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경기 용인 에버랜드. 햇볕이 뜨거운 시간, 광장에 물줄기가 쏟아지자 형형색색 우비를 입은 수백 명의 관람객들이 쏟아져 나왔다. 30분간 사방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공연을 즐기는 ‘슈팅!워터펀’ 행사 시간이었다. 공연이 끝난 뒤엔 연기자와 관람객들이 음악에 맞춰 물총 싸움을 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에버랜드 측은 행사 시작 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지켜달라고 당부했으나 현장에서 지켜본 결과 이같은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면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각자 자리를 지키면서 공연을 관람하는 형식이 아니라, 관람객들을 무대 가까이 유인해 물을 맞게 하거나 서로 물총을 쏘게 하는 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에버랜드는 거리두기를 유도하기 위해 광장 바닥에 1m 간격의 노란 박스 선을 그려놨지만 쏟아지는 물줄기에 수백명이 뒤엉키면서 거리두기는 사실상 실종된 모습이었다. 관람객들은 물줄기가 쏟아지는 무대를 향해 나아갈 뿐, 박스 선을 신경 쓰지 않았다. 공연 진행자들은 관람객들이 무대 가까이 몰려들도록 흥을 돋웠다.
관람객들이 착용하고 있던 마스크는 쏟아지는 물줄기에 금세 젖었다. 일부 관람객은 높아진 습도로 답답한지 마스크를 내리기도 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물에 젖은 관람객들이 화장실로 몰려가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닦거나 옷을 갈아입었다. 여기저기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한 풍경이 연출됐지만 이를 제지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더운 날씨에 시원한 물줄기를 맞은 사람들은 흥겨워하는 모습이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에서 왔다는 30대 관람객은 “거리두기를 지키며 행사가 진행된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몰려 놀랐다”며 “인원을 제한하거나 행사 회차를 늘려 인원을 분산시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한 관람객은 “아직 시국이 엄중한데 다들 너무 일찍 긴장 끈을 놔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등 ‘4차 대유행’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곳곳에서 방역망이 느슨해지고 있다. 휴가철을 앞두고 정부가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시행하기로 한 것도 사람들의 긴장감을 풀어주는 모양새다. 정부가 제시한 ‘집단면역’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먼데도 곳곳에서 이른 ‘축포’를 터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에버랜드의 슈팅!워터펀 행사의 경우 지난 18일부터 8월29일까지 매일 2회 진행된다. 에버랜드는 지난해에도 행사를 진행했지만, 지난해 6월의 경우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해 연말부터 줄곧 수백명대를 유지하는 만큼 행사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다.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관광지에도 인파가 몰리고 있다. 강릉과 부산, 제주도 등 유명 관광지의 숙박시설 중 여름철 예약이 이미 꽉 찬 곳도 많다. 특히 7월부터 비수도권 인원제한이 완화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찌감치 단체 예약을 계획하는 이들도 늘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이모씨는 “작년 여름에도 휴가를 제대로 못 갔는데 인원제한이 완화된다니 반가운 마음”이라며 “친구들과 함께 가족여행을 가려고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긴장이 풀리는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는 자칫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국내 젊은층은 백신 접종을 거의 하지 못한 상태”라며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도 인도발 델타바이러스 확산으로 방역망을 높이는 만큼, 국내에도 여전히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첫댓글
확진자가 아무리 많은들 상관없는데
이넘들이 국민 탄압으로 이용하는 것이 더 나쁘지요.
#박근혜대통령께자유를
#우리공화당과함께희망을
#조원진대통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