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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핑 관련해서는 본문은 다 쓸데없는 얘기니 사진만 쭈욱~내려 보셔도 됩니다. 마음 편~히.
2014년 목표 매월 1일 마니산 등산, 매월1회 섬 백패킹
1~3월 움직일 수 없는 상황
4월 타이완 (섬)
5월 볼음도
6월 교동도
7월 주문도
8월 볼음도
9월 아차도
10월 덕적도
11월 제주도
12월 ......... 무의도 / 한 해를 풍성히 보내고 마음속에 즐거움이 가~득 하니 감사할 것이 너무 많아
기쁜 마음으로 공지를 올렸다. 소수가 조용하고도 잔잔히 즐거움 넘실대는 그런 비박을 꿈꾸며.
함께여도 좋고 사실 홀로여도 좋았는데 다행히(?) 숙박지에 관한 정보만 많고 신청하시는 분은 없어
'그렇다문... 마지막을 징말로 맘껏 즐기리라~! ' 마음먹고 신나게 짐을 쌌다.
짐을 싸다보니 평소에는 그냥 두어도 아무 신경도 안쓰이는 것들이 자꾸 눈에 거슬려서 하나씩 둘씩
치우다보니(왜 어딜 좀 가려면 자꾸 안하던 짓을 하게 되는지..) 출발시간은 한참 넘기고
진.놀(진심으로 놀다가세 : 놀이터, 보리밭)의 빨강컨테이너까지 들러야 할 일이 생겨
정작 출발한 시각은 6시.
그래도 어떠랴 솔캠인데. 마음내키는 대로~ 룰루랄라~
잠진도 선착장에서 무의도 넘어가는 마지막 배는 6시라고 했는데.. 어쨌든 Go~!
인천공항을 지나 을왕리에 들어서니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난다.
옛날에 옛날에... 호랭이가 담배피울 시절에... 어떤 누군가를 만나서 얼굴 발~그레해 져서 다닐때.
함께 용유도를 가기로 하고 전철을 탔다. 전철을 타고 좌석에 앉아 등 뒤로 창밖을 보니 눈발이 약간
날리는 것이 겨울바다를 둘이 손잡고 산책하기에는 분위기가 정말 좋겠구나 싶어 심장이 두근반
세근반 했더랬는데.. 지금은 기억도 나지않는 아주~ 사소한 것으로 서로 삐져서리 내릴 때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로 남인듯 내리고 그렇게 을왕리 찬바람 부는 바닷가를 내내 따로 따로 돌아다녔다.
집에 갈 때도 저 쪽 어디에선가 버스 기다리는 모습이 보이는 데도 따로 따로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갔었던............... 적이 있더랬다. (제길... 갑자기 떠오른 기억인데 하필이면..)
너무 너무나 달라져버린 을왕리 바닷가. 선착장에 내려 막 들어오는 바닷물과 조개구이집들의 화려한 불빛과
파도소리를 찬바람 맞으며 감상을 좀 하다가 차를 돌려 해안가로 나왔다. 을왕리 해변을 나와 어두컴컴한
용유해변을 지나는데 왕산이나 호객꾼 넘치는 을왕리해수욕장과는 많이 다른, 여전히 조개구이 집들이 많지만 조금 한적하면서도 솔밭도 보이고 바닷가 풍경도 여유로와 차를 세우고 밤바다를 즐겼다.
내가 만난 용유도의 밤바다 풍경.
'좋구나... 잠진도 까지 가지 말고 그냥 여기서 머무르자.'
그리 멀지도 않은 곳이지만 아주 멀리 여행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숲속도 산속도 아닌 겨울 밤바다에서 하룻밤을 홀로 보내는 것은 그리 익숙한 일은 아니긴 한데.. 어차피 저지른 일. 배를 타려면 어쨌든
내일 오전에나 가능하고.. 잠진도는 코 앞이니 여기서 오늘 유숙을 ..........? 아이고, 이게 왠 방랑자 모드.
백패킹 한다고 나서서리... 헌데 어차피 비박은 노숙 아닌가?
아름다운 자연 곁에서 하룻밤 지내보는 게 목적이라면.. 이곳이 그곳이다! 바닷가 노송이 있는 해변.
밤새 파도가 철썩였다.
바람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파도소리는 거칠면서도 리듬감이 있어 한편으로는 자장가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시끄러워서 자는데 참 거슬리기도 했다. -.-;
엎치락 뒤치락, 자다가 깨다가 하는데 또 다시 옛날 생각이 났다.
처음에는 토막 토막 잠깐씩 깰 때 마다 생각나더니 새벽무렵에는 누워서 골똘이 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옛날에 옛날에.. 호랭이가 씨가 피울 시절에.. 내가 보스턴에서 잠깐 놀구 있을 때.
왜.. 거시기.. 미국 동부 보스턴 레드삭스. you know~ ^^
그때는 여름휴가라고 그리 길게 주지 않았는데 한국에 알만한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녀석이 내가 보스턴에
있는 것을 알고 놀러오겠다고 하길래 그러라고 했더니.. 노조 간부(?)를 포함 동료들을 끌어모아 넷이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에 년월차까지 끼어넣고 열흘간을 휴가를 내어 온단다. 에고!
그래도 멀리서 오는데 그냥 맞이할 수 없어서 전화번호부를 뒤져 리무진대여회사에 연락해 공항에서 픽업을
하기로 했다. 어차피 돈은 걔네들이 낼거니까 덕분에 험,험.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픽업할 차를 준비해 놨다
며 주차장에 데리고가 차를 보여주니.. 놀라서 좋아서 난리다. 지금은 주로 장의차로 쓰고 가끔 연예인들
시상식에 레드카펫 들어설때까지 태워오고 하는데 그때는 한국에 리무진이 거의 없었다. 재벌들은 몰래
탔으려나? 어쨌든 난 못봤으니. 설레임을 가득안고 한국에서 온 4인에 나까지 5인이 앉아도 넘쳐나는
운동장 같은 내부 공간을 바라보며 박명수가 외치듯 출바알~ 한마디하고 기다리는데 차가... 몇번 부르릉
거리더니 가지를 않는다. 기사한테 왜그러냐고 하니 내려서 좀 본다고 하고는 한참을 밖에서 본넷을 열고
닫고, 전화에.. 시간을 끌더니 결국 운행할 수가 없으니 미안하지만 택시를 타던지 해야겠다고. 그래서
결국 리무진 앞에서 기념 사진만 찍고 택시에 5인이 끼어 타고 집으로 왔다. ( 제길~!...)
이 기억도 이십년 이상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던 건데 바닷가에서 파도소리 자장가 삼아 자는데
갑자기 왜 떠오른건지 알 수가 없다.
그 친구들과 자동차를 렌트하여 보스턴에서 출발하여 캐나다 동부 퀘백을 돌고 토론토쪽으로 가서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고 다시 미국으로 들어와 뉴욕을 들른뒤 횡단하여 서부 엘에이 까지 갔었다.
휴가기간 동안 미국과 캐나다에서 뽕(비행기 값을)을 뽑고돌아간 4인이었다. -.-;;
영어 하나도 안되는 인간들이 버벅대는 나를 믿고 와서는.. 나는 계속 지도를 보며 길을 묻고 하나는 계속
운전대만 붙들고 나머지는 둘이 앉는 뒷칸에 셋이 끼어앉아 미 대륙을 가로질러 동에서 서로 횡단을
한거였다. 징한 것들.
유타주를 지날때 , 건조한 사막지대(모래사막이 아님)라 돌로 지은 크지않은 호텔에서 묵었는데 곳곳이
제법 깔끔하게 정리된 곳이었다. 여장을 풀고 지하 세탁실에 빨래를 하러 갔다가 흑인 직원이 하얀 침대보를
정성들여 다림질 하고 있길래 빨래건조기가 돌아가는 동안 내게는 낯선 주변 사막지대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한 손으로는 다림질을 하고 혹은 펴서 잘 게어 접으면서 느릿느릿 이렇고 저렇고 차근 차근
설명을 해주길래 고마운 마음에.. "내가 귀찮게 했지요? 미안합니다~" 했더니.. 그 친구가 이렇게 말을
한다. "That's why I'm here for"
강 가운데의 섬 자체도 아름답지만 섬에서 바라보이는 건너편 몽모라시 폭포가 (나이아가라 보다 30m 더
길다고 함) 너무도 멋졌던 기억이 난다. 폭포가 어는 겨울 풍경은 더욱 기운차서 얼어붙은 폭포를 찍어놓은
엽서를 사가지고 왔었다. 세상이 참 좋아져서.. 오래전 일인데 가물가물한 기억에 인터넷을 치니 이름과
자료가 나오네.ㅎ..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 손끝만 써도 되는 세상이 왔으니.. 참 오래살고 볼 일이다.
철썩 쏴 철썩 쏴~ 오가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그 몽모라시 폭포 생각을 계속했다. (그래서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었나..화장실이 고파서 그 생각이 자꾸 난건가.. 알쏭달쏭..)
엎치락, 뒤치락, 화장실을 갈까 말까.. 아, 목말라.. 이렇게 밤새 잠을 설치고 있는데 뭔가 이상했다.
밖이 조용했다. 한 오전 다섯시경이었나. 조용해서 궁금하긴 한데 밖은 여전히 깜깜해서 나가기 싫어
이상하게만 생각하고 침낭에서 뒹굴다가 다시 깜박 잠이 들었다. 조용해서 잠이 들었나 보다.
일어나 보니 오전 8시. 밖은 벌써 환한데... 바다가 하얗다. '저게 뭐야~?' 부스스한 머리로 눈을 비비며
나와보니... 바다가 얼었다!!!
얼어붙은 바다라니~!!!
아마도 썰물즈음 물이 빠지며 채 먼바다로 나가기 전에 조금씩 계속 얼어붙었나보다.
그렇게 얼어버린 바다를 보고 한발, 두발.. 바다를 밟아보며 신기해 하고 있는데
동편에서 햇살이 비쳐온다.
아띠.. 너무 멋지잖아..!
조금 다른 얘기긴 하지만.. 'That's why I'm here.' 이 모습을 보려고 여기서 머무르게 되었나보다.
소리없는 감탄을 하다 뒤를 돌아보는데.. 차가 이상하다. 한편으로 삐딱하니 기울어서.. 니도 해를 보니?
아니, 오른쪽 앞발에 바람을 쪽~빼고 편히 쉬고 계시다.
그 상황이 되니 한숨도 나오면서... 그래도 멋진 경치를 보면 가슴은 뛰면서... 오지에 실시간 중계를 했다.
... 제길 / 실시간 (링크)
"사실.. 고백컨데.. 힘들어서만이 아니었어요. 자랑하고 싶었는데.. 그래서 조금 엄살떤거였는데.. ^^"
핸펀 살아나 달린 글을 보니.. 다 들 놀고 계셨다. 댓글놀이를 하매..
휴우, 어쨌거나 ... 오는 12.27일이면 자동차보험 갱신하는데.. 그동안 밧데리를 하도 꺼트려 먹어서..
충전하느라 긴급출동서비스 다 썼는데 일주일만 참지. 연락하고 한참을 기다려 출동서비스 기사가 와서는
긴급출동비 유료에 일요일이라 특별요금, 거기에 출장거리가 멀어서 추가요금 내야 한단다.
'제길~!' 거리면서 그렇게 오전이 갔다.
아침밥을 간단히 해 먹고 가지고 온 짐을 모두 차에 두고 텐트, 침낭, 카메라, 책 한권 그리고 약간의
간식만 배낭에 넣어 매고 무의도엘 들어갔다. 잠진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배가 바로 뱃머리를 돌리자
마자 내린다. 배에서 내리자 마자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무작정 탔는데 소무의도행이었다.
인천-영정도-잠진도-무의도.. 그리고 섬안의 섬 소무의도까지. 한번의 여정에 다섯개의 섬을 거치네.
예정도 없이 댓글에 박지 정보도 없었던 소무의도.
그러나 가벼워진 배낭에 소무의도를 걷는 발길은 무척이나 가볍고 그만큼 여유로왔다. 그리고 소무의도는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왔다. 공공설치작업을 통해 골목마다 그림이 그려있고 해안가 바다누리길의 풍광도
제법 보기 좋았다.
먼저 마을 동쪽 방향으로 한바퀴 경치를 돌아보며 텐트를 칠만한 장소를 물색했다.
아주 아주 제격인.. 딱 하나 칠만한 장소를 발견하고 부지런히 텐트를 치고 누웠다. 누워 꼰 다리를 흔들거리
며 밤새 파도와 폭포에 시달리느라 쌓인 피로를 풀며 쉬다가 책을 막 들고 펴는데.. 뭔가 텐트를 치는 소리가
들린다. 투두둑~.. 누워 놀란 눈으로 텐트 위쪽를 쳐다보니.. 눈이 오고 있었다. 커다란 눈이 제법 많은 양
으로 빠른 속도로 내리고 있었다. 갑자기 핸드폰이 마지막으로 꺼지기 전 다음의 모바일 첫 화면에 굵게
강조되던 글씨가 떠올랐다. '오늘 서해안.. 많은 눈' (제길~!)
텐트친지 한시간 밖에 안되었는데... 누워 쉰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오더라도 좀 있다가나 올 것이지.
아침의 자동차 펑크건도 그렇고, 들어오는 길 버스편도 그렇고, 눈 쌓이면 돌아갈 길도 그렇고.. 많은 것이
불편해지고 불안해져 얼른 나와서 사진만 몇컷 찍고 부랴부랴 텐트를 거뒀다.
눈오는 날.. 그냥 두고 가기 아까운 곳이다. 돌아 나오며 하나씩 설경을 담는다.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밟고 나오며.. 아쉬우면서도 마음 그득해 지는 행복을 느낀다.
That's why I'm here...
눈 온뒤 마을의 모습은 또 달라진다.
누가 이리 칠해놓은 겨? 그야말로 예술이네~~~
분칠에 또 흰 분칠을 한 그네들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
박지에서 마을을 돌아 나오는데 약 삼십분...?
해가 나온다.
눈이 그쳤다.
'제~~~길~~~!! 많은 눈이라며~!!! 눈 많이 와서 바다 또 얼까배 일찌감치 도망치듯 나왔더니!!!!'
텐트안에서 간식을 먹어서 배는 별로 고프지 않았지만.. 여행지에 온 예의로 밥을 한 끼 사먹었다.
바지락 듬뿍 들어간 맛있는 칼국수에 밥까지 말아서 먹으니 더욱 든든~! (배 안고프다고 했던..-.-)
소무의도를 건너 광명선착장가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아까까지 내가 있던
소무의도에 하나, 둘 불이 들어온다.
노랑, 빨강, 파랑... 눈 덮힌 작은 마을에 하나씩 번지는 작은 불빛들에
내 마음에도 불이 하나씩 켜지는 듯하다.
맑아진 하늘에 박쥐모양으로 걸린 얘네들이 내게 말을 거는 듯하다.
' 너 오늘 종일 뭐하고 다닌거니?'
뭐하긴.. 행복하게 놀고 다녔지.
莫畏於慾 莫善於忍
막외어욕 막선어인
욕망보다 무서운 것이 없고 인내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오전에 별일 아닌 일에 입에 붙어버려 하루 종일 '제길~제길~'하고 다녔으면서도,
그리 앞뒤 모르는 생고생을 하고도..
또 가고 싶다.
집으로 돌아오늘 길에 버스를 내려주지 않아 인천공항까지 가서 한시간이나 놀다가 겨우 겨우 집에
들어가서는 배낭을 내려 놓고 바로 드는 생각.
가슴 설레게 하고 풍광에 빠져 눈이 빛나게 하는 그런 곳으로.. 다시 또 달려가고 싶다.
(참아햐 하느니라.. 다음 달까지 한달 동안은.. 참아야 하느니...)
첫댓글 후기글이 아주 맛깔스럽네요...
본문을 다읽으니 재미있습니다. 참지마시고 떠나세요.ㅋ
멋져부러요......^^
"제길~"이 아니구먼~,
나름 좋은시간을 보내셨습니다.
제가 갈 길을 기리켜주는 등대!!!! (=제길등대?) ㅎㅎㅎ
강심장~~메리크리스마스~~
퍽이나 인간적이십니다. 신의 은총과 축복이 늘 합께하시기를 !!!
영어 잘 하시네요 전 보스톤에 처음 출장 갔을때 하숙집, ? 맨션에서 엘리베이터 앞에서 문이 열리기에 얼떨결에 "내려가요?" 했더니 안에 계신분이 "네 내려갑니다"해서 타고나서 생각하니 얼마나 우습던지 둘이서 서로 얼굴보며, 웃었내요, 그게 벌써 언 30여년 전 이네요 즐겁게 보았습니다 행복한 성탄 되십시요
좋은 단편소설 잘읽었습니다
~~♥
좋은곳에서 좋은시간 보내고 오셨네요...다음번에는 저좀 낑가주세요...^^
글이 이쁘네요..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