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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자기 완성만이 아니라 나와 남이 함께 깨달아 이 세상을 불국정토로 만드는 것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한다. 이는 바른 믿음과 생활 속의 바른 행을 중시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불자로서 지켜야 할 실천덕목으로 오계(五戒)를 말씀하셨다.
첫 째 산목숨을 죽이지 말라. (不殺生)
둘 째 주지 않는 것을 갖지 말라. (不偸盜)
셋 째 삿된 음행을 하지 말라. (不邪淫)
넷 째 거짓말을 하지 말라. (不妄語)
다섯째 음주를 하지 말라. (不飮酒)
오계는 모든 악 가운데서도 가장 대표적인 다섯 가지 악을 범하지 말라는 것이다. 여기서 ‘하지 말라’는 것은 금지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실천이 전제되어 있다. 이를테면 ‘산목숨을 죽이지 마시오’의 경우, 모든 생명은 불성을 가진 고귀한 존재이니 본래 이 ‘산목숨을 죽이지 말라’의 뜻이다.
옛날 자비심이 지극한 왕이 매에게 쫓겨 피해 온 비둘기 대신 자기의 살점을 뜯어주었다는 자비심이야말로 ‘산목숨을 죽이지 말라’는 실천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동의 사회생활을 하는 우리들이 악을 범하지 않고 선을 실천함으로써,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삶의 터전을 이룩하려는 것이 이 오계의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부처님께서도 계를 스승으로 삼으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가장 안온한 공덕이 계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청정한 계를 가지면 괴로움을 없애는 지혜와 선정의 온갖 좋은 공덕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오계의 가르침을 자신의 삶에 실현하도록 해야 한다. 즉 일상적인 삶 하나 하나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행하여 다른 사람과 더불어 이 세상을 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반가운 이, 그리운 이를 만나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예(禮)로써 그 뜻을 표시한다. 불교에서는 스님 또는 법우를 서로 만나게 되면 합장으로 예를 표한다. 열 손가락을 가지런히 하고 양 손바닥을 맞대어 흩어진 생각과 마음을 집중한다.
이렇게 다소곳이 고개 숙여 합장하는 마음이 바로 믿음의 출발이다. 큰절이 아니더라도 합장은 나의 마음을 뜻하며, 더 나아가 나와 너의 마음이 하나의 진리 위에 서로 만났음을 뜻하는 동시에 존경과 진실과 자비의 마음을 뜻한다. 그리고 절을 하고 합장을 하는 의식 속에는 자신을 낮추고 덕 높은 스님, 부처님께 귀의한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또한 수행의 방편으로 매일 백팔배를 하면, 항상 교만심을 버리고 하심(下心)을 하여 남에게 성내지 않고 좋은 태도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공양 전후에 언제나 합장하며
‘이 음식에 깃들인 모든 이의 공덕을 생각하며 감사히 먹겠습니다.’라고 읊조릴 때 자신을 있게 해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니, 어찌 감히 다른 이에게 해로운 일을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불공(佛供)을 할 때도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불공을 올림은 일체 중생을 고통으로부터 구제하시고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시며 열반의 길로 인도하시는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의 표시이다. 또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린다는 것은 모든 중생에게 회향한다는 뜻도 담겨 있기에 모든 중생의 은혜를 갚는 길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우리의 이웃에게 따뜻한 마음씨를 베품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기에, 부처님께 공양을 올림과 다름이 없으며, 이 세상을 더욱 맑고 청정하게 하는 것이다.
한편, 부처님 앞에 발원할 때도 자신의 욕망과 이익을 성취하기 위한 것보다 모든 중생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하여야 한다.
아울러 모든 번뇌를 여의고 하루 빨리 부처님 법을 익혀 깨닫도록 발원함이 참다운 불자의 발원이다. ‘언제 어느 곳에서든 고통과 괴로움에 빠진 중생이 나를 부를 때는 반드시 그곳에 가서 구해내리라’는 관세음보살님의 발원과 ‘지옥에 있는 중생을 모두 구하기 전에는 결코 성불하지 않겠다’는 지장보살님의 발원이야말로 참다운 발원인 것이다. 즉 현실에서 중생의 아픔을 함께 하며, 고통을 덜어주고자 커다란 원을 세우고 자신을 아끼지 않고 실행해 가는 것이 참다운 불자의 모습이다.
이처럼 불자의 수행은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만나는 이에게 머리를 숙이고 합장하는 자세, 공양을 하면서 이웃을 생각하는 자세, 불공이나 발원을 하면서도 자신보다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생각하는 자세, 이러한 자세가 몸에 베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나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더불어 이런 자세를 간직할 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화합의 정신이 실현되는 것이다. 이런 자세로 가족끼리 사랑하고 화목을 이루며 넓게는 이웃과 더불어 생각하며 살아갈 때, 마른 풀이 수미산 같이 쌓여 있더라도 겨자씨 만한 불똥 하나로 다 태울 수 있듯이 우리들의 조그마한 신행의 촛불이 세상의 온갖 더러움을 태우고 불국정토세계를 이 땅에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전을 아무리 많이 외워도 실행하지 못하는 게으른 사람은
남의 소를 세는 목동과 같아 수행의 보람을 얻기 어렵네 《법구경》
(출처:붓다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