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5일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한 ‘평화의 섬’ 제주도에 가톨릭 정신을 바탕으로 한 생명·평화운동을 펼쳐나갈 새로운 교두보가 마련됐다.
공권력이라는 거대한 골리앗 같은 존재에 맞서 전국 곳곳에서 6800여 명의 다윗이 ‘평화’를 위해 십시일반 모아 보내온 20억 원의 후원금을 토대로 세워진 성 프란치스코 평화센터(이하 평화센터)가 그것이다.
이번에 빛을 보게 된 평화센터 봉헌은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큰 감동을 안겨준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에 바탕을 둔 뜻있는 그리스도인들의 실천적 모색이 거둔 결실이라 기쁨이 더하다. 특별히 올해가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해여서 주님이 주시는 평화의 의미가 더욱 새롭게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
평화센터 건립은 단순히 평화운동을 위한 새로운 공간이 더해졌다는 의미를 뛰어넘는다. 방한 당시 교황은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정의의 결과다. 정의는 관용과 자제를 통해서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평화센터 책임을 맡은 고병수 신부가 “평화센터를 통해 강정마을 주민들의 아픔과 함께하면서 갈등을 치유하는데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밝힐 정도로 강정을 둘러싼 갈등과 상처는 이미 덧날대로 덧나 있다.
이런 가운데 이뤄진 평화센터 건립은 교회사적으로나 사회사적으로도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평화센터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생명과 평화를 실현해나갈 튼실한 못자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평화센터를 통해 주님께서 우리 시대에 주시는 생명의 말씀이 우리 민족과 교회에 새로운 희망이 되길 기원한다. 아울러 이곳에서 한반도는 물론 아시아, 세계를 향한 생명과 평화의 영성이 널리 확산되길 기원한다.
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댓글
검색 옵션 선택상자
댓글내용선택됨
옵션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