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경질 더비를 앞두고 있는 지금 허정무호에 대한 작은 소회를 밝히고자 합니다. 오늘의 경기결과에 따라 여론의 향방은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겠지만 그의 축구에 대한 저의 애정마저 완전히 식지는 않을 듯 합니다.
흔히들 허정무 이전의 사령탑이었던 베어벡의 예를 들면서 1년만에 수비조직력을 완성도있게 구축해 놓았지만 아쉽게도 사임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수비전형의 핵심을 담당하는 두 센터백(김진규와 강민수)의 소속팀이 허정무의 전남이었다는 사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은 듯 합니다.
비록 그리스를 1:0으로 격파한 이변을 연출한 베어벡이었지만, 스쿼드가 부상으로 약화되었다고 하나 아시아권팀을 상대로 수비형 미드필더 두명을 박아 놓고 롱패스 위주의 소위 뻥축구를 해대며 당시 주전스트라이커인 이동국에게 이렇다할 골찬스 하나 전술적으로 제공하지 못했던 그에게 허정무에게 가해지는 만큼의 혹독한 비판이 가해졌던 적이 있나 싶습니다.
K리그의 성적을 바탕으로 선수를 뽑아야 되지 않느냐는 여론의 압박이 심했던 적이 있습니다.
양현정이라는 걸물이 등장해서 빠른 스피드와 날카로운 왼발크로스로 신인왕을 거머쥔 적이 있습니다. 오른발잡이 아리랑크로스를 올리는 건대출신 레프트윙백 보다 프로리그에서 입증된 선수를 쓰는 것이 당연하지 않냐는 의견들은 일견 타당해보였습니다. 하지만 허정무는 끝끝내 고집을 부리며 오른발잡이를 왼쪽 윙백에 고정시킵니다. 그게 이영표입니다. 아직은 "국내감독으로는 무리"라던 박지성의 언급은 회자되나 허정무의 선임을 반기던 이영표의 "허정무감독과는 이겼던 기억뿐"이라는 멘트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투지넘치는 포항의 윙백, 정대훈의 올대승선을 당연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여론의 압박에 못이겨 중국전에서 발탁하여 써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선에는 연대인맥으로 뽑힌 게 아니냐는 비아냥을 받던 청대출신 선수가 기용됩니다. 그게 송종국이었습니다.
훅 불면 날아가버릴 것 같다던 본프레레의 조소와 그 정도 유망주는 세계에 널렸다는 베어벡의 평가절하로 반짝 유망주에 그치나 싶던 박주영을 꾸준히 기용하였던 것도 허정무고, 최태욱과 최성국이 있는데 인성에 문제가 있고 경험도 일천한 풋내기 이청용을 대표팀 주전으로 기용하는 건 무리가 아니냐는 날선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던 것도 허정무입니다. 스위퍼나 수비형미들로만 기용되던 기성용을 전방에 배치시켜 대표팀의 공격의 시발점을 맡긴 것도 허정무고, 만년 후보선수이던 곽태휘를 당시 대표팀 부동의 주전인 김진규와 트레이드 끝에 전남의 핵심선수로 키워낸 것도 허정무입니다. 양상민이라는 대학을 갖 졸업한 선수를 리그 정상급 윙백으로 키워낸 후 삼각트레이드 형식으로 유망주에 불과했던 김치우를 받아들여 다기능 멀티플레이어로 조련시킨 것도 허정무입니다.
선수발굴 하나만 잘하는 감독일지도 모릅니다. 아마 도중에 좌초되어 남아공에는 관람객이나 해설자의 입장에서 참가할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역대 프로축구감독중에서 뚜렷한 리그성적 하나 거두지 못했는 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전소속팀 지지자들로부터 허정무 감독만큼이나 꾸준하고도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감독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그렇게도 성적을 못냈으면 경질설에 휘말려야 함에도 허정무 감독이 전남에서 경질설에 휘말렸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박항서 감독에게는 외람된 말씀이지만 허정무는 그저 전남의 수장으로서만 어울리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용인에서 유망주나 발굴하며 노년을 보내는 게 안락한 노후생활을 즐기는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대표팀 감독으로 허정무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아무리 길어봐야 5개월입니다.
황선홍은 똥볼, 유상철은 홈런왕. 김태영은 동업자 무릎 박살내는 악질...
지금은 누구도 그들을 그렇게 부르지 않습니다.
허정무가
무재배의 달인, 허접무, 공한증을 깬 한국축구의 수치로 남을지 아니면
사우디도 날려버렸듯,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징크스인 월드컵 원정 16강마저 깨뜨리는 징크스 브레이커가 될 지
모든 것은 그의 능력과 의지, 천운에 달린 일입니다.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ps: 소위 자동문 콤비라 불리는 리그 14위팀의 주전수비수 조용형, 강민수.
그런데 사람들은 알고나 있을까?
막상 조용형과 강민수가 소속팀에서 같이 호흡을 맞췄던 적은 그리 많지 않았다는 걸..
조용형은 8주간 부상으로 빠진 적이 있고 그가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되지 않아 강민수조차 2개월간 부상으로 빠진 적이 있다는 걸.
리그 8실점한 그 경기도 경기전의 행사참여 여파, 선수들과 감독간의 심각한 불화에서 기인한 태업성 플레이와 상대 공격수에게 어시스트하는 골키퍼의 문제가 겹쳤다는 걸.. 알고서나 그렇게 조롱을 해대는 걸까?
첫댓글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동감한다...진짜 까대기만 할줄아는 ㅄ들이 여기 종종있다 ,씨이발인지 먼지 하는 ㅄ이 그중 으뜸이더라
넌 일단 까대기에 대한 정면반박이나 하고 씨부려라. 논리적으로 대응 못하는 주제에 이런 리플을 달다니..
나도 씽크로의 포지션별 밸런스가 좋다는 의견은 대체 뭘 근거로 하는건지 모르겠던데~ 까대는 꼬라지가 눈꼴시면 이 글쓴이처럼 제대로 된 글을 써보던가
감독에 대한 정당한 비평은 발전적인 면을 기대하게 하지만 그저 좆도 모르는 ㅄ들이 비평아닌 비판만 해대니 내가 답답해죽겠더라
그래도 난 허정무가 왜 계속 강민수를 쓰는지 이해를 못하겠는데. 강민수가 k리그에서 뛰는 경기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국대에 출전해서 뛴 경기는 많이 봤는데, 진짜 별로던데. 아마추어가 캐치하지 못하는 무언가를 허정무는 꿰뚫고 있는건가? 어차피 지금으로선 허정무를 믿고 월드컵까지 쭉 갈 수 밖에 없고, 작년 한 해 동안 또 생각보다 잘해왔기 때문에 올 초 동아시아 대회에서 삽질한 것만 갖고 무작정 깔 수는 없는 노릇이지. 잘됐으면 좋겠다.
내친구도 강민수가 있는한 수비는 안심할 수 없다고 그러더라. 물논 난 그런거 모름
히딩크도, 코엘류도, 본프레레도, 아드보카트도, 베어벡도 줄기차게 욕먹고 매번 경질론이 나오던 게 우리나라 인터넷이니까.. 욕 먹는 건 어쩔 수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