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로 들어가라
열차가 출발하기 위해 문이 닫히는 순간
안에 있는 사람들은 듣기 싫어도 네가 하는 말을 듣게 된다
...
6개월만 네 몸을 빌리자
그러면 목발 없이 똑바로 걷게 해 주겠다
교통사고로 잃게 된 발목 기능으로
평생 목발을 짚고 살아야 한다는 현실은
모든 것을 잃은 상황에서 다시 죽으라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현실에서 심령으로 다가온 주님의 음성은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진 나에게 빛처럼 내려온 동아줄이었다
그 동아줄을 잡고 의무적으로 시작한 지하철 전도는
예수님께서 기도의 습관이 있으셨듯이(눅 22:39)
전도의 습관이 되어 시간만 되면
바로 전도용 복장으로 갈아입고 사역지로 나오도록 한다
지하철 전도 23년째이면
이제는 심적인 여유가 생길 만도 하건만
할 때마다 무척 긴장되고 떨리면서 별생각이 다 든다
꼭 이렇게까지 전도를 해야 하나
이렇게 한다고 해서 회개하는 사람도 없어 보이는데
오히려 이런 행동으로 인해 교회를 더 욕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일단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내가 아닌 성령께서 나를 사용하는 것이 느껴진다
"형제들아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노니 내가 전한 복음은 사람의 뜻을 따라 된 것이 아니니라
이는 내가 사람에게서 받은 것도 아니요 배운 것도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 말미암은 것이라"(갈 1:11~12)
나 같은 자가 어찌
때에 따라 시대의 맞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으며
성령에 사로잡히지 않고서야
어찌 23년이라는 기간을 이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이번 주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지하철 전도를 나올 수 있었다
전도 메시지를 바꾸고부터
...기본에 충실한 메시지 참조
전보다는 반응이 나아 전도하는 내내 시험도 덜 든다
그래서 전도 나가는 것에 부담을 덜 느낀다
오늘은 더 나가야만 하는 일이 있었다
내 전도 사역을 응원해 주시는 분이 계시는데
아이들 방학 기간이니
가족이 식사라도 하라며 느닷없이 돈을 보내 주셨다
당시 오늘까지 지하철 전도를 해야
이번 주도 하루도 빼놓지 않는 기록을 세운다는 부담이 있었다
그럴 때 지하철 전도를 통해
인연이 돈독해진 분께서 보내 주신 돈이니 분명 주님의 응원이었다
"여호와가 너를 항상 인도하여 메마른 곳에서도 네 영혼을 만족하게 하며
네 뼈를 견고하게 하리니 너는 물 댄 동산 같겠고 물이 끊어지지 아니하는 샘 같을 것이라"(사 58:11)
토요일 오후
각자의 목적지로 향하는 사람들을 향해
주님께서 살아계셔서 지금도 우리 삶을 역사해 주신다고
그러므로 수고하고 무거운 짐은 다 내려놓고
평안 가운데 살아가시라고 힘껏 외쳤다
"큰 회중 가운데에서 나의 찬송은 주께로부터 온 것이니
주를 경외하는 자 앞에서 나의 서원을 갚으리이다
겸손한 자는 먹고 배부를 것이며 여호와를 찾는 자는 그를 찬송할 것이라
너희 마음은 영원히 살지어다"(시 22:25~26)
날마다 은혜 가운데 살도록 하시는 내 아버지는 이런 분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