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봄이었으니 딱 10년전 요맘 때다.
무대는 95년 카타르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아시아 1차 예선이 벌어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였고.
당시 원흥재 감독과 박윤기 코치가 팀을 이끌었고, 김황호 GK 코치가 또 문단속에 각별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현재 프로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변재섭 박성배 신상우 박경환 등이 한국팀의 주축을 이뤘으며, 바로 그 멤버에 안정환이 끼어 있었다.
서울기계공고를 졸업하고 아주대에 갓 입학한 안정환은 플레이메이커를 맡고 있었는데 그라운드에 나서면 그렇게 귀태가 나고 귀여울 수가 없었다.
호리호리한 몸매에 스포츠형으로 짧게 자른 밤송이 머리, 가무잡잡하게 그을린 피부, 수줍음 가득한 머쓱한 미소….
한눈에 순진함과 어리숙함이 확 느껴지는 애송이 그 자체였다.
지금의 오빠부대가 그 때 안정환의 모습을 봤더라면 아마 여럿 쓰러졌을 것이다.
물론 공도 기가 막히게 찼다.
최전방으로 넣어주는 깔끔하고도 예리한 패스며, 물 흐르듯 매끈한 문전 돌파며, 이따금씩 날리는 중거리슛까지 어느 하나 나무랄 데가 없었다.
발끝 감각이 남달라 프리킥은 도맡아 찼다.
열여덟의 어린 나이였지만 공을 감아차면 실버들처럼 낭창낭창 휘어져 골문 상단의 한구석으로 꽂히곤 했다.
메르데카경기장 취재석에서 한국팀 훈련을 내려다보던 현지 기자들이 앞다퉈 누구냐고 물어왔을 정도로 안정환의 볼다루는 기술은 특출났다.
축구를 맡은 지 3년째라 깊이가 없던 기자였지만 "저 녀석 틀림없이 나중에 큰일 낼 거니까 두고 보라"며 흥분했었다.
고교시절 축구와 훈련에 대한 거부감으로 몇 차례 도망을 간 전과가 있어 언제 축구판에서 사라질 지 모르는 녀석이라는 모 지도자의 귀띔도 있었지만 기자는 이미 안정환에게 빠질 대로 빠져 있었다.
나중에 일부 지도자가 체력이 약하고 몸싸움을 피하는 등 단점이 많은 선수라며 낮은 점수를 매기기도 했지만 결국 안정환은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선수로 성장했다.
기자의 안목이 뛰어났던 게 아니라 애초부터 안정환의 재주는 엄청난 성공을 담보하고 있었던 것이다.
콸라룸푸르에서 처음 만났을 때 마냥 귀엽고 가냘퍼 보이기만 했던 애송이 안정환.
어느새 훌쩍 나이를 먹어 한 가정을 꾸리고 2세까지 봤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따름이다.
여하튼 올시즌에도 골 팡팡 때려넣어 이름값도 하고, 귀하디 귀한 첫딸도 건강하게 잘 키우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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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시어머니 안금향씨(46)가 사기, 절도 및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된 후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오던 축구스타 안정환(27)의 아내 이혜원씨(24)가 한 주간지와 인터뷰를 하면서 그동안 이들 부부가 겪은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이씨는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오빠에 대한 기사(가정사)가 나온 날은 정말 힘든 하루가 됐다. 운동 갔다 오면 방에 들어가 나오지도 않고, 혼자서 끙끙대며 참아내려 애쓰는 모습이 정말 불쌍했다. 오빤 자랑스럽지 못한 가족사로 구설수에 오르는 걸 무척 견디기 힘들어했고, 한국에 들어가기가 겁난다고 말할 정도였다”며 안정환의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전했다.
이씨는 또한 지난 5월31일 열린 한일전에서 안정환이 골 세리머니 때 보여준 팔 문신(HYE WON LOVE FOREVER)과 관련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가슴 뭉클한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어머니가 구치소에 수감되고 연일 어머니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심적 고통을 겪은 안정환은 특히 아내 이씨에게 가장 미안해하고 가슴 아파했다고 한다. 하루는 저녁을 먹고 맥주를 마시는데, 안정환이 자신의 불우하고 처절했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처음으로 꺼내며 “혜원이가 엄마를 이해해준다면 정말 고맙겠다”고 했다는 것. 이씨가 “당연히 시어머니와 당신을 이해한다”고 위로하자 안정환은 다음날 아내에 대한 고마움에 문신을 새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안정환뿐 아니라 이씨 역시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안씨가 사채업자들에게 쫓겨 도피생활을 하느라 시어머니 없이 결혼식을 치러야 했고, 시어머니가 구속된 후에는 언론에서 끊임없이 남편과 시어머니의 갈등을 침소봉대해서 보도했기 때문이다. 그의 심정을 듣기 위해 수서에 있는 이씨의 친정을 찾았다. 지난 6월2일 안정환이 입소한 후 이씨는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환과 이씨는 한국에 올 때마다 이곳에 머물렀다.
기자의 방문에 처음엔 문을 열지 않은 채 “딸이 없으니 돌아가라”던 이씨의 친정어머니는 30분쯤 지난 후 “찾아온 손님을 문전박대하는 것은 차마 예의가 아닌 것 같아 할 수 없이 나왔다”며 모습을 보였다. 그는 기자의 질문에 말을 극도로 아끼며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 혜원씨가 지금 집에 없다고 했는데, 어디를 갔나?
“뭔가 배우러 다닌다. 그래서 아침에 나갔다 저녁에 들어온다.”
- 요즘 이씨의 근황, 그리고 마음고생을 하는 딸을 지켜보는 친정어머니로서의 심경을 듣고 싶다.
“지금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했을 때 그것이 언론에 보도되면 또다른 오해를 가져와 사돈댁과 갈등이 생긴다. 심지어 ‘두 사람이 예쁘게 살고 있다’ ‘혜원이가 뭘 배우고 있다’는 기사가 나와도 비난을 받는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정말 기자들에게 입을 뻥긋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 안금향씨가 언론보도에 대한 섭섭함이 많은 것 같다.
“모자간의 작은 오해를 언론이 계속 들쑤시면서 갈등을 증폭시켰다. 언론에서도 이젠 몸도 편찮은 분(안금향씨를 지칭)이니까 그냥 놓아두었으면 좋겠다.”
- 독자들이 잘못 알고 있는 안정환 모자의 갈등을 해소시키기 위해서라도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 아닌가?
“어떤 말도 사돈댁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뿐이다. 더는 갈등을 조장하는 기사를 싣지 않기를 바란다. 정환이가 운동에만 전념을 하면 좋겠는데 주위에서 도와주지 않아 답답하다. 정환이도 오죽하면 (일본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민을 가고 싶다고 했겠나.”......(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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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각별한 느낌을 안겨준 인터뷰이는 안정환이다.경기 후에 짤막하게 소감을 밝히는 것을 제외하곤 정식 인터뷰엔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그와의 인터뷰를 잡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해 J리거 탐방 기사를 진행하면서 가장 먼저 접촉한 게 안정환이다. 당시 시미즈팀에서 뛰고 있던 그를 시즈오카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별도로 구단 허락이 필요한 인터뷰였지만 안정환이 직접 해결한 상태였고, 특유의 말쑥한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터라 분위기도 좋았다. 문제는 쉽지 않은 인터뷰 팩트였다. 안정환이 매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진짜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사생활에 대한 질문들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질문을 던졌다. “당신에게 엄마는 어떤 존재인가?” 그후 안정환이 털어놓은 얘기는 어느 매체에서도 볼 수 없는 진솔한 것들이었다.
엄마는 여전히 부담스런 존재다, 자신은 엄마 손에서 성장한 기억이 없고 줄곧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축구 선수로 얼굴이 알려지면서 엄마가 나타났다, 엄마 나름의 고생이 알려졌지만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안정환의 엄마라는 명목으로 벌려놓은 일들에 대한 뒷감당을 해야 했다는 것까지 불우한 성장기를 진솔하게 털어놨다. 그라운드에서 보여줬던 제왕의 이미지와 도저히 매치시킬 수 없는 얘기들도 이어졌다.
어렸을 때 굿 구경을 다닌 이유가 굿이 끝난 뒤 제물을 챙겨 할머니에게 전해주려고 했다는 것부터, 처음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 오렌지라는 걸 처음 먹었다는 얘기, 훈련캠프에서 나올 때는 할머니에게 챙겨드리려고 오렌지를 싸왔다는 얘기, 지금은 아이가 생겼지만, 엄마 성을 따른 자신의 호적을 설명하는 게 싫어 아이를 갖지 않으려 했다는 얘기까지. 덧붙여 일면식도 없는 아버지를 왜 언론에서 궁금해하는지, 수많은 선수들 중에서 왜 유독 자신의 사생활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큰지에 대한 불만도 털어놨다. 스포츠 전문 인터뷰어로서 이전부터 안정환에 대해서 알고 있다곤 했지만, 그런 개인사를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은 컸다. 안정환은 볼에 대한 욕심도 많고, 무뚝뚝하다는 이유로 건방지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하지만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안정환은 인생에 대한 생각도 많고 똑똑한 선수다. 언론의 무차별 자극이 그를 자꾸 웅크리게 만드는 것 같아 아직까지도 안타깝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 이영미(<일요신문> 기자)
이런 기사볼때마다 느끼는건, 안선수 엄마 잘못된 삶을 살긴 했지만, 어쩜 안정환선수 땜에 않밝혀져두 될 엄마의 인생두 다까발려지는거구, 또 이런걸 더욱 흥미로워하는 나를 포함한, 사람들이나 기자들...흑~ 난도 안정환 별루지만, 인간적으로 볼땐 그래두 된놈이다 싶다는....
첫댓글 안정환 인생 넘 파란만장.......어후 성공했으니 망정이지~ 아내도 잘만나고 이혜원...... 안정환부부 더이상 욕안먹었으면.......
안정환 이름알려지니까,어머니가 나타났다는 얘기는 처음 듣네요.안정환 좋아하지는 않는데,맘고생 많이 하고 자란거같아요.자기 키워준 할머니에 대한 사랑은 진짜 극진하던데...-_-
이런 기사볼때마다 느끼는건, 안선수 엄마 잘못된 삶을 살긴 했지만, 어쩜 안정환선수 땜에 않밝혀져두 될 엄마의 인생두 다까발려지는거구, 또 이런걸 더욱 흥미로워하는 나를 포함한, 사람들이나 기자들...흑~ 난도 안정환 별루지만, 인간적으로 볼땐 그래두 된놈이다 싶다는....
어렸을때 안정환이 엄마한데 몇백원이었지? 여튼 얼마 달라그러더니 시장가서 아빠사온다는 애기듣고 가슴이 뭉클..
정말 안되었어요..아무리엄마라지만.. 자식이 다 감당해줄수없는거잖아요.. 부모가 자식을 다 감싸주기두 힘든데.. 안정환씨..축구에만 몰두하시공!! 운동선수 내조 힘들꺼같아요..늘떨어져있어야하공.. 암튼.!! 이 기사 보니 가슴이 뭉클하네영!!
옛날에 tv에서 안정환이랑 엄마랑 사는거 봤었는데...엄마가 결혼도 안하고 아들뒷바라지 해준다고.그때 모자사이가 좀 어색하다고 느꼈는데..그럼 그때 엄마가 나타난거였군요..-_- 물론 내조도 중요하지만 시어머니 구치소가있었을때 3000만원이었나..? 밍크코트 버젓이 입고나올땐..좀..
안정환 어렸을 때 너무 배가 고파서 양조장 가서 술비지 얻어 먹고 그랬대요.. 그 이야기 듣고 안정환 정말 안됐다는 생각 들었는데..
안정환 할머니한테 집사주고 그랬다던데..안정환 할머니가 안정환 다 키우고 엄마는 바깥으로 돌았다고..-_- 들었어요... 안정환 엄마 전에 안정환 뜨고 씨에푸도 나오고 그랬잖아요...안정환이 그래도 꽤 돈도 주고 그랬을텐데....왜 그렇게 산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