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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망친망신(忘家忘親忘身)
집을 잊고 친척을 잊으며 자신까지 잊는다는 뜻으로, 직책을 맡은 사람의 자세를 의미하는 말로, 공사가 분명한 공직자의 자세를 뜻하는 말이다.
忘 : 잊을 망(心/3)
家 : 집 가(宀/7)
忘 : 잊을 망(心/3)
親 : 친할 친(見/9)
忘 : 잊을 망(心/3)
身 : 몸 신(身/0)
출전 : 사기(史記) 卷64 사마양저열전(司馬穰苴列傳)
이 성어는 춘추시대 말기 제(齊)나라의 유명한 장군인 사마양저(司馬穰苴)가 한 말로서 그 내용의 요약은 다음과 같다.
사마양저는 제(齊)나라를 차지하여 왕이 되는 전씨(田氏)의 시조가 되는 전완(田完)의 후손(서출)으로 이름이 전양저(田穰苴)라 했다.
제(齊)나라 경공(景公) 때, 진(晉)나라가 공격해 오고 연(燕)나라도 침범해 제나라 군이 패배했으므로 경공은 자못 근심했다.
이때에 안영(晏嬰; 宰相)은 전양저를 경공에게 추천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양저는 전씨의 첩의 몸에서 났으나, 글은 뭇 사람의 마음에 감동을 주고, 무(武)는 적을 놀라게 할 만한 인물입니다. 바라옵건대 임금께서 직접 시험해 보십시오."
穰苴雖田氏庶孽, 然其人文能附眾, 武能威敵, 願君試之.
이에 경공은 양저를 불러서 군사에 관한 것을 대담하여 하고서, 흡족하여 장군으로 등용하면서 진, 연나라의 침범을 격퇴하라고 했다.
그러자 양저는 "신은 근본이 비천한 출신입니다. 바라옵건대 임금께서 총애하시는 신하로, 국민에게도 존경을 받는 사람을 시켜 군사를 감독케 하여 주십시오." 라 하니 경공은 장가(莊賈)라는 자를 감군으로 임명했다.
양저는 장가와 이튿날 군영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서, 이튿날, 양저는 먼저 군영으로 도착해서 해시계를 세우고 물시계를 걸어 놓은 다음 장가를 기다렸다.
장가는 평소에 교만했는데, 이때도 전양저가 군영에 있는 이상 감찰격인 자기는 그리 급하게 서두를 것이 없다고 생각해 친척과 친구들의 송별을 받으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정오가 되어도 장가가 오지 않으므로, 양저는 해시계를 엎어 버리고 물시계를 치운 다음에 군영을 순시하고 군사를 정돈하여 군령을 시달했다.
이런 일도 다 끝이 나고 저녁나절이 되어서야 겨우 장가가 왔다. 양저가 어째서 늦었느냐고 물으니 장가가 대부와 친척들이 송별을 해 주어서 늦었다고 했다.
이에 양저가 다시 말했다. "장군이란 자는, 출진의 명령을 받은 그날부터 집을 잊어버리고 군무에 종사하여, 군령을 내면 육친을 잊어버리고, 채를 들어 군고를 치는 것이 급하면 몸을 잊어버려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적이 깊이 침입하여 국내가 소란하고 사병들은 국경을 지키며 몸을 풍우에 내던지고 있습니다. 임금은 자리에 누워서도 편한 잠을 못 자고 음식을 먹어도 맛을 느끼지 못합니다. 백성들의 목숨은 모두 임금의 한 몸에 매여 있소. 이러한 때에 송별이 다 무엇이오!"
穰苴曰 : 將受命之日則忘其家, 臨軍約束則忘其親, 援枹鼓之急則忘其身. 今敵國深侵, 邦內騷動, 士卒暴露於境, 君寢不安席, 食不甘味, 百姓之命皆懸於君, 何謂相送乎!
곧 군정(軍正; 군의 법무관)을 불러 물었다. "군법에 기한을 어겼을 때의 죄는 무엇인가?" "참하는 것입니다."
召軍正問曰 : 軍法期而後至者雲何? 對曰 : 當斬.
장가는 겁을 내어 종자에게 명해서 말을 달리게 하여 경공에게 알리고 도움을 청했다. 양저는 종자가 돌아오기 전에 장가를 베고, 이 사실을 널리 3군에 게시하여 경계로 삼으니 군사들은 모두 떨었다. 경공에게는 사자를 보내 이 사실을 보고케 하고 비로소 싸움터로 출동했다.
양저는 군사들의 숙사, 우물, 아궁이, 음식을 비롯하여 병의 위문, 의약에까지 모두 몸소 마음을 쓰고, 장군에게 주어지는 급비는 모두 군사들에게 베풀어 주고, 자신은 군사들과 양식을 같이 하고 그런 중에도 가장 허약한 군사와 같은 양으로 했다.
이렇게 한 덕으로 3일 동안에 군사를 정비하고, 병자까지도 출동을 같이 하기를 원하여 앞을 다투어 분발해서 싸움터로 나아갔다.
진나라 군대는 이 사실을 전해 듣고 싸움을 그만두고 물러가고, 연나라 군대도 이를 듣고 황하를 건너 해산했다. 이에 양저는 이들을 추격해 앞서 잃었던 땅을 다시 찾고 군사를 인솔하여 돌아왔다.
경공은 대부들과 함께 교외로 마중 나가 출정의 수고를 위로하고, 개선의 예를 행했다. 이어 정전(正殿)으로 돌아와 양저를 인견하고, 대사마로 임명했다.
이때부터 사마양저(司馬穰苴)라 했다.
▶️ 忘(잊을 망)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마음 심(心=忄, 㣺;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亡(망; 숨다, 없어지다)의 합자(合字)이다. ❷회의문자로 忘자는 '잊다'나 '상실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忘자는 亡(망할 망)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亡자는 날이 부러진 칼을 그린 것으로 '망하다'나 '잃다', '없어지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없어지다'라는 뜻을 가진 亡자에 心(마음 심)자를 결합한 忘자는 '마음을 없애다' 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잊으라는 뜻이다. 忘자를 보니 '미망인'이란 단어가 생각난다. 하지만 미망인은 '아직 잊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未忘人(미망인)이 아니라 '아직 따라 죽지 않은 사람'이란 뜻의 未亡人(미망인)이다. 그래서 忘(망)은 주의하는 마음이 없어지다, 잊다는 뜻으로 ①잊다, 기억(記憶)하지 못하다 ②버리다, 돌보지 않다 ③끝나다, 단절되다 ④소홀(疏忽)히 하다 ⑤망령되다 ⑥상실하다, 잃어버리다 ⑦없다 ⑧건망증(健忘症)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사실을 잊어 버림을 망각(忘却) 또는 망실(忘失), 집안을 망치는 못된 언동을 망덕(忘德), 은혜를 잊음을 망은(忘恩), 잊어 버림을 망기(忘棄), 나이를 잊음을 망년(忘年), 근심을 잊는 일을 망우(忘憂), 보고 듣는 것을 자꾸만 잊어 버림을 건망(健忘), 잊기 어렵거나 또는 잊지 못함을 난망(難忘), 잊지 아니함을 불망(不忘), 잊지 않게 하려는 준비를 비망(備忘), 기억에서 사라짐을 소망(消忘), 잊을 수가 없음을 미망(未忘), 정신이 흐려 잘 보이지 않음을 혼망(昏忘), 노인이 서로 가까이 교제하는 젊은 벗을 일컫는 말을 망년우(忘年友), 어떤 생각이나 사물에 열중하여 자기자신을 잊어 버리는 경지를 일컫는 말을 망아지경(忘我之境), 은혜를 잊고 의리를 배반함을 일컫는 말을 망은배의(忘恩背義), 자신과 집안의 일을 잊는다는 뜻으로 사私를 돌보지 않고 오직 나라와 공을 위해 헌신함을 이르는 말을 망신망가(忘身忘家), 시름을 잊게 하는 물건 또는 술의 딴이름으로 술을 마시면 근심 걱정을 잊게 된다는 데서 온 말을 망우지물(忘憂之物), 나이 차이를 잊고 허물없이 서로 사귐을 일컫는 말을 망년지교(忘年之交), 나이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교제하는 벗 특히 연소자의 재덕을 인정하여 연장자가 하는 말을 망년지우(忘年之友) 등에 쓰인다.
▶️ 家(집 가, 여자 고)는 ❶회의문자로 宊(가)와 동자(同字)이고, 姑(시어미 고)와 통한다.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안에서 돼지(豕)를 기른다는 뜻을 합(合)하여 집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家자는 '집'이나 '가족'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家자는 宀(집 면)자와 豕(돼지 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예로부터 소나 돼지와 같은 가축은 집안의 귀중한 재산이었다. 그러니 도둑이 훔쳐가지 못하도록 곁에 두는 것이 가장 안전했을 것이다. 그래서 고대 중국에서는 돼지우리를 반지하에 두고 그 위로는 사람이 함께 사는 특이한 구조의 집을 지었었다. 아직도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고집하는 중국의 일부 소수민족은 집안에 돼지를 기르고 있다. 家자는 그러한 가옥의 형태가 반영된 글자이다. 그래서 家(가)는 (1)일부 한자어 명사(名詞) 다음에 붙어 그 방면의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나 또는 어떤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2)어떤 일에 능하거나 또는 지식이 남보다 뛰어난 사람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3)어떤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 (4)성 다음에 붙어, 그 집안을 나타내는 말 (5)호적상, 한 가(家)로 등록된 친족의 단체 등의 뜻으로 ①집 ②자기(自己) 집 ③가족(家族) ④집안 ⑤문벌(門閥) ⑥지체(사회적 신분이나 지위) ⑦조정 ⑧도성(都城) ⑨전문가 ⑩정통한 사람 ⑪용한이 ⑫학자(學者) ⑬학파(學派) ⑭남편(男便) ⑮아내 ⑯마나님(나이가 많은 부인을 높여 이르는 말) ⑰살림살이 ⑱집을 장만하여 살다 그리고 ⓐ여자(女子)(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집 당(堂), 집 우(宇), 집 택(宅), 집 실(室), 집 궁(宮) 등이 있다. 용례로는 부부를 기초로 하여 한 가정을 이루는 사람들을 가족(家族), 한 가족으로서의 집안을 가정(家庭), 집안 살림에 관한 일을 가사(家事), 집에서 나가 돌아오지 않음을 가출(家出), 대대로 전하여 내려오는 집안의 보물을 가보(家寶), 집안 식구를 가구(家口), 남에게 대하여 자기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가친(家親), 남에게 자기 아들을 이르는 말을 가아(家兒), 집안 살림의 수입과 지출의 상태를 가계(家計), 한 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사람이 들어가 살기 위하여 지은 집을 가옥(家屋), 집안이나 문중을 가문(家門), 집안의 어른을 가장(家長), 집안 어른이 그 자녀들에게 주는 교훈을 가훈(家訓), 오랜 세월에 걸쳐 사람에게 길들여져 집에서 기르는 짐승을 가축(家畜), 집안 살림에 관한 일을 가사(家事), 한 집안의 대대로 이어 온 계통을 가계(家系),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집집마다 또는 모든 집을 일컫는 말을 가가호호(家家戶戶), 빈한한 집안이라서 아무것도 없고 네 벽만 서 있다는 뜻으로 살림이 심히 구차함을 이르는 말을 가도벽립(家徒壁立), 집안이 네 벽 뿐이라는 뜻으로 집안 형편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도사벽(家徒四壁), 석은 한 항아리고 담은 두 항아리의 뜻으로 집에 조금도 없다는 말로 집에 재물의 여유가 조금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가무담석(家無擔石), 한 집안에 주인이 둘이 있을 수 없다는 뜻으로 군신의 다름을 이르는 말을 가무이주(家無二主), 집에서 먹는 평소의 식사라는 뜻으로 일상사나 당연지사를 이르는 말을 가상다반(家常茶飯), 타국이나 타향에 살 때는 고향 가족의 편지가 더없이 반갑고 그 소식의 값이 황금 만 냥보다 더 소중하다는 말을 가서만금(家書萬金), 집집마다 알려주어 알아듣게 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다 아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유호효(家喩戶曉), 집의 닭을 미워하고 들의 물오리를 사랑한다는 뜻으로 일상 흔한 것을 피하고 새로운 것 진기한 것을 존중함을 비유하는 말을 가계야목(家鷄野鶩), 집의 닭을 미워하고 들의 꿩을 사랑한다는 뜻으로 아내를 소박하고 첩을 좋아함 또는 흔한 것을 멀리하고 언제나 새롭고 진귀한 것을 중히 여김을 이르는 말을 가계야치(家鷄野雉), 집집마다 살림이 부족함이 없이 넉넉하고 사람마다 풍족해 살기 좋음을 이르는 말을 가급인족(家給人足), 집안이 가난하여 혼백이 땅에 떨어진다는 뜻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뜻을 얻지 못하고 실의에 빠짐을 이르는 말을 가빈낙탁(家貧落魄), 집이 가난하고 부모가 늙었을 때는 마음에 들지 않은 벼슬자리라도 얻어서 어버이를 봉양해야 한다는 말을 가빈친로(家貧親老) 등에 쓰인다.
▶️ 親(친할 친)은 ❶형성문자로 亲(친)은 간자(簡字), 媇(친)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볼 견(見; 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亲(친; 많은 나무가 포개어 놓여 있다는 의미)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나무처럼 많은 자식들을 부모가 보살핀다(見)는 뜻이 합(合)하여 친하다를 뜻한다. ❷형성문자로 親자는 '친하다'나 '가깝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親자는 立(설 립)자와 木(나무 목)자, 見(볼 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금문에서는 辛(매울 신)자와 見자가 결합한 형태였다. 辛자는 노예의 몸에 문신을 새기던 도구를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신, 친'으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親자는 감정적인 관계가 매우 '친밀하다'라는 것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그래서 親자에 쓰인 見자는 눈앞에 보이는 아주 가까운 사람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그래서 親(친)은 ①친(親)하다 ②가깝다 ③사랑하다 ④가까이하다 ⑤사이 좋다 ⑥손에 익다 ⑦숙달되다 ⑧어버이 ⑨친척 ⑩혼인 ⑪신부(新婦), 새색시 ⑫몸소, 친히(親-)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성길 소(疎)이다. 용례로는 친밀하게 사귀는 교분을 친교(親交), 가깝고 친한 정분을 친분(親分), 친한 벗이나 가까운 친구를 친우(親友), 정성스럽고 정답거나 또는 그러한 태도를 친절(親切), 서로 친하고 사이가 좋음을 친선(親善), 친아들을 친자(親子), 서로 친해 화합함을 친화(親和), 썩 친하여 사이가 버성기지 않음을 친밀(親密), 시집간 여자의 본집을 친정(親庭), 친밀감을 가지고 소중히 여기는 것을 친애(親愛), 촌수가 가까운 겨레붙이를 친족(親族), 친히 글씨를 씀을 친서(親書), 늘 사귀어 사이가 가까움을 친숙(親熟), 서로 친하여 화목함을 친목(親睦), 서로 잘 알고 친근하게 지내는 사람을 친지(親知), 오래 두고 가깝게 사귄 벗을 친구(親舊), 정분이 친하고 가까움을 친근(親近), 남에게 대하여 자기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가친(家親), 엄하게 길러 주는 어버이라는 뜻으로 남에게 자기의 아버지를 일컫는 말을 엄친(嚴親), 인자한 애정으로 길러주는 어버이의 뜻으로 남에게 대해 자기 어머니를 일컫는 말을 자친(慈親), 자기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남에게 대하여 일컫는 말을 선친(先親), 아주 친근함을 절친(切親), 어버이를 섬김을 사친(事親), 서로 의좋게 지내는 정분 또는 나라와 나라 사이에 다툼 없이 가까이 지냄을 화친(和親), 어버이에게 효도함을 효친(孝親), 촌수가 가까운 일가를 근친(近親), 길러 준 어버이 부모를 모시어 섬김을 양친(養親), 더할 수 없이 지극히 친함을 지친(至親), 옛 친구를 고친(故親), 어버이를 사랑하고 공경함을 애친(愛親), 계부 또는 계모를 계친(繼親), 부부의 의가 좋은 것은 중매에 의함이 아님을 일컫는 말을 친불인매(親不因媒), 가까운 사람들을 아프게 하고 원수를 통쾌하게 한다는 뜻으로 자기편을 해롭게 하고 적을 이롭게 하는 일을 친통구쾌(親痛仇快), 촌수가 가까운 일가끼리 간음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근친상간(近親相姦), 사방을 돌아보아도 친척이 없다는 뜻으로 의지할 만한 사람이 도무지 없다는 말을 사고무친(四顧無親), 등불을 가까이 할 수 있다는 뜻으로 가을 밤은 시원하고 상쾌하므로 등불을 가까이 하여 글 읽기에 좋음을 이르는 말을 등화가친(燈火可親), 물고기와 물처럼 친한 사이라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의 친밀한 사이 또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 사이를 어수지친(魚水之親), 아주 가까운 일가 친척을 이르는 말을 강근지친(强近之親), 큰 의리를 위해서는 혈육의 친함도 저버린다는 뜻으로 큰 의리를 위해서는 사사로운 정의를 버림을 일컫는 말을 대의멸친(大義滅親), 뼈와 살을 같이 나눈 사이로서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친족이란 뜻으로 부자와 형제 또는 그와 가까운 혈족을 지칭하는 말을 골육지친(骨肉之親) 등에 쓰인다.
▶️ 身(몸 신, 나라 이름 건)은 ❶상형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아기를 가진 여자의 모습을 본뜬 글자로 몸을 뜻한다. 형성문자로 보면 人(인)과 申(신)의 합자(合字)인데 人(인)은 뜻을 나타내며 부수가 되고 申(신)이 발음을 담당하는 글자로 본 것이다. 부수(部首)로서는 몸에 관계가 있는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身자는 '몸'이나 '신체'를 뜻하는 글자이다. 身자의 갑골문을 보면 배가 볼록한 임신한 여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身자의 본래 의미는 '임신하다'였다. 身자에 아직도 '(아이를)배다'라는 뜻이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렇게 임신으로 배가 부른 여자를 그린 身자는 후에 '몸의 상태'나 '몸'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아이를 가진 여자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신경을 쓰게 된다는 의미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身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관련된 글자는 없다. 그래서 身(신, 건)은 ①몸, 신체 ②줄기,주된 부분 ③나, 1인칭 대명사 ④자기, 자신 ⑤출신, 신분 ⑥몸소, 친히 ⑦나이 ⑧아이를 배다 ⑨체험하다 그리고 ⓐ나라의 이름(건) ⓑ건독(身毒; 인도의 옛이름)(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몸 기(己), 물건 물(物), 고기 육(肉),스스로 자(自), 몸 궁(躬), 몸 구(軀),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음 심(心)이다. 용례로는 개인의 사회적인 지위 또는 계급을 신분(身分), 일신 상에 관한 일을 신상(身上), 일신 상의 처지와 형편을 신세(身世), 몸과 목숨을 신명(身命), 몸에 생긴 병을 신병(身病), 사람의 얼굴에 나타난 건강 상태의 빛을 신수(身手), 몸과 몸의 주위를 신변(身邊), 사람의 키를 신장(身長), 사람의 몸을 신체(身體), 제 몸으로 딴 말에 붙어서 딴 어떤 것도 아니고 그 스스로임을 강조할 때 쓰는 말을 자신(自身), 어떠한 행위나 현상에 상응하는 것이거나 그의 대가임을 나타내는 말을 대신(代身), 무슨 지방이나 학교나 직업 등으로부터 나온 신분을 출신(出身), 죽은 사람의 몸을 이르는 말을 시신(屍身), 신명을 바쳐 일에 진력함을 헌신(獻身), 마음과 몸을 심신(心身),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몸가짐이나 행동을 처신(處身), 악을 물리치고 선을 북돋아서 마음과 행실을 바르게 닦아 수양함을 수신(修身), 몸을 움직임을 운신(運身), 몸을 불사르는 것을 분신(焚身), 모양을 바꾼 몸 또는 몸의 모양을 바꿈을 변신(變身), 사회에 나아가서 자기의 기반을 확립하여 출세함을 입신(立身), 온몸으로 열정을 쏟거나 정신을 집중하는 상태 또는 그때의 온몸을 혼신(渾身), 체면이나 명망을 망침을 만신(亡身), 몸과 태어난 땅은 하나라는 뜻으로 제 땅에서 산출된 것이라야 체질에 잘 맞는다는 말을 신토불이(身土不二),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의 몸 전체를 일컫는 말을 신체발부(身體髮膚), 남에게 맡기지 아니하고 몸소 맡아함을 일컫는 말을 신친당지(身親當之), 몸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뜻으로 몸이 가장 소중하다는 말을 신외무물(身外無物), 홀로 있는 몸이 아니고 세 식구를 일컫는 말을 신겸처자(身兼妻子), 집이 가난하여 종을 두지 못하고 몸소 종의 일까지 함을 이르는 말을 신겸노복(身兼奴僕), 자기 한 몸이 처해 있는 주위에서 일상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을 적은 수필체의 글을 이르는 말을 신변잡기(身邊雜記),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진다는 뜻으로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함 또는 남을 위하여 수고를 아끼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분골쇄신(粉骨碎身), 온몸이 성한 데 없는 상처 투성이라는 뜻으로 아주 형편없이 엉망임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만신창이(滿身瘡痍), 자신의 몸을 죽여 인을 이룬다는 뜻으로 자기의 몸을 희생하여 옳은 도리를 행함을 일컫는 말을 살신성인(殺身成仁),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출세하여 이름을 세상에 드날림 또는 후세에 이름을 떨쳐 부모를 영광되게 해 드리는 것을 이르는 말을 입신양명(立身揚名), 성공하여 세상에 이름이 드날림을 일컫는 말을 입신출세(立身出世),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홀몸을 일컫는 말을 혈혈단신(孑孑單身), 날마다 세 번씩 내 몸을 살핀다는 뜻으로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행동을 반성함을 일컫는 말을 삼성오신(三省吾身)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