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역 배후…사통팔달·업무·주거 발달
‘쇼핑천국’ 강남 지역에 최초로 생긴 백화점은 신세계나 현대 혹은 롯데백화점이 아니다. 지금의 지하철 7호선 강남구청역 사거리에 1983년 세워진 영동백화점이 강남의 첫 백화점이었다. 당시 지하철이 지나는 역세권도 아니었고 단독주택 등 주택밀집 지역이었지만 그때만 해도 이 지역은 영동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백화점상권’이 별도로 형성될 정도로 상권이 활성화됐다. 그러나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 후발업체에 밀리고 또 당시 영동백화점 대표가 여성 연예인들과 대마초를 투약, 구속되면서 이 백화점은 문을 닫게 된다. 이후 영동백화점은 신세계백화점 영동점으로 바뀌었다 1995년 나산백화점으로 다시 문을 열었지만 IMF 타격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어 재개점을 했지만 건물지하 기둥에 균열이 발견돼 10여년간 흉물로 방치되면서 이 지역 상권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게다가 인근에 재개발과 재건축 그리고 지하철 공사 등으로 상권은 침체기를 맞았다. 하지만 최근 지하철 7호선에 이어 분당선이 개통되고 옛 영동백화점 부지에 업무시설인 20층 높이의 ‘POBA 강남타워’가 2011년 9월 준공되면서 새로운 업무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테헤란로와의 연계성과 관세청사거리-청담역을 잇는 중간지역으로 부상하면서 어느 때보다 상권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은 지역이다. 현재는 옛 영동백화점 이면도로로 예전부터 형성된 메인상권인 백화점길(선릉로 131길)과 SK허브 뒤 편 메아리길(선릉로 129길)을 중심으로 상권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대형 오피스텔과 업무시설 그리고 인근 재건축 아파트와 원룸 빌라 등이 속속 들어서면서 이곳은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한 유동인구와 주거인구가 배후수요를 형성한 상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80년대 강남의 ‘백화점상권’으로 통했던 강남구청역 사거리 상권을 취재했다. |
▲ 강남지역 최초의 백화점인 영동백화점은 1983년 현재의 강남구청역 사거리에 세워져 이 지역의 백화점상권을 형성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폐업하고 지금은 업무시설인 POBA강남타워가 자리잡고 있다. 사진 위는 강남구청역 사거리 상권 위치도. ⓒ스카이데일리<그림=최은숙>
잘 나가던 영동백화점이 문을 닫게 된 결정타는 1990년 대표의 구속이 계기가 됐다. 당시 재벌2세와 유명 여자연예인들이 히로뽕 등을 흡입하고 환각상태에서 퇴폐행위를 해온 사건은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다.
당시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구속된 영동백화점 대표 김모씨는 88년 6월부터 연예인 전모씨와 함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뉴월드호텔 등지에서 히로뽕을 흡입하고 환각상태에서 성관계를 맺는 등 3차례에 걸쳐 히로뽕을 흡입한 혐의로 구속됐다. 유명 여배우와 탤런트들은 재벌2세들로부터 300만원~1000만원의 화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후발업체의 경쟁에 밀리던 영동백화점은 대표의 구속 등으로 설립 10년만인 1993년 1월 문을 닫게 된다.
이후 신세계백화점 영동점으로 이름이 바뀌게 되고, 1995년 나산그룹이 인수해 나산백화점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나산백화점은 가격파괴 마케팅전략으로 인기를 모았지만 1997년 IMF 한파를 비켜가진 못했다.
▲ POBA강남타워 옆에는 지난해 7월 18층 높이의 M타워가 준공돼 입주사를 기다리고 있다. 지하철 7호선의 개통은 이 지역을 백화점상권에서 업무지역 상권으로 바꿔놓았다. ⓒ스카이데일리
강남 최초의 백화점 상권 온갖 시련의 시작
나산백화점으로 다시 문을 열고 재기를 시도했지만 1998년 건물지하 기둥에서 심각한 균열이 발견돼 폐쇄 조치가 된 후 이곳은 10여년 동안 강남 한복판의 흉물로 방치돼 왔다.
영동백화점과 나산백화점으로 대표되던 이곳 ‘백화점 상권’은 영업이 어려워지고 또 사거리에 있던 강남구청 마저 현재의 자리로 이전하면서 상권의 중심부가 와해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몇 해전부터 이곳에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하철 7호선이 사거리에 들어서면서 SK허브, 동양패러곤 등의 주상복합시설이 완공됐고 업무시설인 20층 높이의 ‘POBA 강남타워’가 2011년 9월 준공됐다. POBA 강남타워에는 GE, 퀄컴, 랄프 로렌 등 외국회사들이 다수 입주해 있다.
▲ 강남구청역 사거리 논현동 방면에는 업무시설인 POBA강남타워와 오피스텔 SK허브(사진 위)가 들어서고 맞은 편인 청담동에도 업무시설인 금하빌딩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그 뒤로는 아파트가 줄지어 자리잡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또 지난해 7월에는 18층 높이의 M타워가 그 옆에서 입주사를 기다리고 있다. 지하철 7호선의 개통은 테헤란로와의 업무연계성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최근에는 분당선이 개통되면서 강남구청역 사거리가 사통팔달 상권으로 변모를 시작하고 있다.
이처럼 강남 요지를 관통하는 역세권이 형성되면서 소형사무실도 속속 들어오기 시작했고 10년간 진행된 인근 재건축 사업도 마무리됐다. 또 기존 단독주택이 헐리고 원룸촌이 형성되면서 안정된 주거인구도 확보했다. 예전 백화점 상권이 우여곡절을 겪고 10여년에 걸친 변화 끝에 업무 및 주거 상권으로 바뀐 셈이다.
인근 M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이곳에는 테헤란로처럼 대기업 사옥이 들어 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하철이 생기면서 크고 작은 사무실들이 이전해 오기 시작했다”며 “주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젊은 연령층이 많다”고 소개했다.
▲ 예전에 단독주택 밀집지역이었던 논현동 방면은 원룸 등 빌라촌으로 바뀌어 있다. ⓒ스카이데일리
또 옛 영동백화점 뒤 편 단독주택들은 모두 헐리고 지금은 원룸이나 투룸 형태의 고급 빌라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M부동산 관계자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가 80~100만원하는 원룸과 투룸에 젊은 연령층이 상당수 거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구청역 사거리에 대형 오피스텔과 업무시설 그리고 인근 재건축 아파트와 원룸 빌라 등이 생기면서 이곳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유동인구와 주거인구가 배후수요를 형성한 상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풍부한 배후수요 불구 상권 발달은 아직 미미
이처럼 위치상 관세청사거리와 청담역을 잇는 중간지역으로 또 테헤란로 업무지역과의 연계성 그리고 다수의 주거인구를 감안하면 상권발달을 기대할 수 있지만 아직은 활성화된 상권으로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다른 역세권과는 달리 타 지역에서 이곳 상권으로 유동인구를 유입할 만한 메리트가 없어 보인다.
▲ 강남구청역 사거리의 대표 상권인 백화점길 입구 전경. ⓒ스카이데일리
현재 이 지역 상권은 크게 두 곳으로 구분할 수 있다. 옛 영동백화점 이면도로로 예전부터 형성된 메인상권인 백화점길(선릉로 131길)과 SK허브 뒤 편 메아리길(선릉로 129길)이 있는 논현동 상권이다. 또 다른 한 곳은 맞은 편 삼성동과 청담동 아파트 밀집지역이다.
예전부터 불리던 백화점길은 관세청 사거리 방면과 연결돼 이 지역에서 가장 먼저 활성화돼 음식점과 주점이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 또 백화점 길 외에 지하철 2번 출구에 들어선 오피스텔 이면도로인 메아리길 역시 주변 직장인들의 이용빈도가 높다.
역세권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모텔 4~5곳을 비롯해 다양한 바들의 술집들을 제외하면 유흥, 오락시설이 적다.
다수의 부동산 관계자들은 “백화점길과 메아리길은 인근 직장인들과 원룸 빌라촌에 거주하는 연령대가 많이 이용하는 상권이다”며 “관세청 사거리쪽 직장인들과 강남구청 직원들의 회식장소로도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부동산 중개업소는 “관세청사거리와 학동역 그리고 청담역 주변에도 상권이 형성돼 있어 일부만 이곳 상권이 흡수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백화점길 유명 맛집은 전술집(사진 맨위), 맞은 편 메아리길에는 봉평본가메밀촌(사진 중간)이 꼽힌다. 또 지하철 3번출구 전쟁떡볶이 역시 젋은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스카이데일리
이곳 지역의 유명 맛집으로는 전술집, 봉평본가메밀촌 등이 꼽힌다. 백화점길에 있는 전술집은 막걸리를 주종으로 전통주막 같은 분위기를 풍기지만 안에는 깔끔한 인테리어로 남성 뿐 아니라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김치, 감자, 부추전과 함께 어림잡아 30여종이 넘는 다양한 막걸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메아리길 봉평본가메밀촌은 회막국수와 물막국수가 유명하다. 넉넉한 양과 시원한 국수 맛으로 점심때 직장인들이 줄을 서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가 높다.
이밖에 지하철 3번 출구 대로변에 있는 전쟁떡볶이도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다. 이름부터 매워 보이는 이 떡볶이는 무턱대고 맵지는 않다. 적당하게 매워 스트레스 해소에 한 몫한다는 게 인근 젊은 직장인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이곳 논현동 방면 백화점길과 메아리길을 제외하면 동쪽 지역인 삼성동과 청담동에는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밀집돼 있고, 교육시설이 많아 일반 아파트 상가 지역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주택가와 학교 등이 위치해 상업지역 자체가 넓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아파트 거주인구를 대상으로 한 생활필수 업종이 잘 정돈돼 이면도로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 지하철역과 약 400여m 떨어진 강남구청과 강남세무서 신축 공사 지역(사진 위)은 지하철 역세권과는 별도로 형성된 독자 상권으로 볼 수 있다. 청담동과 삼성동 지역은 주택가와 학교 등이 위치해 상업지역 자체가 넓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아파트 거주인구를 대상으로 한 생활필수 업종이 잘 정돈돼 이면도로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돼 있다. ⓒ스카이데일리
이외에 지하철역과 약 400여m 떨어진 강남구청과 강남세무서 인근 지역은 지하철 역세권과는 별도로 형성된 독자 상권으로 볼 수 있다.
C부동산 관계자는 “삼성동과 청담동 아파트 주민들은 논현동에 있는 백화점길 등 소위 먹자골목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며 “강남구청역 사거리와 관세청사거리 직장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 부동산에 따르면 논현동 상권의 경우 실평 기준으로 30평은 권리금 1억원에 보증금 5000만원, 월세 300만~350만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이곳 상권은 지역의 절반이상이 아파트 및 주택단지로 둘러싸여 상권이 형성되기에는 다소 불리한 여건이다. 하지만 소형사무실과 원룸 빌라촌 등이 밀집돼 있고 역세권이 형성됨에 따라 예전의 백화점 상권에서 업무 및 주거지역 상권으로 변모하고 있다.
......................................................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좋은 정보 너무 감사합니다~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