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성격의 초1 여자아이
Q: 초1 여아 엄마입니다.
저와 남편은 직장에 다니고, 제 고모가 아이들 등하교와 식사를 봐주시고, 남편이 주말에만 집에 옵니다. 고모는 집이 지방이셔서 평일에는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고모 손에서 자라서 제게는 엄마 같은 분입니다. 아이들도 고모할머니를 잘 따르고 평일은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서 저보다 더 좋아할 때도 많습니다.
아이가 원래도 예민한 성격이기는 했는데 점점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표정이 많이 어두워졌고, 입맛도 점점 없어져서 먹는 것에도 흥미가 없고, 다정하게 대화를 해보려 해도 얘기를 잘 해주지 않습니다.
4월에도 학교 다니기 힘들고 어린이집 때처럼 누워있고 싶고 하늘나라 가서 편히 쉬고 싶다고 해서 하늘나라에 가면 다시 올 수 없기 때문에 편한지 어떤지 알 수 없고, 우리 가족도 다시는 만날 수 없어서 그런 생각은 하면 안된다고 얘기해줬었습니다. 그때는 학교 입학한 지 얼마 안돼서 적응이 필요한 시기라 힘들어서 그런 거 같았습니다.
그 뒤로 6월 중순까지도 이렇게 심하지는 않았었는데, 갑자기 요근래 열이 나고 목감기가 지나간 뒤로 컨디션이 더 다운돼서 저녁 식사 앞두고 속이 울렁거려서 일단 쉬고 싶다며 저녁도 먹지 않고 잠이 들었습니다. 깨워도 일어나지 않아 아침까지 내리 잔 적도 있습니다. 평소 주말에 자지 않던 낮잠을 엊그제 주말에는 내리 잤는데, 그냥 평범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요즘 무기력한 부분이 심해져서 낮잠 잔 것 마저 걱정됩니다.
밤에 저와 단둘이 누워서 잠을 청하는데 집생활도 너무 힘들다고 합니다. 먹기 싫은 반찬도 먹어야 하고(이것도 많이 양보했는데도 입맛이 원체 없어해서 달걀흰자라도 먹으라고 했는데 그마저도 힘들어진 것 같습니다), 오빠와 다투고 엄마, 아빠에게 혼나는 것 등 너무 힘들어서 지하동굴에서 혼자 살고 싶다고 합니다. 이렇게 어린 아이가 그런 말을 하는 게 너무 놀라고 마음이 아팠지만 동요하지 않고 최대한 침착하게 왜 그러느냐, 지하동굴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뭐 하고 뭐 먹고 사느냐고 물으니 지하동굴에 있다가 하늘나라로 가고 싶다고 다시 하늘나라를 언급했습니다. 한 살 많은 첫째는 동생에게 어지간하면 다 양보하고 ㅇㅇ아 라고 호칭도 다정하게 부르는 착한 오빠입니다. 저와 남편, 고모도 절대 싸우지 않는 갈등회피형 평화주의자 성격인데요.
어떤 점이 아이를 제일 힘들게 하는지 알고 싶고 걱정이 됩니다.
A: 걱정이 많이 되시겠습니다.
일단 어머니께서 작성해주신 글을 토대로 아이가 많이 힘든 상태라고 보여집니다.
우선은 소아과에 가셔서 신체적인 어려움은 없는지를 살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괜찮다면 심리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아이의 기질이나 성향에 따라 어린이집에서 학교에 가는 것처럼 급격한 환경 변화가 적응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교육내용과 학업 수행이 다르고 물리적인 시간이나 담임선생님의 태도 역시 다르기 때문에 아이가 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 외 가정에서의 변화 등을 면밀히 살피고 심리검사를 통해 아이를 다양한 측면에서 도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머니께서 아이의 변화에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하시는 것은 아이에게 불안을 더 상승시키지 않는 방법입니다. 지금처럼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시고 마음을 민감하게 알아차리셔서 읽어주시면서 가능하시면 치료를 일찍 시작하시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예민한 아이, 어떻게 양육해야 하나요?
1.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고 수용하기
예민한 아이를 둔 부모 입장에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서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아이가 매우 유별나 보이고, 친구와 어울리기 힘들어 보이는 행동을 많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억지로 아이의 성향을 바꾸려 하면 아이는 위축됩니다. 아이의 예민함을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평가하고 이를 고치려하는 부모의 행동은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성격발달에 있어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의 기질을 수용하고, 아이 또한 자신의 예민함을 받아들이고 잘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2. 관찰과 반응
예민한 기질의 아이를 둔 부모는 아이를 아이의 관점에서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주 짜증을 내고 우는 아이는 어떤 상황에서 자주 우는지, 왜 그 상황에서 유독 자주 우는지를 중점으로 두고 관찰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어떤 이유로 우는지 물어봐야 합니다. 불안이 높고 예민한 아이들은 짜증을 낼 때 모호한 불편감을 느낄 뿐 정확히 자신이 경험하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설명하지 못합니다. 물어보지 않고 무조건 괜찮다고만 한다면 아이는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어떻게 느끼는지 생각해 볼 기회를 잃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느끼고 있는 불안과 걱정이 그 상황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많이 흥분했거나, 감각적으로 과부하가 된 상태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상황에서는 단호하고 명확하게 안 된다고 가르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한 행동이 남들의 관심을 받고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는 결과로 이어지면 앞으로 아이가 예민함을 조절하기 어려워집니다.
3. 안전기지 제공하기
예민한 아이는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기 전에는 에너지 소모가 큽니다. 따라서, 쉽게 피곤해지고 자주 충전해야 합니다. 특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처럼 예민해지는 상황이 많아질수록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존재나 상황의 유무가 매우 중요해집니다. 이러한 존재나 상황을 ‘안전기지’라고 합니다. 아이가 ‘안전기지’에서 자신이 필요할 때 온전히 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예민한 기질의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 있어 특히 더 중요합니다.
4. 아이가 싫어하는 상황 피하기
예민한 아이를 키우다 보면 ‘조금만 참아보자’라는 말을 자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는 이미 최대한 버틴 뒤 부모에게 표현했을 수 있습니다. 예민한 아이는 자극에 대해 매우 높은 수준의 민감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에 자주 노출 시킨다면 앞으로 아이는 비슷한 환경에서 용기를 내기보다는 회피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무조건 참으라고 말한다면, ‘모두가 할 수 있는데 나만 못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를 이상하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피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 상황에서 아이가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예민한 아이에게는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안정감을 느끼게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향숙 소장님 인터뷰 및 칼럼] >> 한 가지 물건에 집착/교우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학생
[상담 후기] >> 개별 및 사회성 치료 초등 저학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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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소장님]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아동복지학과 박사 (아동심리치료전공)
상담 경력 25년, 대학교수 및 외래교수 경력 30년
현) KG 패스원사이버대학교, 서울사이버평생교육원 외래교수
KBS, MBC, SBS, EBS, JTBC,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청와대신문 등 아동청소년가족상담 자문
자격) 미국 Certified Theraplay Therapist (The Theraplay Institute)
심리치료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부부가족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사티어 부부가족 상담전문가 1급 (한국사티어변형체계치료학회 공인)
청소년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한국청소년상담학회 공인)
재활심리치료사 1급 (한국재활심리학회 공인)
사티어의 의사소통훈련 프로그램 강사/ 사티어 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 강사
MBTI 일반강사/ 중등2급 정교사/ Montessori 교사/ 유치원 정교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인터뷰) 이향숙 박사 “아이 사회성 교육의 중요성”
https://tv.naver.com/v/15458031
저서) 초등 사회성 수업 , 이향숙 외 공저. 메이트북스 (2020)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김소영, & 홍세희. (2015). 영유아의 정서성 기질의 시간에 따른 변화 추정과 이에 대한 영향요인 검증. 유아교육연구, 35(4), 301-317.
김효정. (2020). ‘너무 예민해서’ 힘들고 우울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조언: 전홍진 교수 인터뷰. BBC News Korea.
최치현. (2021). 예민한 아이 잘 키우는 법:서울대 정신과 의사의 섬세한 기질 맞춤 육아. 유노라이프.
Benham, G. (2006). The highly sensitive person: Stress and physical symptom reports.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40(7), 1433-1440.
*사진첨부: pixabay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