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가의 뜨거운 감자인 영어 시험 토익·토플 대체는 수험생들에게 부담을 줄 뿐 아니라 매년100억에 이르는 국부가 유출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달28일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제2대 인사혁신처 수장인 김동극 처장에게 공무원 영어 시험 개편은 수험생들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많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소병훈 의원은“공무원 영어과목이 토익 등 영어능력검증시험으로 변경되면 공무원 시험과 동시에 토익을 준비하면서 드는 시간이나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더 큰 문제는 이 비용 중 일부가 미국으로 유출된다는데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 의원은“7급 공채를 보는 약6만6천명(2016년 기준)의 응시생이6번만 토익시험을 본다고 해도 응시료는176억원이며 이중10%가 미국ETS사에 로열티로 지급된다”며“7급 공무원 시험 한 번 치르는데17억원이 넘는 국부를 외국에 유출하는 것이며,여기에 향후9급 공채 인원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면 유출금액은100억 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즉 향후 영어능력검증시험제도가9급 공채까지 확대될 경우80억원에 달하는 국부가 추가로 유출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지적에 대해 김동극 처장은 수험생 부담이 가중되고,국부가 유출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영어 시험 토익 대체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김동극 처장은“기존 독해 위주의 영어 시험을 독해와 듣기 등이 혼합된 영어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하기 위함”이라며“공무원 수험생 대부분이 토익과 토플 성적을 갖고 있어 오히려 현행처럼 국가시험을 보면 이중으로 시험을 준비해야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또 김 처장은“영어능력검정시험은 일정 성적만 넘으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고득점을 위해 시험을 여러 번 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소병훈 의원은“제도에 문제가 있으면 바꾸는 게 맞고,더 좋은 제도가 있으면 바꾸는 게 맞다”며“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공무원 시험과 같이 수십만명의 당락이 걸려있는 사안은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