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가 쓸모없는 글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때로는 그것이 잘 된 글보다도 더 큰 진실과 상황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때로는 그 어떤 글보다도 예지
에 빛나고 그 어떤 비유보다도 진솔하며 기지에
넘칠 때가 있다.
그래서 이곳에 몇자 적어본다.....방종필.....
★술이 있는 곳에서★
희망
더는 붉어질 수 없는
젊은 피의 뜨거움이여
술 먹을 때만 잠시 다가오는
더러운 희망이여.
(비공개)요청
--------------------------------------------
참 인간
소주는 하늘의 도리이고
막걸리는 인간의 도이니
이 둘을 모르고
어찌 참 인간이라 말할 수 있는가!
어제의 술기운이 아직도 남아 있구나.
-서울대 노어노문학과 룸-
--------------------------------------------
술과 데모
술 좋아하다가 신세 망친다.
데모 좋아하다가 세상 미워진다.
-경희대 어느 계시판에서-
--------------------------------------------
선배
영주가 술 샀다.
눈치없는 선배는 집에 안 간다.
-고려대 앞 호프집 'OB광장' 벽- 가볼만한 술집-
--------------------------------------------
맥주
우리들의 책은 먼지 투성이
훌륭하게 해 주는 건 맥주일 뿐
맥주는 우리를 괴롭힌다네
책은 우리를 괴롭힌다네.
-고려대 앞 호프집 'OB광장' 벽- 한번 가보고 싶은곳^^
--------------------------------------------
상처
큐피트의 화살을 맞았다면
맥주로 상처를 씻으리라!
-경희대 써클 젊은날의 초상-
--------------------------------------------
기분
행정학(공부를)을
포기하고 술 마시니
기분 참 좋구나
-고려대 앞 호프집 'OB광장' 벽-
--------------------------------------------
철학
酒는 哲學과 상통한다.
-고려대 앞 주점 '두주발' 벽-
--------------------------------------------
음주강조기간
5.18~6.25
-고대 문학회-
-고려대 앞 주점 '두주발' 벽-
--------------------------------------------
후회
술
그는 누구인가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는,
한잔의 술을 마시고 후회한다.
-연세대 앞 '그래 그래' Table-
--------------------------------------------
이유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에
이우가 없듯이
사람이 술을 좋아하는데도
이유가 없다.
-연세대 앞 '그래 그래' Table-
봄
고향의 봄이
서울서 본 봄보다 아름답다.
술 한잔 했을 때는 더우기....
-경희대 문학써클 '경희문학반'-
--------------------------------------------
술이 약
술먹고 시간먹고 청춘먹고
죽고 싶을 때에는 술이 약이다.
-연세대 앞 '그래 그래' Table-
--------------------------------------------
酒道三藥
1. 술자리에서 술을 비방하지 말 것
2. 즉흥적이되 마지막은 처음으로 되돌아 갈 것
3. 걸어 나갈 것.
-서강대 영자신문 'Herald' 낙서장-
--------------------------------------------
허무
우리는
어디서 왔다 어디로 가는가
한잔 술에 내 허무를 타서
쓴 술잔을 마신다.
-연세대 앞 '그래 그래' Table-
--------------------------------------------
자유
나는 내 술잔을 비울 수 있게 해준 자유에 찬미할지니!
-경희대 전산학과 낙서장 [하늘땅]-
--------------------------------------------
조심
술조심!
여자조심!
-이화여대 앞 막걸리집 '할머니 집'-
★대 학 생 활★
시험연기
어제 밤 새워 공부하고 오늘도 밤새울 계획이었는데 시험이
연기 되었다.
그래서 맥주 마시고 당구치고 잤다.
-연세대 앞 막걸리집 '만수갈비'
--------------------------------------------
버 릇
기타치고 노래하는 습성이 배면 소위 말하는 '놀광대'화 된다
주야로 공부하는 버릇이 배면 또한 소위 말하는 'Studying
insect'가 된다.
-서강대 영자신문 'Herald' 낙서장-
--------------------------------------------
유 혹
대학은 특히 나를 괴롭혔어
방을 갖고 싶다는 유혹과 가출의 유혹을 동시에 주는
터전이었어.
-고려대 문학써클 '글말 문학회' [심상]-
--------------------------------------------
이런것
대학이 이렇게 복잡한 데인 줄은 몰랐다. 힘들다.
-경희대 불문과 낙서장 [나눔터]
--------------------------------------------
텅 빈 것
모임방에서 토플리스(반 나체) 차림으로(덥기 때문에) 있어도
될 정도로 텅 비어 있다는 게 기쁜 것인가 슬픈 것인가?
-고려대 문학써클 '글말문학회' 낙서장-
--------------------------------------------
가능성
아직은 아깝게 지내는 우리 시간들
우리 젊은 날을 즐거워 하자.
그리고 모든 가능성을 소모해 버리자.
-연세대 앞 막걸리집 '만수갈비'-
--------------------------------------------
멋있는 성적
나처럼 공부 안하고 백지 내는 일도 '서강'을 썩히는 일이다.
많이 공부해서 정당하게 시험치고 멋있는 성적을 받자!
-서강대 영자신문 'Herald' 낙서장
--------------------------------------------
선배님
선배는 빛나는 태양이시고
후배는 꺼져가는 촛불이다.
이에 본인왈
요즘 태양이 빛을 잃어가고 있다.
-이화여대 도서관학과 낙서장 [하제의 누리]-
--------------------------------------------
공부는 왜 하는가?
1. 장가 가야하기 때문에
2. 배가 고파서
3. 부모님의 권유로
4. 특이하게 보이려고
5. 머리가 아파서
-서울대 중앙도서관 5층 열람실 책상-
--------------------------------------------
학점 따기
정직한 사람이 학점이 따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
-경희대 써클 사랑나눔터 낙서장
--------------------------------------------
시험이란
시험, 시험이란 것이 과연 무엇일까?
수업 들어가지 않던 사람도
수업 들어가고
노트 복사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것이 시험일까?
-경희대 철학과 룸 낙서장-
--------------------------------------------
절벽
circle 선배가 절벽에 매달려 있다면?
▶그 선배로부터 절벽을 해방시켜 주겠다.
▶장시간 버틸 경우 안락사 시킨다.
-경희대 써클 'love love' 낙서장-
--------------------------------------------
증오
상상력 문예미학, 조졌다 조졌어...
시험은 증오의 대상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룸-
--------------------------------------------
컨닝의 3대 요소
1.안면의 철판화
2. 눈동자의 자율화
3. 손동작의 computer화
↓
가장 현명한 이의 낙서
-경희대 앞 cafe 'More More'-
★학우여 그 공포의 현장에서★
이 순간
학우여 우리가 오바이트하는 이 순간에도 노동자들은
일을 하고 있다.
-경희대 부근 생맥주집 '체인지' 남자화장실-
--------------------------------------------
분노
불의를 보면서도 몸을 사리는 자신을 보면
더욱 큰 아픔과 분노를 느낀다.
-연세대 써클 '자유교양' 낙서장-
--------------------------------------------
아픔
나는 가슴이 아프다
왜냐하면 사건을 보았으니까.(김성만 열사의)
찢어질 듯 아프다
싸이 슬프다
-이화여대 학생회관 S.C.A 써클룸-
--------------------------------------------
그날
우리에게는 어둠을 헤쳐나갈
믿음이 있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랑이 있고
우리에게는 그날에 대한 믿음이 있다.
이학인이여 우리 모두 하나되어
손에 손을 잡고 나아가자.
-경희대 문과대 1층 남자화장실-
--------------------------------------------
거부
군부 독재 위협하는
학생운동을 거부한다.
-경희대 문과대 1층 남자화장실-
--------------------------------------------
김남주
책 한권 추천합니다.
김남주의 '농부의 밤(시집)'을 읽어보십시오.
'남민전'에 연루되어 15년의 징역생활을 하고 있기에 시
의 몇몇은 패배의식이나 자조적인 분위기를 띠긴 하지만
훌륭합니다.
-연세대 써클 '자유교양' 낙서장-
--------------------------------------------
최루탄
울자 최루탄에 길들여진 눈물샘이
더 이상 열리지 않더라도
짐승처럼 울어보자
-연세대 만화써클 '만사랑'낙서노트
--------------------------------------------
노동열사의 죽음
이석규 노동열사의 죽음을 가슴 속으로 애도합시다.
신문에서 그 분의 생활을 읽어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연세대 써클 '자유교양' 낙서장-
★태어나기★
가능성
자기의 가능성을 짓밟는 사고를 하지 말자.
가능성을 발현시키는 고민을 하자.
습관적인 스스로의 삶을 목적의식적, 운동가라 자처하며
가능성을 발현시키자.
-경희대 문학써클 '한국사회 연구회'
--------------------------------------------
살아 있슴
지금 내게 살아있음의 알리바이를 주는 건
끊임없이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이다.
아! 이제 나는 살아있다.
-경희대 체육써클 '강한자의 힘'
--------------------------------------------
가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살고 행동으로 실천하십시오.
머리가 아닌 가슴입니다.
-고려대 문학써클 '글말문학회'-
--------------------------------------------
한계
그대들 아는가? → 뭘?
자기의 한계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음을!
→산다는 게 다 그렇지 뭘.
-이화여대 학생회관 앞 '이화문학회' 벽-
--------------------------------------------
인간
인생을 미완성이라 말하는 사람과
죽음을 완성이라 말하는 사람은
현실을 살고 있는 인간의 모습이며
스스로 구속해가는 인가의 모습이다.
3.철거민의 겨울
날씨가 꽤나 스산하고 을씨년스럽구나
아, 고독하다.
이번 겨울엔 사랑(?)을 했으면...
그러나 생활에서의 어려움,
심지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사람들(구조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은
날씨가 추워지는 요즈음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이 추운 날씨에 하루하루 어떻게 지내나?'
김장은 무슨 돈으로 하고
월동준비는 어떻게 마련하나?
이 추운 날씨에
우리집을 철거하고 내쫓으면
우리는 어떻게 하나?
-연세대 써클 '자유교양' 낙서장-
4.친구야
낮은 담벼락에 아이 하나가 기대고 서 있다.
언젠가 본 것 같기도 하고...
이상하게도 그 아이를 보고 있으면
괜시리 가슴이 저리고 눈물이 고여온다.
무언가
뭐든지
그냥 다아 주어 버리구 싶구
다아 줘 버려두 모자랄 것 같구
도대체
도대체 그러한 정체는 무엇이란 걸까?
엷은 회색빛 하늘이 무척 잘 어울린다.
노란 은행나무 가로수길
친구야 넌 이담에 무엇이 되고 싶니
교회의 종소리
하늘엔 ★
-한양대 여행써클 'Youth Hostel' 낙서장-
5. 한열씨
당신은 누구입니까?
당신은 왜 죽어야 했습니까?
당신은 누가 죽였습니까?
당신에게 최루탄을 쏘아댄 전경들이 죽였습니까?
아니면 그 위의 간부가 죽였습니까?
이 지긋지긋하다는 군부독재의 독재자가 죽였습니까?
당신은
바로 이 사회가 죽인 겁니다.
이 못돼먹은 사회제도가 죽인 겁니다.
그 사회의 일원, 우리 모두가 죽인 겁니다.
바로... 바로 내가 당신을 죽인 겁니다
그러나 난 당신에게 죄책감을 못 느낍니다.
아니, 느끼지 말아야 한다고 결심합니다.
속으로 피하려고 회피합니다. 거부합니다.
부정합니다. 절규 합니다.
그 소리는 하늘 높이, 아주 높이에서 울려 퍼지기만 합니다.
이 더러운 땅에 그 순결함이 염색될까 두려워
하늘서만 맴돌고 있습니다
뛰어 봅니다.
잡으려 합니다.
당신의 순결함이 이 땅에 퍼지게 끌어내리려 합니다.
하지만 포기해야 될 것 같군요
당신은 나를 부정하고 있군요
그저
하늘서만 바라보고 있군요..
파아란 하늘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연세대 써클 '자유교양' 낙서장-
6. 가는 친구에게
다정히 손이라도 잡아 주었더라면
아니 따뜻한 말이라도 한마디 해줬더라면...
그애의 착잡한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너무 동떨어진 것만 같은 서로의 삶을 느낀다.
백만번 '끝내 한 길에 하나가 되리' 하고 외쳐대지만
순간순간 느껴지는 거리감은
어쩔 수가 없다.
하늘이 어둡다.
부디
진실의 외침이
이 땅에서 실현될 수 있기를...
-이화여대 도서관학과 낙서장 '하제의 누리'-
7. 반도 문학회
지금 그대 사랑은 반쪽
헤어져 우리는 멀리 있어도
그대에게로 가는
촘촘한 마음
작은 꽃 햇살 속에 숨은
봄의 힘겨운 숨결을
씻겨오른 청한 하늘 아래에서
하나까지로 신앙하며
고운 노래 싱그러운 눈빛
그러한 아름겨움은
땅 위로 솟는 그대 이름
새롭게 맞은
4월의 깨끗한 아침에
조용히 나는 예 와서
다하지 못한 언어와
비인 몸뚱이
그 어눌한 자욱을 스며두오
지금 그대 사랑은 반쪽
타는 내일
우리들의 그날
끝내 하나가 되는
그대와의 사랑
(반도 문학회 설립취지 시)
-이화여대 학생회관 이화문학회, 반도문학회 벽-
8.사랑을 배울 수 있나요?
사랑을 배울 수 있는 겁니까?
그렇다면 사랑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습니까?
우리는 사랑 받으려는 합니까? 사랑하려고 합니까?
근대사회에 알맞는 사랑관이 있었습니까?
그렇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사랑은
상품화 될 수 있다는 겁니까?
아무나 사랑할 수 있으려면
사랑하는 방법에 있어 좋은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누가 나에게
사랑이란 어떻게 배울 수 있고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
가르쳐 주십시오.
부탁입니다.
(까치)
_연세대 써클 '자유교양' 낙서장-
9.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은
구속함이 아니고
사랑한다는 것은
집착이 아니고
사랑한다는 것은
한가지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고
사랑한다는 것은
그 순간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자유롭게 함이요.
사랑한다는 것은
open mind로 넓게 생각함이요
사랑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끝없는 계속되는 긴 이야기이다.
-서울대 컴퓨터 써클 'SCSC' 낙서장-
10. 슬픈 꿈
오늘도 망설입니다.
수화기를 들고 서서
당신의 음성을 기다리다가
혹
당신이 받으면 내려 놓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슬픈 걸음으로
나의 집으로 향하는 발길엔
오늘의 슬픈 꿈이 깨어져 구릅니다.
-연세대 앞 Cafe 'More More'-
11.사랑의 열병
사랑하는 당신을
하루라도 못 보는 날은
속으로만 타오르는
열병을 앓습니다.
그것을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당신, 나의 임금입니다.
당신께로 향하는 내 마음은
때로는 울음으로 참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미소를 보려면
나는 웃지요.
-연세대 앞 Cafe 'More More'-
12. 세 월
전에 나는 꽃들의 말을 알아 들었다.
쥐며느리의 대화를 알아 들었다.
귀뚜라미의 고민에 슬픔을 달래 주었다.
바퀴벌레들의 항쟁에 지랄탄을 퍼부었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전진하는
개미의 용기에 감동했다.
뿌연 잿빛 하늘에서
떨어져서 처절히 죽어가는 눈송이들의
슬픈 탄식에 젖어들었었다.
전에 나는 꽃들의 말을 알아 들었다.
왜 잊었을까?
왜 잊었을까?
전에 나는 동물의 마음을 읽었다.
갓난 아이의 따스한 마음을 느꼈다.
토끼의 순수함에 환해졌다.
고양이의 앙칼짐에 일갈을 토했다.
모든 세대를 굳건히 견디어 가는
방랑의 기러기에 비애를 느꼈다.
내 친구들과 동물들과 자연의 숨소리에
그의 마음을 느꼈다.
왜 못 느낄까?
왜 못 느낄까?
-연세대 써클 '자유교양' 낙서장-
13. 여름날의 추억
그를 그리워하여
텅빈 해변에
별빛 담아 쓰나니
그리운 이름-어여쁜 진주
구름사이로 엿보는
하얀 얼굴 부끄러워
급히 손으로 지우고
모른척 둘러보니
짓궂은 파도소리 깔깔거리며 모래톱 위를
굴러다니고 있었다.
-고려대 써클 '한국사회연구회' 낙서장-
14. 그 녀
내가 그녀를 보았을 때
그녀는 늘
다른 남자와 같이 있었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다음날 만나아, 우리 조용히
그날이 언제일까요
우리 만나는 날
꽃을 준비해 간 날은
그녀가 보이지 않아요.
언제일까요?
우리 만나는 날
-고려대 문학써클 '글말문학회' 낙서장 [심상]
15. 꽃씨 하나
이제 내게 남은 일은
하늘 같은 사람이 되는 일도
하늘 같은 사람을 사랑하는 일도 아닌
그저 착하게
내 마음에 떨어진
희디흰 꽃씨 하나 키울 수 있는
인간으로 남는 것
-서울대 앞 coffee shop 'capezio'
16. 새벽
지금이 새벽이라면
서늘한 기운이
주변을 맴돌고
스스로 잔인해진 생각에
몸서리치며
다시 고개를 숙이는
그러면서 다시한번 솔직해지려는
새벽이기를
나의 우리의 새벽이기를 바라고 있다.
-고려대 써클 '한국사회연구회' 낙서장-
17. 무언의 통증
그 어떤 고통도
나를 죽일 수는 없다.
맹목적인 자세를 갖게 하지도 못한다.
다만
나에게 밀려오는 그 슬픔을
나도 어떨 수 없다.
나의 사람이면서도
내 시야에서
내 행위에서
벗어나 있는
그 불쌍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거침없는 슬픔으로
눈물을 금할 수 없다.
-연세대 써클 '자유교양' 낙서장-
18.보고 싶은 그녀
내가 무척 만나보고 싶은 그녀가 없다.
순수한 영혼이 있어서 아름다운 그녀
세상의 속됨에 물들어 있는 나는
그 아이와 같이 있음으로
조금이라도 그 은총(?)을 나누어 받고 싶다.
그녀가 그립다.
오늘같이 속상하고 나 자신이 싫어질 때면 더욱,
만난 지도 얼마 안 되었는데...
오늘은 기분이 참 이상하다.
눈물이 난다.
그녀는 나의 이런 마음을 모두 이해 해줄 것 같다.
성모 마리아와 같은 온화함과 따뜻함을 가진
그녀가 정말 진실하게 그립니다.
-이화여대 써클 'Agape' 낙서장-
19. 하 늘
오늘도
하늘에 해가 떠 있다.
20년을 살아오면서
내가 만난 사람들은
모두가
멍든 하늘을 지니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이 세상 사람들
머리위에 자리잡고 있는
하늘 그 자체가
시퍼렇게 멍든 것일지도
모른다.
-서강대 종교학과 낙서장 '넋두리'-
20. 바 보
바보처럼 살자
남의 것 빼앗을 줄 모르는
바보처럼
모르는 것 안다고 할 줄 모르는
바보처럼
너무나 미치게 인간다운 생이 좋아
용기를 내서 겁내지 않고
나아가는 바보, 바보처럼 살고 싶다.
짓밟히고 쓰러져도
쓰리고 곪아 터져도
썩어서 비참해도
일어서려 애쓰는 바보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
-서강대 써클 '여성문제연구회' 벽-
★낙서, 낙서, 낙서★
낙서는 솔직하다.
낙서는 자유롭다..
낙서는 위험하다.(?)
낙서는 좋은 것이여.... 방종필..
밥
밥은 나누어 먹는 것이다.
나뉘어져 있어야 할 것이 한곳에 편중돼 있으면
끝내는 폭발한다.
-경희대 '경희문화' 방벽-.
--------------------------------------------
진실
나에게 던져지는 여러 가지 사실 중
어느 것이 진실인지
모르겠자.
(KAL기 사건을 접한 새끼 호랑이)
-고려대 정경대 3층 남자화장실-
--------------------------------------------
화장실
내 마음의 고향
정경관 3층 한평 남짓한 곳
구수한 된장냄새와 함께 잠시나마
편안히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이 곳
나 만의 밀실
-고려대 정경대 3층 남자화장실-
--------------------------------------------
우리나라 군대의 4대 군사노선
1. 전 공군의 에어울프화
2. 전 자동차의 킷트화
3. 전 군인의 맥가이버화
4. 전 군대의 에어특공대화
-고려대 앞 카페 '우산속'-
--------------------------------------------
공익광고 협의회
머리가 아프십니까?
머리가 아프실 땐 全頭丸이 좋습니다.
유사품에 주의하시고
꼭 대머리표를 확인하세요.
(청와제약 주식회사)
-연세대 인문대 1층 강의실 벽-
--------------------------------------------
사슴
턱이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채 말이 많구나
턱이 징그러운 너는
무척 나은 족속이었나 보다.
-연세대 인문대 1층 강의실 벽-
--------------------------------------------
그것과 이것
사르트르의 '구토'와 나의 오바이트는 무엇이 다른가?
사르트르는 오바이트로 눈물을 흘리지만
나는 나의 눈물로 구토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