의 모래를 끌고 온 바람의 입김에 아이는 시원함을 느꼈다. 그리고 하늘은 그 아이를 내려보다가 표정이 너무 밝기도 하고 괴롭히는 건 지금은 질리기도 해서 지나쳐 가버리고 말았다.
「벌써 포기하는 거냐고 물어보고 있잖아.」
다시 한번 시원하게 물어보는 바람의 목소리에 하늘에게 목을 조여 지친 아이는 작은 목소리로 대꾸했다.
“차가운 비가 이만큼 버티는 것도 상당히 대단한 일이라고 그랬어.”
아이는 너무도 뜨거운 모래 바닥에 누워버렸다. 이젠 정말로 싫다는 듯 눈을 꼭 감고 있는 아이. 아이는 뜨거운 태양을 피해 한 팔로 눈을 가렸다. 바람은 살랑살랑 입김을 불어주며 말했다.
「넌, 잘 버티고 있잖아. 여기서 멈추면 안돼. 힘을 내!」
바람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아이는 그 소리에 질린 듯 했고 그래서 그런지 그 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거의 무시하는 듯 했다.
“그만해, 힘 내라는 소리 질린단 말야. 이젠……진저리가 나.”
아이가 짜증을 내며 말했다. 하늘에게 13년 동안 괴롭힘을 받으면서도 아주 잘 열심히 버티고 있던 아이가 이젠 무너진 것 같았다. 하늘은 거의 맨날 후라이 팬에 나물을 볶듯 아이를 달달 볶았고 하늘을 도우면 다른 곳에서 아이는 욕을 얻어먹어왔다. 그것 때문에 하늘을 돕지 않았고 하늘은 그것에 화가 나 아이를 계속 괴롭혔다. 아이는 그 상황을 설명해도 하늘은 듣지 않으려고 했고 이젠 아이도 설명해주기가 싫어져서 그저 당하고만 있었다.
“너도 이런 거지? 할 말 없으니까. 이 말 해줄게. 그러니까 빨리 죽어버리던지 해버려.”
「…….」
“이젠, 정말 지쳐. 그 천막으로 돌아가고 싶어. 누가 나 좀 지켜줘..제발, 누구라도 좋으니 날 죽여줘.”
「…….」
바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물샘이 말라버려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아이는 울면서 그 말을 하지 못했고 그 말이 왠지 불쌍해 보였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바람을 느끼며 그저 킥킥 웃고 말았다. 이젠 눈물 샘이 말랐으니 웃기라도 해야겠다. 라는 심정인 것 같았다.
「넌 강해. 그러니까 계속 버텨야 하고 악착같이 살아야 해. 그리고 힘내야 한다구.」
바람은 시원하다 못해 차가운 입김을 후후 불면서 말해서 덕분에 어린애 같던 목소리가 더 어려진 것 같았다. 아이는 그저 피식피식 웃으며 바람의 입김을 맞을 뿐이었다.
“바람, 바보.”
아이는 이 한마디만을 내뱉고 입김을 불어주는 바람 몰래, 이 사막을 건너 오아시스로 간다는 기억을 잊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강을 건너고 말았다.
* * *
안녕하세요. 사유에입니다. 이 글은 노팬 고래 [펜이던가…?] 오빠와 대화할 때 오빠가 해준 말이 아주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한번 생각나서 끄적거려봤어요. 이렇게 빨리 끝낸 소설은 처음인 듯하네요.
처음 까페에 올리는 것이니 좋은 말씀 많이 해주세요. 지적도 받습니다……만,
전 지적에 깔끔하게 대답할 힘이 없어요. [미안합니다. 하하하?]
수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휘날려 썼기 때문에 여기저기 이빨 안 맞습니다. 죄송합니다. […….]
변명은 없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무슨 짓을 해서든 30살 이내에 죽어버릴 거야.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넌 육십살 이상일 때 죽도록 해. [...]
사유에 사람죽는대 ㅡ,ㅡ간섭이가 죽고싶으면 죽고 살고싶으면 살고 그사람의 결정이다 뭐 나름대로 비월 이도 ㅡㅡ 나보다 멋지게 살아줬으면 하는걸~
-_-...오라비 쯜.
다시 한번 오빠 즐. ㅡㅡ
우와. 엄청 잘썼는걸. 나보다 훨씬 잘쓴다. 진짜.
칭찬 고마워. 하지만 지금의 내 눈엔 만족 스럽지 않아. [엉엉]
와우 잘 썼다!!
와우, 땡큐.
이 대단한 묘사 +ㅁ+ 감동적이다 사에!! [유후] 잘썼는걸~~~~~앞으로 더 멋진 글 많이 남겨주길^^ 글구 죽는다는 말 너무 자주 하지는 말어;
아잉, [유후~♡] 죽는다는 말이 이뻐보여서. [..]
묘사가 좀 불필요 할정도로 많이 들어있다는 생각이 들어..길다고 다 좋은건 아니지..아무튼 교훈적인 글이구나..
무슨 교훈?.. [갸웃갸웃] 여전히 불필요 묘사가 많다..라... 우움; 고마워. 바꿔볼게요.
바람이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