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마켓 2층 화장품과 유아 및 애완동물 용품 전문점인 '루이앤도르' 내부의 '일리(illy)' 커피숍에서 손님들이 쇼핑을 하며 음료를 주문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
LA한인타운 6가와 뉴햄프셔의 '도쿄함바그'는 한 달여 전 두 개의 출입구 중 한쪽을 새롭게 꾸미고 '춘풍슈가' 간판을 내걸었다. 짙은색 설탕액이 컵 내부에 퍼지는 독특한 모양에 특유의 맛으로 수많은 중독자를 낳았다는 대만의 브라운슈가 밀크티 전문점을 들인 것이다.
도쿄함바그 관계자는 "넓은 매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심하다가 숍인숍을 결정했고 한인타운에 없는 새로운 맛을 소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인타운에 '숍인숍' 업소가 늘고 있다. 마당몰 웨스턴길 방면 '더페이스샵' 내에 디저트를 파는 '초콜릿체어', 웨스턴길 선상의 디저트숍 '밀크 태번', 7가 선상의 '포차 무대포', 가주마켓 2층의 '루이앤도르(Louie & Dor)'와 '에튀드' 등이 '숍인숍'으로 운영되는 곳 들이다.
'밀크 태번'은 지난해 10월 숍인숍으로 '에그턱'을 선보였다. 주력 상품은 일명 '턱 샌드위치'로 딱딱한 주변을 제외하고 속은 꽉 채운 한국식 퓨전 샌드위치. 떡갈비로 맛을 낸 '로열 웨스트'도 고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알렉스 손 대표는 이미 한인타운에서 '엽떡LA', '오빠 주서리' 등의 업소로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다.
'포차 무대포'는 바로 옆에 '쌈닭'을 두고 코리안 바비큐와 한국식 치맥(치킨과 맥주)을 원하는 손님들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고, 가주마켓 2층의 에튀드는 헤어 살롱 및 메이크업으로 시작해 바로 옆 매장에서 의류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식으로 확장했다.
하지만 '숍인숍'이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노하우를 갖춘 선발 업소들은 끝없는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페이스샵 내 초콜릿체어는 주력 메뉴였던 질소를 응용한 '드래곤스 브레스(Dragon's Breath)' 대신 요즘은 먹을 수 있는 금가루를 뿌린 콜드브루 커피, 곰 모양으로 얼린 커피를 넣은 '곰도리카노', 한국 배를 갈아넣은 히비스커스 아이스티 등에 주력하고 있다.
가주마켓 2층 화장품·유아 및 애완동물 용품 전문점인 루이앤도르의 윌리엄 양 대표도 변신을 강조했다. 매장 내 '일리(illy)' 커피숍을 함께 경영하는 그는 "멋 모르고 숍인숍에 덤볐다간 큰 코 다친다"며 "주력 업종과의 조화를 생각하고 고객 반응도 살피면서 꾸준히 변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년 넘게 숍인숍을 경영하며 그가 얻은 교훈은 당연히 수익성 높은 아이템을 선택해야 하고, 건물주와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설비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매장 운영에 필요한 각종 퍼밋은 별도로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익이 나지 않으면 바로 변신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동안의 '숍인숍' 노하우를 활용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구상 중이라는 양 대표는 "종합상사맨처럼 다양한 경험을 하고 가능성을 믿으며 도전하되 보수적인 소비자를 상대한다는 점을 절대 잊지 않아야 '숍인숍'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주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