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는 약하지만 한번 해보겠습니다.
일본 만화책의 가격은 여러층이지만
대부분 390엔에서 400엔 수준입니다.
(대강 4000원선이라고 보믄 되겠슴다....)
물론 더 싼 만화책도 있으며 특별판이나 애장본일 경우
1000엔 이상으로 오르기도 하지만요...
하여간 이 책들이 대강 400엔에서 팔린다고 가정했을때
돈에 궁해진 누군가가 이 책을 다시 팔아 용돈을
마련하게 되었다고 해봅시다......즉 중고서점이 여기서 등장합니다.
중고서점은 대강 100엔에 이 책들을 구입하고
150엔에서 200엔 선에서 팔게 됩니다.
반값입니다.....!!
여러분같으면 중고서점에 가서 기웃거리며 신간보다는
중고서적에 관심을 가지지 않겠습니까? 하여간 싸단 말입니다...
물론 중고는 작가에게 개푼의 인세도 없으며 출판사엔
더더욱 수입원이 되지 못합니다....
한마디로 비싼 대여점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거래관계가 성립되는 점에서 훨씬 양심적일 수도 있겠네요...
만화책은 무슨 수를 쓴든 사서보는 거라잖아요....
하여간 이노무 중고시장이 지나치게 커졌습니다.
필자도 동경에 갔을대 번화가인
하라주쿠의 옷가게-분명 작년까지만 해도 옷가게였던 곳이-
거대한 중고서점으로 변신한 것을 보았습니다.
그게 2년 전입니다. 지금은 더더욱 늘어났다고 합디다....
ㅡ.ㅡ;;
골치겠지요....몇권 사면서 싸다고 기뻐했던 게 기억납니다...우후..
그래서 일본 출판사의 머리좋은 양반들은
(아마도)한국을 넘겨다보고 무릎을 탁 칩니다....
이거 출판사에서 아예 대놓고 대여장사를 하믄 되겠다!!!
중고 가격보다 싸게!!! 소장하고픈 놈은 소장하라지....
그렇지 못한 놈은 150엔 이하의 대여료를 가지고
빌려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돈을 출판사와 작가에게
끌어들이리....!!!
중고시장에서 개푼도 안돌아오는 것보단 그게 그나마 이익이리라!!
당연한 논리아니겠습니까?
자아 그런데...여기서 대여권이 등장합니다.
일본에선 그런 개념이 없습니다!!!!!!
그래서 개념을 만들기 위해-즉 장사를 하기 위해
그들은 대여권이라는 엄청난 얘길 하고는 법안제정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다같이 살아나야 한다는 절박감때문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서두...
하여간 일본의 경우와 우리나라의 경우는 달라도 한참 다르지요?
이래서 우리나라의 대여점에 라이센스로 출간되는
일본 만화책들에 대여료를 쥐어줘야 할지도 모르는
엄청난 현실이 도래한 것입니다.....
것두 일본 작가들에게!!!
대여점 주인님들이여....이를 우짜면 좋습니까?
선진국 일본의 이러한 결정에 기대어 한국의 출판사들과 만화가들도
하여간...옆나라에서도 이러니까 우리도 대여권을....하게 된
지금의 현실이 엄청 쓰디쓰군요....
하지만 구원군은 구원군인 것이고 기회는 기회인지라....=.=
그러나 좋은 일만 있을까요?
대여권에 부작용은 없을까요?
만화를 개차반 내지는 후레자식 보듯 하는 이 나라에서,
100원 주고 만화책 빌려보던 사람들이
대여권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결론은 아무 생각 없다 입니다.
만화를 싼값으로 빌려볼 수 없다면 아마도 포기할 것입니다.
그게 만화입니다.
보지 않고는 못배긴다는 사람은
아마 대부분 예전부터 만화를 사던 사람들일 것입니다.
대여점과는 원체 관련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약간의 판매부수 신장은 기대됩니다.
그러나 반대로 절대 안팔리는 만화책들도 나오게 됩니다.
이것은 시장 논리라고 해서 넘겨도 출판사들은
대여점에 공급되던 책들의 판매 급감에 당황할 것입니다...
그 과도기를 넘기기 위해 작가들에게 대여를 허락하라고
위협도 가할 것입니다.
대여점 덕으로 먹고사는 작가도 사실상 상당수 존재합니다.
그 사람들은 대여점이 사라지기를 원치 않습니다....
하여간 이 쪽도 엄청난 이해관계가 교차되는 사회니까요..
총판의 경우는 어떨까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원래 총판은 옛날부터 만화방이라고 불리던
대본소(이것은 대여점과는 아주 다른 개념인데 혼동되고 있군요..)
시절부터 책임지고(?) 만화책을 공급해오던 거대 도매점입니다...
대본소가 대여점으로 대체된 것도 총판의 책임이 아주 큽니다..
그들은 큰 서점과 좀더 넓은 유통구조 속에 만화책을
내놓을 생각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안정을 외치며 소량의 판매들에 안주해 버린 것이지요...
대여점 한 곳이 창업될때마다 적어도 몇천권씩 만화책을
팔아치울 수 있는데 뭣하러 발품팔며 마케팅 비용쓰며
만화책을 팔러 나가겠습니까? 이것은 출판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여점이 무슨 잘못이 있냐고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물론입니다.
대여점은 법적으로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단지 소자본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창업 열기에 편승하여
하필이면 만화를 찍어 사서 장사를 한 죄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것입니다....
여러분의 친구 하나가 작심을 하고
만화책을 수십권 사들였다고 합시다.
그리고 그 만화책들을 보고싶어 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권당 얼마를 받고 빌려주는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여러분들은 그 친구가 쩨쩨하다고 생각하시겠습니까?
친구사인데 그냥 빌려줄 것이지...젠장! 이라고
생각하시게 될 것입니다....아니면 돈주고 산 건데
이익을 봐야 당연하다고 생각하시겠습니까?
만일 그 친구가 모르는 사람이라면요?
돈주고 빌려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실 건가요?
대여점은 그 친구의 확장판입니다.
불법일까요 아닐까요?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이 상황.
대체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일까요?
출판사도 총판도 대여점도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들입니다.
만화가들은 그 사이에 서 있습니다.
여러사람 만화 봐주는 대여점이 왜 나쁘냐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만화가들이 대여점을 싫어하는 이유는
단지 돈을 더이상 벌 수 없어서..
자기 작품의 가치가 신문쪼가리보다 더 떨어지는 것같아서...
라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대여점의 정신적 피해...그것은....
독자 여러분께서 당연히 해당이 됩니다......
그것은 다음 글에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