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閑談)
진솔(眞率)-정직하여 꾸밈이 없는 태도는 아름답다.
구봉 송익필(龜峰 宋翼弼-1534~1599-조선조 선조 때의 학자)은 재상(宰相)인
안당(安塘-1460~1521-조선조 중종 때의 문신)의 이복 남매간인 감정(甘丁)을
송사련(宋祀連)이 처(妻)로 삼아 송익필을 낳았습니다.
송익필은 태어나면서부터 기이하고 걸출하였으며, 문장과 도학이 뛰어나 율곡
선생과 교분이 두터웠습니다.
어느날 송익필이 율곡 선생에게
송익필 : "숙헌(叔獻-栗谷李珥의 자), 나와 사돈(査頓)을 맺는 게 어떤가?"
율곡 : "우리나라에는 명분이란 것이 있지 않는가? 그건 안 될 일일세."
송익필 : "숙헌, 자네도 아직 범속한 인물을 면치 못했네 그려."
송익필이 모친상을 당했을 때, 그의 문인들이 명정(망인의 품계,관직,성씨를
가록한 기/旗)에 무어라 써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송익필 : "숙헌(栗谷 李珥)이 와서 마땅히 쓸 걸세."
조금 있더니 율곡 선생이 조문을 하고 나서 명정을 이렇게 썼습니다.
"私婢甘丁之柩"(사비감정지구 : 남의 집 종인 감정의 시신)
이것을 본 사람들이 모두 놀라 얼굴색이 변하였습니다.
율곡선생이 바르게 쓰고, 송익필이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진솔한 태도는 선비
로서 대학자로서 많은 깨달음을 주고 있습니다.
채근담에 '남의 허물을 꾸짖을 때 너무 엄하게 하지 말라. 그 말을 받아서
감당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하며, 사람을 선(善)으로 가르치더라도 지나치게
고상하게 하지 말라. 그 사람이 들어서 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첫댓글 진솔하면 바보가 되는 세상이 아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