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도, 만지도 섬 여행
강헌모
통영에 들어서자 섬과 바다가 보이는 동네에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바다를 끼고 있는 땅이어서 신선하고 공기가 맑아 살기에 좋을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통영의 건물들이 예술적으로 지어졌는데, 아마 충무공 이순신장군과 연관이 된 도시어서 그럴 것 같다. 대한민국의 베스트 드라이브 코스 한국의 아름다운 길 옆으로 내려다 보이는 섬 풍경이 멋져 보였다. 오늘, 거제와 남해 사이에 있는 섬을 간다. 연대도와 만지도를 가기위해 달아항에 도착한 후 배는 승객을 태우고 목적지를 향해간다. 선장님은 사람들이 듣기좋게 말을 부드럽게 이어나갔다. 승객을 편안하게 모시는 1등 항해사 같았다. 그는 안전을 강조했으며 배가 전진해 가면서 좌, 우로 보이는 섬들에 대해 설명했다. 연대도는 저탄소 섬이고, 전투에서 연기를 피워 방어했던 섬이란다. 만지도는 제일 늦게 사람들이 입주했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욕지도, 연하도, 사량도, 한산도에서 뱃길따라 가면 여수가 나온단다. 지금 한산대첩의 현장의 바다를 가고 있단다. 몇 백년전의 임진왜란이 마치 지금 있는 것 같이 느껴져서 새롭다. 배를 타고 가는데, 가두리 양식장도 보였고, 박섬, 송도, 새섬도 있었다. 연대도에 도착했는데, 마을은 평온했다. 해서 그곳도 살기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에서 10~15분정도 배를 타고 나가면 통영이니 공기 맑고, 경치 좋아 눈이 시원하고, 교통도 그다지 불편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이다.
연대도에서 트레킹을 하면서 섬둘레를 관찰했다. 섬, 바다 언제 보아도 좋은 것 같다. 길은 좁았고, 힘이 들었다. 오르막길을 가는데, 지치고 땀이 났기에 자주 멈추고 싶었고, 숨을 몰아 내쉬었다. 트래킹 할 거리가 약 2Km정도여서 쉽게 마칠 것 같은 생각을 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다리가 불편한 나는 내리막길에 한발 한 발 조심했어야 했고, 가다가 남아 있는 거리를 의식하곤 했다. 의사가 등산을 하지 말라고 했기에 관절에 무리 가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비록 힘은 들었지만 섬길을 밟으며 보람을 느꼈다. 배를 타고 들어간 섬안에 해수욕장이 있어서 특이했다. 그곳이 몽돌해변인데, 해수욕장은 작았고 부드러운 돌맹이들이 많이 깔려 있었다. 일반적으로 해수욕장에는 대개 모래가 펼쳐져 있는데, 그곳은 그렇지 않았다. 나는 그곳에서 손에 잡기에 고운 돌 일곱 개를 주워왔다. 그 곳은 연대도 마을보다 더 조용한 것 같아 행복감은 더했다. 또 해수욕하기에도 조금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았다. 맑은 물에 돌이 누운 풍광과 바위와 바위 사이로 비치는 바다를 보며 도시락을 까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자연의 오묘한 신비앞에 마음이 편했다. 이루말할 수 없는 평화와 행복감이 내 마음안에 꽉 차 있는 느낌이었다. 그 해변과 마을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 같은데, 그런곳이 오히려 더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다시 한번 찾아가고 싶은 곳이다. 하지만 언제 또다시 갈지 모르기에 아쉬운 생각이 든다. 몇 시간동안 섬마을을 보며 연대도와 만지도 사이에 놓인 출렁다리를 건너는데, 그곳의 가운데쯤에 서서 망망대해를 바라보니 생전 처음보는 신비였다. 그냥 바닷가에 가서 바닷물을 쳐다보는 것과는 달라보였다. 가슴이 확 트이는 기분이고, 마음도 많이 시원해져서 좋았다. 햇빛에 투영되어 반짝이는 금물결속의 바다는 말할 수 없는 좋음이었다. 여태까지 본 바다중에 가장 넓은 바다를 본 것 같았다. 연대도와 만지도를 둘러 보고 오는데, 노인을 만나 이야기 하며 아이스크림을 먹고, 율무차를 마셨다. 그는 관광차를 타고 올 때 내 옆에 앉아 가신 어르신이다. 배를 탔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인생을 나보다 많이 사신분이라 그런지 경험이 풍부해서 배울 것이 많았다. 해외 여행도 다녀서 안목도 넓었다. 연대도, 만지도 섬 구경을 마치고 승선시간이 되어 배에 올랐다. 선장님이 다시 이야기를 하셨다. 연대도, 만지도야! 잘 있거라. 하며 손을 흔들어 주라해서 그렇게 하며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여운이 남을 가슴 짠한 말이 아닐 수 없다. 통영에서 여수까지가 700리나 된다 한다. 결코 짧은 거리가 아니다. 그래서 그곳을 한려해상수도라 한다. 통영 달아항에 내릴때에도 선장님은 잘 있거라. 통영항아! 하며 작별을 고했다. 언제 그를 다시 만날지 모르지만 배안에서의 짧은 만남에 승객을 행복으로 이끌어 주신 분이라는 생각을 한다. 33년간 배를 탔다는 그의 재미나는 말솜씨는 좀처럼 잊기 어려울 것 같다. 노인과 함께 통영중앙시장에서 팔팔한 바다생물을 보고 값싸게 판다는 것을 알았다. 버스 인솔자님 말씀대로 통영이 우리나라에서 횟값이 가장 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노인과 함께 건어물 코너에서 사고 싶은 것을 산 후, 통영에서 이름나다하는 꿀방을 샀고, 충무김밥을 맛 보았다. 통영이라는 곳이 바다와 근접해 있어서 위치가 좋다는 생각을 했다. 그곳에 아파트 하나 있으면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니 아파트가 아닌 달세방에서 산다해도 행복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 가보지 않았던 섬에 가서 행복했고, 여행에 함께 한 사람들과 인솔자님의 여행안내를 잘 받아 기쁨의 시간이 되었다. 또 선장님과의 아름다운 만남도 있어서 즐거웠다. 여행의 기쁨중에 하나가 한 번도 만나보지 않았던 사람과의 인연이 아닐까.
섬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은 연대도의 몽돌해변 가기전에 작은 교회가 하나 있었는데, 그곳이 좋게 보였고 한폭의 그림같이 아름다워 보이기도 했다. 외로운 섬에 그런 곳이 있다니! 귀하지 않을까. 또 빛나 보이지 않을까.
도심의 큰 교회에도 평화로웁겠지만 섬에서 만난 작은 교회가 더 평화롭게 보이는건 왜일는지. 그 섬에서 오기가 싫을정도로 좋았고, 거기서 살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그렇게 하려면 어업을 하든지, 노후까지 살아나갈 넉넉한 재산이 있어야 살 수 있으리라. 또 건강도 뒷받침 되어야 가능한 일일 것 같다. 그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살고 싶어도 살지 못할 것 같다. 해서 마음만이라도 든든히 살고 왔다. 몇 년전에 추자도에 갔을때에도 마을이 아기자기한게 평화로워 보여 그곳에서 살고 싶었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섬 트레킹에 힘은 들었지만 오랜만에 하는 것이어서 만족했다. 그래서 또 해 보고 싶다. 비록 관절염이어서 의사의 말을 듣고 등산을 하지 말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지만 무리하지 않게 조심하며 걸으면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폰에 아름다운 배경을 담고, 글을 쓸 수 있어서 행복한 여행이 되었고, 추억에 남을 것 같다.
- 2016년 1월호 월간 한국국보문학 옥당문학상 대상 작품 -
첫댓글 ' 오늘 가보지 않았던 섬에 가서 행복했고, 여행에 함께 한 사람들과 인솔자님의 여행안내를 잘 받아 기쁨의 시간이 되었다. 또 선장님과의 아름다운 만남도 있어서 즐거웠다. 여행의 기쁨중에 하나가 한 번도 만나보지 않았던 사람과의 인연이 아닐까.' 등 행복한 여행 글,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건강하시고 즐거운 생활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