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골뱅이골목…40년 추억 재개발에 사라질 운명
골뱅이는 동해에서 나는 물레고둥과의 고둥을 두루 이르는 말로, 쇠고둥이라고도 한다. 살이 부드럽고 야들야들하며 단맛이 나는 골뱅이는 동해 전역에서 흔하게 잡힌다. 골뱅이는 원래 고둥을 이르는 사투리였으나, 현재는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말로 자리 잡았다. 이 골뱅이를 파채와 함께 매콤새콤한 양념으로 무쳐내는 골뱅이무침은 대표적인 골뱅이 요리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을지로 3가역 11번 출구와 12번 출구 사이의 ‘수표로’는 골뱅이 무침을 전문으로 하는 오랜 전통의 골뱅이 집들이 모여 있어 ‘을지로 골뱅이 골목’이라 불리는 유명한 길이다. 을지로는 일제강점기 시절 금융기관과 각종 상회가 밀집한 경성의 상업 중심지였다. 또한 영화관이 이 일대에 몰려있어 영화 홍보 전단을 인쇄하는 업체와 조선시대부터 있어온 한지 가게들로 자연스럽게 인쇄 골목으로 성장하게 됐다. 을지로 골뱅이 골목은 이 인쇄 골목을 기반으로 탄생하게 됐다. 골뱅이무침은 원래 인쇄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구멍가게에서 내놓던 인기 술안주였으나 구멍가게들이 골뱅이 가게로 업종을 변경하면서 지금의 골뱅이 골목이 형성됐다. 그러나 현재 을지로 3가 일대가 재개발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철거를 앞두고 있어 을지로 골뱅이 골목 상권은 그 여파로 확연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주변 상인들은 하나같이 장사가 예전 같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재개발이 확정된 후 을지로 골뱅이 골목 내 상가의 가격이 많이 떨어져 현재 매물은 많지만 거래는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이제는 상권으로서의 영향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을지로 골뱅이 골목을 취재했다. |
▲ 서울 지하철 3호선 을지로 3가역 11번 출구와 12번 출구 사이의 ‘수표로’는 골뱅이 무침을 전문으로 하는 오랜 전통의 골뱅이 집들이 모여 있어 ‘을지로 골뱅이 골목’으로 불리는 유명한 길이다. 지도는 을지로 골뱅이 골목 내 주요 점포 위치도. ⓒ스카이데일리
1983년 지하철 2호선 을지로 구간이 완공된 이후 이 일대에는 회사와 은행 등이 속속 들어섰고 자연스럽게 오피스 타운이 만들어졌다. 주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증가하면서 을지로 3가와 충무로 인쇄업체 노동자들에게 골뱅이를 술안주로 팔던 구멍가게들은 하나 둘 골뱅이무침 전문점으로 업종을 바꿨다. 그렇게 해서 형성된 상권이 을지로 골뱅이 골목이다.
40여년 역사의 골뱅이 골목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근처에 늘어선 고층빌딩들과 묘하게 대조를 이루는 곳이다.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만큼 골목 내 대부분 가게들은 나름의 노하우를 지니고 있어 수십 년째 단골인 손님들도 상당수라고 한다.
퇴근길 골뱅이에 맥주 한잔하며 직장인 스트레스 날리던 곳
주변 골뱅이 가게 상인들에 따르면 일러도 저녁 6시는 돼야 골뱅이 가게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시작된다. 퇴근길에 맥주 한잔 하러 오는 직장인들과 단체 회식 손님들이 주를 이룬다. 회사원들이 주 고객이다 보니 주말에는 아예 영업을 하지 않는 집도 있다.
을지로 골뱅이 골목은 골목 초입에 위치한 ‘영동 골뱅이’에서 태동됐다. 영동 골뱅이는 1968년에 이 골목에서 처음으로 가게 문을 열었다.
▲ 을지로 골뱅이 골목은 초입에 위치한 ‘영동 골뱅이’에서 태동됐다. 영동 골뱅이는 1968년에 이 골목에서 처음으로 가게 문을 열었다. ⓒ스카이데일리
영동 골뱅이의 사장은 원래 현재의 자리에서 식료품점을 하며 가게 앞 노상 테이블에서 손님들이 간단히 먹을 수 있도록 골뱅이 통조림과 맥주를 팔았다고 한다. 이후 점점 골뱅이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본격적으로 골뱅이 무침 가게로 업종을 변경했고, 45년 넘게 세월동안 이 골목의 터줏대감으로 남아있다.
영동골뱅이 관계자는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골뱅이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이 몇 집 되지 않았으나 1990년대에 접어들어 직장인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골뱅이집이 속속 생겨나 지금의 을지로 골뱅이 골목이 형성됐다”면서 “대다수 가게들이 골뱅이를 부업으로 팔다가 아예 골뱅이 집으로 본업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상인들 “재개발 때문에 손님 줄고 장사 의욕도 없어”
을지로 골뱅이 골목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1990년대에는 여름이면 골뱅이에 맥주를 마시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4~5년 전까지만 해도 한집 걸러 한집이 골뱅이 가게이던 시절이 있었으나, 이 일대가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몇 년 사이에 4~5집이 문을 닫았다. 현재 을지로 골뱅이 골목에는 십여 개 정도의 골뱅이 집이 남아 손님들을 맞고 있다.
▲ 4~5년 전까지만 해도 한집 걸러 한집이 골뱅이 가게이던 시절이 있었으나, 이 일대가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몇 년 사이에 4~5집이 문을 닫았다. 현재 을지로 골뱅이 골목에는 십여 개 정도의 골뱅이 집이 남아 손님들을 맞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한 골뱅이 가게 관계자는 “날이 갈수록 매출이 줄더니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면서 한 달 사이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며 “골뱅이 골목의 성수기인 여름철이 멀지 않아 힘겹게 버티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날이 더워지면서 실내보다 실외를 선호하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게 밖에 테이블을 설치해야 되는데 단속이 심해 가게를 운영하는 데 큰 애로사항이 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골뱅이 가게 관계자는 “손님이 줄어든 건 둘째 치고 언제 재개발에 착수해 철거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하루하루 마음이 불안해 장사를 하려는 의욕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상가 가격 하락에 매물 쏟아져…부동산 “거래 성사 잘 안 돼”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을지로 골뱅이 골목이 위치한 수표로 내 상가 임대료는 10평 기준으로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200만원 정도, 권리금은 1억원 수준이다.
▲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을지로 골뱅이 골목은 재개발 소식으로 가격이 많이 하락해 매물이 많이 나와 있는 상태지만 거래는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부동산 관계자는 “재개발 소식으로 가격이 많이 하락해 매물이 많이 나와 있는 상태지만 거래는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익이 많이 남는 골뱅이 집들만 그나마 유명세 때문에 어느 정도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편이며, 골뱅이 골목 내 다른 식당들은 매출이 많이 줄었다”며 “한마디로 상권이 죽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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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좋은 정보 너무 감사합니다~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