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나 슈얼 지음/ 위문숙 옮김/ 조성헌 표지 및 본문 일러스트
332쪽 / 140*205mm / 2021년 10월 25일 / 값 13,000원
ISBN : 979-11-85934-74-7 03840
주 대상: 청소년, 일반 성인, 초등 고학년
주제: 동물이야기의 고전, 세계고전문학, 애나 슈얼, 동물권리, 동물보호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오래도록 가장 많은 사랑을 받으며,
세상과 사람들을 움직이게 한 동물 이야기의 고전
동물들이 쓰고 버리는 물건처럼 여기던 시대에 동물 권리와 동물 보호에 대한
생각과 사회에 변화를 가져온 소설
“아! 전에는 그랬지. 그런데 아무 소용없더라. 사람들은 최고로 강하거든. 그런 사람들이 아무 감정도 없이 잔혹해지면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참고 또 참으며 끝까지 버텨야 해. 제발 끝이 나면 좋겠어. 그냥 죽으면 좋겠어. 죽은 말들을 본 적이 있는데 그들은 분명히 아무런 고통이 없을 거야. 내 소원은 일하다 쓰러져 죽는 거야. 그러면 도살장으로 안 끌려가도 되잖아.”
- 263쪽
1877년 영국에서 출간된 《블랙 뷰티》는 온몸이 검고 머리에 하얀 점이 있어 주인이 ‘블랙 뷰티’라는 이름을 지어 준 말이 자신의 삶을 1인칭 시점에서 자서전 형식으로 쓴 소설입니다. 사람이 아닌 동물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블랙 뷰티》가 동물 시점에서 자서전 형식으로 쓴 첫 번째 책은 아니지만, 책을 쓴 애나 슈얼은 블랙 뷰티를 사람처럼 생각과 감정을 가진 존재로 그려냈습니다. 말의 삶과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여 책을 읽는 독자들은 다른 동물 이야기에 나온 어떤 동물보다도 블랙 뷰티에 공감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책을 보는 동안 블랙 뷰티가 되어 말들의 슬픔과 고통, 기쁨을 생생하게 느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동물 학대, 동물 권리, 동물 보호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말과 기르는 동물이 쓰고 버리는 물건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한 것입니다. 말에게 씌우는 고삐나 재갈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어, 영국에서는 멈춤 고삐의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동물 학대 방지를 위안 법에도 영감을 주었습니다. 또 《블랙 뷰티》는 열약한 마부들의 환경에도 변화를 주어, 사람들과 세상을 움직이는데 영감을 주고 영향을 끼쳤습니다.
《블랙 뷰티》를 쓴 애나 슈얼은 열네 살 때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오다 다리를 심하게 다쳐 장애를 안고 살아야했습니다. 다리를 다친 뒤로 말은 애나 슈얼에게 이동 수단이 되었습니다. 애나 슈얼은 자신의 말을 사랑을 하게 되었고, 주변의 다른 말들에게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애나 슈얼은 몸이 불편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말의 고통과 슬픔을 잘 이해했습니다. 애나 슈얼은 건강이 나빠져 얼마 살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말을 위한 소설을 쓰기로 결심합니다. 책 《블랙 뷰티》는 애나 슈얼이 침대에 누워 간신히 몇 줄을 쓰거나 내용을 말을 하면 어머니가 대신 받아쓰고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서 6년 만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블랙 뷰티》는 출간 2년 만에 미국에서 100만권 넘게 팔렸으며, 몇 년 사이에 세계에서 5천만 권 이상 판매가 되어 어린이와 어른이 모두 읽어야할 고전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블랙 뷰티》는 말 블랙뷰티의 일대기일 뿐만 아니라 동물을 대하고 다루는 인간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이기도 합니다. 동물에 대한 인간의 부당한 행동과 사회적 악습을 꼬집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애나 슈얼은 <블랙 뷰티> 작품에 지주 계급과 노동 계급의 생활상을 묘사하면서 19세기 말의 영국 사회에 대한 예리하고도 균형 잡힌 시각도 드러내고 있습니다.
《블랙 뷰티》 는 미국의 저항적인 사회 소설인 《톰 아저씨의 오두막》과도 자주 비교됩니다. 노예 제도에 반대하여 쓴 《톰 아저씨의 오두막》처럼 《블랙 뷰티》 역시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분노를 이끌어내서 사회를 변화시켰기 때문입니다.
블랙 뷰티의 삶과 모습을 선그림으로 담아낸 그림과
완역으로 만나는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고전
작가 애나 슈얼은 《블랙 뷰티》를 어른들이 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말에게 친절과 동정심과 이해심과 배려를 베풀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블랙 뷰티>를 썼다고 밝혔거든요. 책이 나오고 전 세계에서 5천만 권 판매가 되면서 어른뿐만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들도 읽어야할 고전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블랙 뷰티》로 어른들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도 동물 학대와 권리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동물 보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블랙 뷰티》 책은 1877년 출간된 원고를 기본으로 완역을 하였으며, 블랙 뷰티의 삶과 모습을 잔잔한 선그림으로 표현한 일러스트가 책을 읽는 재미와 즐거움을 더해 줍니다.
도토리숲 ❛나와 모두의 클래식❜ 시리즈
도토리숲 ‘나와 모두의 클래식’은 어린이와 어른 모든 세대가 함께 읽고 즐기며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세계 여러 나라 고전 문학을 선별하여 펴내는 고전 문학 시리즈입니다. 《블랙 뷰티》는 ‘나와 모두의 클래식’ 첫 번째 책입니다.
옮긴이의 말
애나 슈얼이 남긴 《블랙 뷰티》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읽어야 할 고전으로 자리매김했어요.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감동과 함께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 주었지요. 사람들은 동물 학대와 권리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동물 보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답니다.
“고통은 지나갔고 나는 집에 편안히 있다. 잠에서 아직 깨어나지 못한 몽롱한 순간에는 여전히 버트윅 과수원에서 옛 친구들과 사과나무 아래에 서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위의 블랙 뷰티의 말처럼, 책 속에서 블랙 뷰티는 행복한 결말을 맞이합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블랙 뷰티를 통해 깨닫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 위문숙(옮긴이)
차례
제1부
1. 어린 시절의 고향_9 │ 2. 사냥_14 │ 3. 길들이기_20 │ 4. 버트윅 영지_27
5. 올바른 시작_33 │ 6. 자유_40 │ 7. 진저_43 │ 8. 진저의 또 다른 이야기_50
9. 메리레그스_56 │ 10. 과수원에서 나눈 이야기_62 │ 11. 좋은 본보기_71
12. 폭풍우 몰아치던 날_76 │ 13. 악마의 표시_82 │ 14. 제임스 하워드_87
15. 늙은 마부_92 │ 16. 화재_97 │ 17. 존 맨리의 이야기_104 │ 18. 의사에게 가다_111
19. 모르고 저지른 일_118 │ 20. 조 그린_122 │ 21. 작별_128
제2부
22. 백작 저택_137 │ 23. 자유를 위한 투쟁_144 │ 24. 앤 아가씨와 달아난 말_149
25. 루번 스미스_159 │ 26. 사건의 결말_165 │ 27. 초라한 신세_169
28. 대여용 말과 마부들_174 │ 29. 런던 멍청이들_180 │ 30. 도둑_189
31. 사기꾼_193
제3부
32. 말 시장_201 │ 33. 런던의 승객용 마차_208 │ 34. 전쟁터에 나간 말_214
35. 제리 바커_222 │ 36. 일요일의 마차_232 │ 37. 황금률_240
38. 돌리와 진정한 신사_247 │ 39. 쌩쌩이 샘_253 │ 40. 가여운 진저_259
41. 푸줏간 주인과 말_263 │ 42. 선거_268 │ 43. 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_271
44. 늙은 캡틴과 그 자리에 들어온 말_278 │ 45. 제리의 새해_285
제4부
46. 제이크스와 친절한 부인_299 │ 47. 불행한 시절_306
48. 농부 서러굿과 손자 윌리_313 │ 49. 마지막 집_320
옮긴이의 말 《블랙 뷰티》 작품에 대해 _ 모든 생명체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_326
본문에서
내 기억 속의 첫 번째 장소인 넓고 근사한 목초지에는 맑은 연못이 있었다. 연못 둘레의 나무들이 물 위로 그림자를 드리웠으며 한가운데에는 물풀과 수련이 자라났다. 울타리 한쪽 너머에 농사짓는 밭이 보였고 맞은편 울타리의 출입문 너머로는 주인집이 보였다. 목초지 위쪽은 전나무 숲이 울창했으며 아래에는 시냇물이 가파른 둑을 따라 졸졸 흘렀다.
나는 아주 어렸을 때 풀 대신 엄마 젖을 먹었다. 낮에는 엄마와 나란히 달리다가 밤이 되면 엄마 곁에 바싹 붙어 잠들었다. 더우면 연못 둘레의 나무 그늘에서 쉬었으며 추워지면 전나무 숲 가까이에 세워진 따듯하고 아늑한 헛간에서 지냈다.
-9쪽
고든 대지주가 대답했다.
“존의 이야기가 맞구려. 이런 경쾌한 말은 처음 타 보는 것 같소. 이 말을 뭐라고 부르고 싶소?”
“에보니 어때요? 정말 새까만 말이잖아요.”
“저런, 에보니는 아닌 것 같소.”
“당신 숙부님의 말 이름을 따서 블랙버드라고 부르는 건요?”
“아니오, 이 말은 블랙버드보다 훨씬 잘생겼소.”
주인마님이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정말로 아름다워요. 얼굴이 상냥하고 착해 보이는 데다 눈동자는 맑고 초롱초롱해요. 까맣고 아름다운 말이니까 블랙 뷰티라고 부르는 것은 어때요?”
“블랙 뷰티, 그래요. 정말 좋은 이름 같구려. 당신만 좋다면 그렇게 부르리다.”
그렇게 내 이름이 정해졌다.
- 36쪽
“300파운드가 그냥 날아가 버렸군. 더구나 내 오랜 친구가 보낸 말들이라 안타까울 뿐일세. 그 친구는 이 말들에게 알맞겠다고 생각하여 나에게 보냈건만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군. 밤색 말은 열두 달 정도 지켜봐야겠어. 그때 가서 어떻게 할지 결정하자고. 그렇지만 검은 녀석은 팔도록 하지. 안됐지만 무릎이 저런 말을 내 마구간에 둘 수는 없어.”
진저에게 작별인사도 하지 못했다. 내가 끌려갈 때 서로 히힝 말 울음소리를 냈을 뿐이다. 진저는 울타리를 따라 힘껏 달리면서 내 발굽 소리가 사라질 때까지 나를 불렀다.
- 172쪽
나는 찢어질 듯 아픈 마음으로 코를 진저에게 갖다 댔다. 아무래도 진저를 위로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진저는 나를 만나서 기뻤는지 이렇게 말했다.
“너는 나의 하나뿐인 친구야.”
그로부터 얼마 뒤 마차 한 대가 죽은 말을 싣고 마차 대기소를 지나갔다. 마차 밖으로 머리를 떨구고 있었으며 생기 없는 혀에서 피가 천천히 똑똑 떨어졌다. 그리고 퀭한 눈동자! 그 광경이 너무 끔찍해서 차마 말을 못하겠다. 그것은 목이 길고 가느다란 밤색 말이었다. 이마에 하얀색 줄이 보였다. 틀림없이 진저였다. 꼭 진저이기를 바랐다. 그래야만 진저의 모든 괴로움이 끝나기 때문이다.
- 264쪽
작가 소개
지은이 애나 슈얼(Anna Sewell, 1820년 3월 30일~1878년 4월 25일)
1820년 영국 노포크의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 메리 라이트 슈얼은 시인이자 작가였습니다. 애나 슈얼은 어린 시절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리를 심하게 다쳤는데, 치료를 잘못하여 평생 불편한 채로 살아야 했습니다. 다리를 다친 뒤로 말을 타고 다니면서 말에게 깊은 관심과 사랑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1871년, 앞으로 얼마 못 산다는 선고를 받고는 죽기 전에 말을 위한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합니다. 애나 슈얼은 책을 쓰는 동안 건강이 무척 나빠졌지만, 침대에 누운 채로 내용을 말하거나 간신히 몇 줄을 쓰면 어머니가 옮기는 작업을 하여 6년 만에 책을 낼 수 있었습니다. 애나 슈얼은 《블랙 뷰티》 책이 나온 뒤 5개월 뒤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옮긴이 위문숙
대학교에서 사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서양사를 공부했습니다. 지구촌의 좋은 책들을 즐겁게 우리말로 옮기고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이런저런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동안 옮긴 책으로 《끊어진 줄》, 《루머의 루머의 루머》, 《망고 한 조각》, 《걸어다니는 초콜릿》, 《꼬마 책 굿》, 《모든 것은 상대적이야》, 《지구》, 《고대 이집트》, 《내 옆의 아빠》 들이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오로라 탐험대, 펭귄을 구해 줘!》, 《세상이 너를 원하고 있어!》, 《한눈에 쏙 세계사 3》, 《윤리적 소비와 합리적 소비, 우리의 선택은?》, 《4차 산업혁명,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까?》, 《아프리카 원조, 어떻게 해야 지속가능해질까?》 들이 있습니다.
표지 및 본문 일러스트 조성헌
제주도에서 그림을 그리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 삶의 다양한 결을 떠올리게 하는 세밀한 터치와 따뜻한 동심으로 가득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