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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 해남 - 보성 - 여수 - 순천 (2009.8.15~20)
고환율로 해외여행은 포기하고.. 제주도로 갈까 하다가.. 결국 티켓을 취소하고.. 8월의 막바지에 등떠밀리듯 이렇다 할 확정된 계획도 없이 평소에는 좀처럼 가기 힘든 남쪽으로 쉬엄쉬엄 가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고성상족암, 남해, 거제도로 방향을 잡았는데 피크가 지났다고는 하지만 휴가철 인심이 만만치 않다는 정보에 약간 방향을 틀어서 해남 쪽으로 길을 나섰다.
땅끝마을에 시설이 아주 좋은 캠핑장이 새로 생겨서 인기라는데 아무래도 자리잡기가 쉬울 것 같지는 않다. 바닷가에 사설캠핑장도 있다고 하고.. 뭐 정 안되면 민박이라도..
그리고 다들 한번쯤은 가본다는 보성차밭도 시간이 나면 들러보기로 하고.. 나머지 스케줄은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정하기로 했다.
장거리드라이브라서 첫날은 무리하지 않고 담양쯤에서 묵으려고 했는데 연휴주말이라 몇개 안되는 시내 모텔이 모두 만실이다. 프런트에서 건네받은 관광안내 리플렛을 보니 국도변에도 숙소는 많다. 그다지 헤매지 않고 소쇄원 근처의 모텔에서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쾌적하게 지낼수 있었다.
말이 오토캠핑이지 평소에 캠핑을 할 때는 오로지 한 곳에서 죽치는게 보통이지만 차가 있으니 이런 허허실실 주유에는 아주 제격이다. 너무 늦거나 텐트 칠 자리가 없으면 민박이나 모텔에서 자면 되고 그도 안되면 차박이라도..
게다가 날씨는 피크인 지난 주보다 훨씬 더워서 승용차가 없으면 정말로 힘들 뻔 했다. 오며 가며 혹서를 피해 차안에서 지낸 시간이 더 많았을 듯..
담양의 대나무 테마공원 '죽녹원'. 넓은 부지에 빽빽한 대나무숲이 장관이지만 이렇게 더워서야 어디..
담양천을 따라 조성된 관방제림. 시간이 늦어 내일 다시 오기로 했다.
담양명물 죽순요리와 죽통밥. 이번에 지호가 '영양밥'의 세계에 눈을 뜬 듯 하다.
죽순무침.
소쇄원도 더위로 어지러울 지경이다.
여기도 대나무숲이 장관이다.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살짝 아쉽다.
영암의 월출산을 지나..
계속 땅의 끝을 향하여..
드디어 도착한 땅끝송호해변. 여느 해수욕장과 별반 다를게 없지만 끝까지 왔다는 비장함(?)이 왠지 느낌을 새롭게 한다.
오토캠핑장은 붐빌 것 같아서 견학만 하고 바닷가 송림에 헥사타프를 치고 퀘차텐트로 간단하게 사이트를 구성했다.
저녁은 캠핑장 겸 민박집 주인이 운영하는 해변의 식당에서 해결하고 음주는 릴렉스체어에서..^^
많이 본 풍경이다.^^
무화과가 해남의 명물이란다. 참으로 오랜만에 먹어보는 생 무화과.
두륜산케이블카를 타기 전에 아침요기로 요즘 지호가 필이 꽂힌 영양돌솥밥.^^
한반도지형이라는데..
아래쪽은 푹푹 찌는데 정상은 운무와 바람으로 서늘하다.
우항리공룡박물관. 한반도의 남쪽이 공룡들의 집중서식지였는지 유독 공룡박물관이 많은 것 같다.
덥다 더워..
규모가 상당하고 해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가 분위기 만점이다. 단, 덥지만 않다면.ㅎ
다시 차를 몰아 땅끝관광지로..
모노레일 정상에 있는 땅끝전망대. 내려오는 길은 걸어서 땅끝탑까지 가보기로 했다.
아슬아슬한 해안절벽을 따라 산책로가 아주 잘 만들어져 있다.
영화를 너무 많이 본 탓이다.
오랜만에 찍는 인증사진.
길도 여기서 끝이 난다.
장소 탓인지 시즌 탓인지 땅끝선착장 주변의 횟집들은 규모도 작고 조금 섭섭하다 싶을 정도로 전혀 호객행위가 없다.
그래도 바닷가에 왔으니 맛난걸 먹어줘야지~ 이번의 주제는 전복이다^^
우선 돔을 한마리 잡고.
키조개와 아나고회.
칼칼한 조개국이 일품이다!
이건 서비스로 나온 전복.
전복구이.
결국에는 전복을 남겨서 캠핑장에 가져오는 만행을 저질렀다.
전날 밤에 텐트만 남기고 타프, 샤워텐트, 화장실 등은 미리 다 걷어 두었다.
그나마 몇년간 캠핑하면서 배운 것 중 하나는 부득이하게 한여름에 캠핑을 할 경우 절대로 싸이트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면 안된다는 거. 알뜰한 캠핑라이프는 꿈도 꾸지 말라는 것!
이번은 2박캠핑이지만 텐트에서는 잠만 해결하고 더위가 한풀 꺽인 저녁때나 되어서 돌아오니 별다른 불편함은 없었다.
아침의 바닷바람이 상쾌하다.
여기까지 온 김에 보길도에 갈수도 있겠지만 더 좋은 계절을 위해 남겨두기로 했다.
멍군이 '여수'에서 꼭 게장백반을 먹으라는 걸 '해남'으로 착각해서 물어 물어 찾아간 해남시내의 식당.
그래도 맛있기만 했다는..^^
언제부턴가 너무 유명해져서 한번은 찍고 넘어가야 할 보성 차밭.
지나는 길에 크고 작은 다원이 여러 곳 있는데 그 중 분위기 좋고 한적한 곳을 골라 들어갔다. 나중에 찾아간 대한다원보다 훨씬 차분하고 좋았다.
대한다원. 사진으로 너무 많이 봐서 일까.. 초행임에도 불구하고 복습하는 기분으로..
포토존에서 중국인관광객들에 뒤섞여 가족사진 한 장.
여수에 집사람의 옛 동료가 산다길래 안부전화를 했더니 숙소와 저녁 모두 큰 신세를 지고 말았다.
돌산공원에서.
여수부터는 정해진 일정이 없는 터라 마음이 홀가분하다.
오동도유람선을 타고..
우리는 보통 항구마을에 가면 바닷가 횟집이나 좌판에서 먹는게 일반적인데 현지사람들은 그런데서 먹으면 '배 아프다'고 일식집에서 대접을 받았다. 다 같은 해산물이긴 하지만 왠지 좀 어색하다.
금박을 올린 토로.
일본여관식사에 자주 나오는 심해어 메로와 굴비구이.
그리고 이 광활한 숙소.
순천을 지나서 여수로 왔는데 반드시 순천만을 가보라고 조언을 한다.
우럭 한마리를 잡아서 해주는 회덮밥과 구수한 짱뚱어매운탕.
순천만생태체험관에는 천문대도 있다. 태양을 관측중인 지호.
보조망원경이 윌리엄옵틱스제다.(^^) - FLT 132. 플라네타리움도 있어서 다 같이 관람.
폭염만 아니라면 너무나도 좋았을 갈대밭길. 가을에 오면 멋질 것 같다.
일단 기념사진.
올라오는 길에 성삼재로 드라이브를 하고..
전주 삼백집에 들러 콩나물국밥으로 정석 마무리.
한여름에는 캠핑도 오프시즌이지만 여행도 힘든건 마찬가지다. 한창 더울 때 괜시리 여기저기 다니다가 멀쩡한 여행리스트에 안 좋은 기억만 잔뜩 만드는게 아니냐고 집사람하고 진담섞인 농담을 하기도 했다.
솔직히 말해서 차안에 있으면 편하긴 하다. 지호같은 아이들이 드라이브를 즐길 리는 만무하지만 사실 이번 여행의 8할은 자동차였다. 오토캠핑 아닌 오토여행인 셈이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자동차생활'이라는 잡지가 있었는데 (아직도 나오는 지는 모르겠지만) 자동차로 편리하게 어디를 가는게 목적이 아니라 자동차로 여행하는 것 자체에 더 비중을 두었던 것 같다. (하긴 '오너드라이브'라는 잡지도 있었지..^^)
뱃놀이라면 조금은 더 와닿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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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공개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