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민진사 지령 8호 ☆
- 누가 할 것인가? -
■ 요즘 아이들은 세계 곳곳에서 피어나고 있는 대한민국의 만개한 꽃을 마음껏 즐기고 다닌다. 올 여름방학에 둘째 딸은 한 달 휴가를 얻어(우리 때 이게 가당키나 했었는가?) 초딩 아이 둘을 데리고 미국으로 썸머스쿨을 갔다. (이 또한 우리 땐 재벌급 자녀들이나 가당했다) 내가 세네갈에 근무할 당시 딸이 외국인 학교에서 함께 공부했던 미국 친구 엠버가 샌디에이고에 살고 있어 2층짜리 그 집에서 1층을 사용하기로 하고 간 것이다.
엠버는 우리가족 초청으로 2000년대 초에 서울에도 온 적이 있어 한국을 좀 안다. 우리 딸은 집값도 할 겸 매일 불고기, 된장국, 김치찌개, LA갈비를 저녁식사 메뉴로 돌아가면서 내놨다. K푸드에 빠진 엠버네는 식탁에 차려진 한국 음식을 사진 찍어 올렸는데 캐나다에 출장가 있던 잘사는 오빠 닐이 먹고 싶다기에 오라고 해서 한 상 먹이고, 친한 친구도 자기는 안 되겠느냐며 아는 척을 해 또 한 상 먹이고... 함께 올림픽을 보는데 웬 놈의 양궁은 그리도 잘 쏘고, 칼과 총까지 골드메달을 따 와인잔치 벌였다고 했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까지 제쳤으니!
낮에는 퍼블릭 코스에서 합류해 운동을 하는데 아버지 급 미국 할아버지들은 한국사람들은 모두 고진영이나 김효주처럼 골프도 잘 치냐며 공이 오비나면 서로가 숲속으로 들어가 찾아 주고, 할머니들은 몇 살이냐고 묻기에 나이를 말했더니 도대체 말이 되느냐면서 20대나 30대로 보인다며 K뷰티에 빠지더란다.
그뿐이 아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회사 업무차 만난 중국계 미국인 부부는 중2 딸이 K팝에 빠져 한국어를 독학으로 공부하고 뉴진스의 노래를 부르는데 우리 초딩 6학년 손녀딸이 따라서 춤을 추니까 이건 또 뭐냐는 듯 혀를 내두르며 미국 내셔널 치어걸 대회에서 1등으로 입상한 딸이 미국대학 특혜를 뿌리치고 한국으로 유학 갈 작정이라며 오디션이라도 한 번 볼 방법이 없겠느냐고 길을 물어와 YG에 이사로 근무한 적이 있는 딸이 알아봐 주겠다고 하니 너무 기뻐해서 초고속으로 상승한 우리나라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 이승만이 세우고 박정희가 일으키며 전두환이 마무리한 경제 대한민국이 이제는 실질 국민총소득에서 3만 6000달라를 넘어 일본까지 제쳤다. 그리고 그 몇십 년 사이에 K팝은 일본을 석권하고 일본의 J팝도 한국에 상륙해 극일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상호 문화를 공유할 정도로 두루 잘나가고 있다. 지구촌 바다에 떠다니는 대형 선박의 43%도 우리가 만들었고, 우크라이나전쟁에 한화가 만든 탱크와 자주포, 풍산금속의 총알과 포탄이 우리 거라는 사실을 세상은 다 알고 인천공항이 세계 1등임은 기네스북에 올라있다. 우리가 수입했던 지하철 떼제베는 거꾸로 수출되고 원전 또한 코리아 넘버원의 수준이다.
이런 판국에 딱 한 곳, 여야 가릴것 없이 더러운 인간 나부랭이들이 모여 있는 여의도 국회만이 겨우 20여 년 경이로운 선진국을 즐기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장래를 불안에 떨게 한다. 검수완박이니 국정원 수사권 박탈은 잊혀진지 오래고 180석 히로뽕에 취한 저질들이 업무를 시작한 지 이틀도 안 되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탄핵법에 걸고, 숱한 범죄 혐의로 조사를 받고있는 전과 4범의 이재명을 그들의 민주주의로 90% 찬성의 당대표를 되게 하는 난리 부르스를 추는데 넋나간 여당은 당사자들도 잘 모르는 '518정신'을 헌법에 넣자며 덩달아 개판을 치고 있다.
정부수립 이후 3대의 좌파 대통령을 배출한 종북주의자들은 1987년 6월 항쟁 이후 개헌에서 '제왕적 대통령'의 독재를 막는다며 국회의 국정감사권은 부활시키는 반면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은 없애버린 '제왕적 국회'를 탄생시켰다. 민주주의를 역행시켜버린 것이다. 단맛을 보면 모든 게 시고 떫어 마음에 안 든다. 군대도 안 갔다 온 미대사관 방화범 정청래가 해병대사령관을 복도로 나가랬더니 "거기서 한 발 들고 두 팔 올려!"라며 비위를 맞춘 박지원식 저질들은 80년 전 구닥다리 제헌국회에도 없었다. 팔짱 낀 좌파수장 백낙청의 음산한 미소가 그들의 그림자다.
이렇듯 작금의 상황은 일본의 패망으로 도래한 해방공간보다 공산화의 위험도가 훨씬 높다. 당시의 좌파들은 공산당을 일구기 위해 정판사에서 위조지폐를 찍다가 들킨다든지 박헌영이 관 속에 들어가 탈출한다든지 하는 눈치를 보는 낭만적 위법성을 보였지만 지금은 아예 목표를 정해 모든 것을 법으로 만들어 드러내놓고 그 '법'대로 하자는 거니 '대한인민민주주의공화국'의 탄생이 어째서 불가하겠는가.
■ 그래도 해방정국에서는 독립군 출신인 염동진의 백의사와 김일성 치하에서 공산주의를 경험한 안두희가 소속한 서북청년단이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친일을 하였대서 반민특위에 저촉될 국방을 책임지는 군과 치안을 담당한 경찰도 인재가 없는 상황에서 건국의 선봉에 서게 한 이승만의 배려로 애국 청년들의 뒷배를 봐줄 수 있었다.
동아일보 사장을 지낸 송진우는 한민당 당수로 정계에서 활동하며 모스크바 삼상회의 결과 촉발된 신탁통치 문제로 임정 출신의 김구와 이견을 보였는데 저격수 한현우는 송진우가 신탁통치를 찬성한다고 생각해서 암살했다고 증언했지만, 치안을 담당한 조병옥은 테러리스트 김구가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잘생긴 여운형은 당시 인기를 끌던 민족주의 색채를 띤 공산주의자로 러시아의 레닌, 트로츠키는 물론 모택동과도 밀접한 접촉이 있었고 장개석이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자 모택동을 생각해 그와 반목할 정도였다. 일본의 조선총독부와 미군정이 해방정국을 맡아주라고 요청할 정도로 리더싶이 뛰어났고 연설을 잘해 당시 70%를 상회하던 공산주의류의 인민들에게 영향력이 컸다. 염동진이 이끈 백의사 휘하의 한기근 등 4인에게 혜화동로터리에서 자동차를 타고가다 저격당하였다.
처음 김구는 한 살 위인 이승만을 형님으로 호칭하면서 건국에 힘을 보탰지만 유엔이 지지한 510총선으로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하고 김일성을 만나 북한과의 통일정부수립을 지지하면서 이승만과 틀어지게 된다. 대통령이지만 당이 없던 이승만에 비해 임정세력이 중심이 된 한국독립당을 이끌었던 김구는 쏘련과 함께 미군철수를 주장하는 등 사사건건 이승만의 발목을 잡았다. 경교장에서 경호장교 안두희 소위의 권총을 맞고 쓰러진 그의 장례식에 당시로는 초유의 40만 인파가 몰려올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 만약에 송진우, 여운형, 김구가 살아있었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승만의 건국이 과연 가능했을까? 우리의 자식들이 과연 지금과 같은 선진국의 지위를 누릴 수 있을까? 누구의 판단에 맡기더라도 공산화 통일이라는 똑같은 결과를 가져올 상상은 가능할 것이다. 물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의 목숨을 담보하는 폭력은 당연히 응징되어야 마땅하다. 그렇다면 지고의 선(善)은 무엇인가? 다 함께 아프리카의 누떼들처럼 낭떠러지로 가는 것인가?
모든 나라가 부러워하는 기적을 이루었으면서도 나라가 어떻게 건국되었는지, 80년이 지난 지금까지 정리하지 못하고 친일ㆍ반일 하는 어리석음을 자랑하며 겨우 살만한 20년 남짓한 영화로 대한민국을 마감시키려는 지저분한 쓰레기들을 방관만 할 것인가?
온 나라가 이토록 분열과 저주, 증오에 휩싸여 한 세기를 버티지 못하고 추락하는 것은 오직 날개뿐이라는데 제2의 백의사, 제3의 서북청년단은 우리 땅에서 더 이상 나타나지는 못하는가? 우리의 손주들이 다음번에 미국에 갈 때, 그 할아버지, 그 할머니들이 어떤 안쓰러운 마음으로 아이들을 맞게 될까? K팝은 그때도 안녕하실까?
2024년 광복의 달에
"누군가는 하겠지, 이러면 안 됩니다"
Chopin 즉흥 환상곡 C-sharp minor Op. 66: No. 4 (Arranged for string quartet by Dave Scher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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