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편집장님. 호주 방송의 한국 개고기 소비 비하방송을 보고
호주에서 공부중인 8학년(한국으로는 중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조기유학이 아닙니다. 오해마십시요. 아버지 직장관계로 3년 예정으로 이곳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겨레에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엊그제 호주 국영 텔레비젼 방송인 ABC(한국의 KBS)에서 한국인들을 문화적으로 열등한 민족으로 비하하는 특집방송을 내보냈기 때문입니다.
마땅히 화풀이 할 곳도 없고(어제 실은 학교에서 아이들과 이 문제로 대판 말 싸움을 벌였습니다)해서 여기에 글을 씁니다.
그런데 더욱 화가 나는 것은 방송중 인터뷰 대상자로 나온 한국여자분들의 한국에 대한 자기비하발언이 너무나 충격적이기 때문입니다.
방송 내용은 이렇습니다.
이 방송은 8일 저녁, 특파원코너라는 프로그램에서 “한국에서는 사람이 개를 물고 있다”는 말을 시작으로 개고기 소비에 대한 보도를 하더군요.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진행자는 “사람이 개를 물고 있다”(Man bites dog)라는 설명과 함께 개고기 판매장면과 도살장면을 아주 상세하게 보여주데요. 그런데 이게 모두 몰래 카메라더라구요.
서울의 동대문 시장과 장충동 시장에서 개고기 머리부분을 오랫동안 비춰주면서 "한국인들은 못 먹는게 없는 민족"이라고 하더군요.
또 한국에는 6000 여개의 보신탕집이 성업중이며 “한국인들은 사람의 가장 친한 친구인 개를 먹어치우고 있는 중”이라고 하데요.
여기까지는 참을만 했습니다.
드디어 문제의 한국여자들이 등장하더군요. 젊은 아줌마들이지만 저는 '여자'들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나이만 들었다고 모두 존경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DOG'S CAFE'라는 곳에서 인터뷰한 한 젊은 한국여자는 애완견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이러더군요. 그 여자는 영어로 떠뜸거리면서 “한국인들은 정신적으로 심각한 결함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고기를 먹는다. 참 웃기는 나라다”고 하더군요.
저는 순간 화가 치밀어 벽을 주먹으로 쳤습니다. 그런데 다음에 나오는 여자는 더 가관이더군요.
무슨 동물 단체 대표라는 한 여자아줌마는 취재중인 호주 방송 기자에게 이렇게 친절히 설명하더라구요. “한국인들은 맛을 내기 위해 개를 10여분간 죽도록 팬뒤 학살한다" "한국인들은 참으로 잔인함을 즐긴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 여자는 또 “한국의 보신탕업자들은 식용으로 사육된 개만 사용하고 있다고 하지만 정말 그런지 의문이 간다”하더군요. 그러면서 화면에는 창살에 갇힌 애완견들만 비쳐주더군요. 그런데 이 창살에 갇힌 개들이 식용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애완용으로 판매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더라구요. 언뜻 보면 마치 한국인들은 이런 조막만한 애완견들도 먹어치운는 나쁜 사람들로 생각될 수있더라구요.
이 방송은 또 한국사람들은 월드컵을 맞아 외국 관광객들에게 개고기 햄버거와 개고기 샌드위치 개고기스튜 등을 판매하는 등 대대적인 개고기 소비 촉진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보도하더군요.
악의적인 호주방송들도 문제지만 여기 나온 한국여자들은 더 문제인 것같습니다.
저도 개고기 먹는 것 싫어합니다. 그래서 우리아버지께 "개고기만큼은 드시지 마셔달라"고 가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이번 호주 방송에서 나온 한국 여자들은 너무 심했습니다.
자기들이 동물애호가면 애호가였지, 왜 한국사람들을 팔아먹습니까? 왜 문화적으로 열등한 민족이라고 함부로 말합니까? 왜 한국인들이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습니까? 호주 국영 ABC는 호주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큰 국영방송으로 호주전역에 방송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는 밤 9시대에.
이 방송을 본 호주사람들은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물론 호주놈들은 더욱 밉습니다.
우리 아버지에 따르면 호주는 한국때문에 먹고산다고 합니다. 실제 제가 숙제때문에 인터넷 사이트에서 찾아본 자료에 따르면 이렇습니다.
2000년의 경우 한국은 호주와의 교역에서 20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한국은 호주에게 수출 3위 국가이더군요.
그런데도 호주는 한국을 열등한 국가 취급을 하고 있습니다.
유학생 비자 발급에서 쉽게 알수 있습니다. 호주는 한국을 최하위 저개발 국가와 같은 발급 3등급 국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이나 베트남보다 한 등급 아래인 아프리카 오지의 국가들과 같은 수준입니다.
우리 외교관들은 무엇하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저는 반드시 외무부 장관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잘못된 사실들을 고칠것입니다. 꼭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