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리족의 전통춤, 블루 마운틴, 오페라하우스를 보다.
(호주, 뉴질랜드 여행기2)
靑松 박 현 호
10.12일 ‘로토루아’ 근교의 레드우드 수목원으로 갔다. 유명한 영화 ‘쥬라기공원’ 촬영 배경장소이다. 우리나라의 수입 원목인 적목(赤木)의 원시림이다. 목재는 산책로, 전망대 제작에도 쓰는 붉은색 목재로 잘 썩지 않는다. 아마 이곳에서도 많이 수입하는 듯하다. 뉴질랜드 정부초청 받은 한국인 소장이 책임자로 있다고 한다.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삼림욕 산책코스를 한동안 걸으니 맑고 푸른 정기와 수풀 내음으로 기분이 상쾌해 졌다. 버스로 조금 이동하여 ‘테푸이아’ 지열지대로 갔다. 여기 저기 암반과 수풀사이로 하얀 수증기가
피어오른다. 대략 한 시간 간격으로 20~30m 높이로 솟아오른다는 ‘포후두’간헐천(Geyser)의 장관은 시간이 없어 보지 못했다. 이곳 관광단지내 구내식당에서 일행과 점심을 먹고 마오리 민속춤 실내 공연 장소로 갔다, 마오리족 특유의 코를 부비며 인사 하는 법, 현란한 민속복장의 무희들이 함께 노래 부르며 춤을 춘다. 우리들 귀에 익은 뉴질랜드 연가 ‘포카레카레아나’는 민속노래로 이곳 원산지인 민속노래로 화음합창곡으로 감명 깊게 들었다. 근육질의 마오리 전사들이 창을 들고 추는 전쟁 춤(war dance) 은 전쟁의 두려움을 없애고 용기를 북돋우는 의식이리라. 옛날 마오리족은 얼굴에도 문신을 하고 혓바닥을 내말며 적을 위협하면서 전쟁에서 이기면 진 사람을 먹는 식인풍속이 있었다고 한다.
10.13일 아침, 뉴질랜드 관광을 모두 마치고 오클랜드 공항에서 호주 시드니행 비행기를 탔다 호주 ‘콴타스’항공사에서 제공하는 기내식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약 3시간 반을 비행하여 오전10시반경 시드니공항에 도착했다. 뉴질랜드와의 시차는 -2 시간이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현지 가이드 S씨가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한다. 곧 바로 호주의 그랜드 캐년으로 불리는 국립공원‘블루마운틴’으로 갔다 유네스코 지정 자연유산인 공원이다 , 특이한 푸른색 산이란 이름은 군생하고 있는 ‘유칼립투스’나무의 잎에서 발산하는 방향성 기체가 햇빛에 반사되어 산 전체가 푸른 빛으로 보인다고 하여 부친 이름이란다. 산정에 오르는 교통수단이 다양하다, 바닥을 포함하여 모든 방향이 유리로 된 스카이웨이, 50도 경사의 궤도열차 ,케이블카를 차례로 타고 한 동안 발아래에서 떨어지는 하얀 폭포 ,푸른 원시림, 고생대 단층작용으로 생긴 황토색지층 등을 보며 산에 오르니 경관의 바뀔 때 마다 동승한 관광객들은 탄성을 자아낸다. 케이불카에서 내려 수풀이 욱어진 오솔길을 걸으니 폐광된 석탄 탄광입구 동굴이 보인다, 호주는 자원 부국으로 우리나라의 포항제철에 공급되는 유연탄 수출 국가이다. 메아리를 들을 수 있다는 에코 포인트에서 블루마운틴의 광활한 절경과 원주민의 슬픈 전설이 깃던 ‘세 자매봉’의 암벽이 석양에 반사되어 황금색으로 변하는 것을 보며 이곳의 관광을 마쳤다.
10.14일 시드니에서 남쪽으로 약 40분 이동하여 ‘심비오’ 동물원으로 갔다. 이 동물원의 특징은 호주 토종 야생 동물들을 모아 놓은 곳이다. 선체로 망을 보는 자세의 미어 켓, 코알라, 캥거루를 관람했다. 이곳의 대표적 동물인 캥거루는 별도 초지에서 관객이 만져보고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중식 후에는 시드니에서 120km남쪽의 ‘키아마’해안 마을로 갔다 , 하얀 등대가 있는 전망대에서 일망무제 남태평양의 파란 수평선과 끝없이 뻗은 해안에 부서지는 하얀 파도를 굽어보는 경치를 즐겼다, ‘키아마’블로우 홀은 바닷물이 솟아오르는 물 분수를 볼수 있는 관광명소이다. 다시 시드니 중심가로 이동하여 한식으로 저녁을 마친 후 시드니항의 야경을 보기 위해 ‘하버 브릿지’쪽으로 이동했다. 싱글 아치(single arch)형 다리로 세계에서 네 번째 긴 다리로 총길이가 1149m이다. 내가 유심히 본 것은 약 100년 전에 지어진 이 다리는 당시 용접기술이 개발되지 않은 시대로 파리의 에펠 탑처럼 리벳공법(rivet, 철 구조물 이음방식)으로 호주 자체기술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있다, 불연듯 1994년 한국의 성수대교 붕괴 사건을 떠올렸다. ‘지은 지 1세기가 넘은 이 다리도 까딱 없이 사용하고 있는데! 참 국제적으로 망신스런 사건이었다.’ 세계3대 미항중 하나라는 시드니항을 굽어보았다. 부연 밤안개가 내리는 다리 위에는 조깅에 열중하는 젊은이들이 오간다 . 다리 아래로 유명한 오페라하우스의 둥근 지붕들이 수줍은 새악씨의 볼처럼 어둠속에서 분홍빛으로 아름답다.
10.15일 시드니 시민이 즐겨 찾는 다는 ‘본다이 비치’(Bondi Beach)로 갔다 .우리나라 해운대 해수욕장을 연상케 한다. 넓은 황금빛 모래사장과 부드러운 모래의 촉감이 무척 인상적 이었다. 아직 여름 해수욕 철이 못 돼 파도소리만 한가롭다. 다시 시드니항의 주요관광지를 해상에서 둘러보는 크루즈 유람선을 탔다, 전망이 좋은 상갑판으로 올라가니 쏟아지는 햇빛, 흰 포말을 일며 미끄러지는 배를 “끼룩 끼룩” 소리 내며 따라오는 갈매기 떼의 날개 짓이 평화롭다. 어젯밤 야경으로 보았던 오페라하우스의 지붕들의 곡선이 한낮의 햇빛을 받아 하얗게 빛난다. 마치 스튜디오에서 하얀 속살을 들어낸 누드모델의 눈부신 나신(裸身)을 보는 듯 그 부드러운 곡선에 한동안 정신이 황홀했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건축물의 아름다운 자태를 놓치지 않으려고 유람선의 움직이는 방향이 따라 여러 각도에서 렌즈에 담아보았다. 배에서 내려 널따란 계단을 오르며 이 웅장한 건축물을 가까이에서 감상했다. 이곳과 연결된 해변에 있는 ‘로얄 보타닉 가든’은 넓은 푸른 잔디, 키 큰 고목 ,각종 꽃과 조각으로 꾸며진 공원을 산책했다. 시드니만의 푸른 바다와 초목들이 점점 석양으로 물드는 늦은 오후 ’보타닉 가든‘을 끝으로 관광일정을 모두 마치고 10.16일 아침 시드니공항에서 A항공의 10시 반에 출발하는 귀국 비행기를 탔다.
에필로그 : 인생의 황혼인 희수를 바라보는 나이에 여행의 즐거움을 찾아 오래 전부터 꿈꾸던 남반구의 나라. 호주, 뉴질랜드를 여행했다. 단번에 가을에서 봄으로 거꾸로 간 계절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번잡하고, 따분한 일상에서 훌쩍 떠나는 해외관광여행은 노년에서도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일임에 틀림없다. 기행수필형식으로 쓰려고 노력했지만 한낱 여행일기 같은 초라한 글이 되었다 해외여행이 대중화된 오늘날, 남의 연애 담처럼 여행기는 별로 흥미를 끌지 못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들인 해외관광여행이 한때의 즐거움과 잊기 쉬운 추억들로 묻어버리기는 아까워 기록으로 남기고 다른 글과 함께 정리하여 나의 문고로 출간할 심산이다. 이 여행을 있게 해준 H여행사, 가족 ,친지들에게 감사한다.
첨부: 여행사진
마오리족 조형물 근육질의 마오리족 전사
심비오 동물원 캥거루 블루마운틴 세 자매봉
오페라하우스 야경 오페라하우스 전면
첫댓글 에필로그가 특별합니다.
방콕하면서 이렇게 2개국을 여행한 듯
잘 정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문고 출판도 기대하겠습니다^^*
청송님 단 '톡' 방에서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이곳에 여행기를 올려주셔서 앉아서 여행하였습니다
그곳의 사진을 첨부하여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