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여사는 커피숖 문을 열고 들어가다흠짓 놀라며 허둥대는 모습으로뒤 따라오는 정여사를 돌아보며우리 그냥 스타벅스로 가자 한다정여사는 아이구 참 왠 변덕이람 한다서여사는 옆에 걸으며 뭐라는 정여사의 말을건성으로 들으며 걷는데얼굴이 화로가에 앉은 사람 마냥 열기가 후끈 오르고다리는 힘이 빠져 주저앉고 싶는 걸 참는다서여사가 김선생을 만난건 평생 교육원1년전 차차차반 첫수업에서다키가 훌쩍 크고 약간 아랫배는 나왔지만숱 많은 은회색 머리와 곧고 우뚝한 코와크고 깊은 눈매는 안경에 가려졌지만누가봐도 호남형인 남자였다수업은 항상 잠깐쌤이 시범을 보이고는남여 회원들이 체인징 하며 계속 돌아갔다김선생이 서여사 앞에 서며안녕하세요~몸이 굳어 힘드네요~하하하~~두시간 가까이 뛰고 땀흘리며수업 파하고 화장실 들려 거울보며가볍게 화장을 고친다거의 빠져나간 빈 주차장 차 안서 김선생이 부른다여사님 어디로 가세요~전... 전철타면 되는데요전철역에 내려드릴께요괜찮아요~어서 타세요~전철역까지 가는 사이김선생은 올해 시청서 정년퇴직후 친구권유로댄스 배우기 시작햇다고 한다서여사는 속으로 어쩐지 단정해 뵈더라 생각한다서여사는 아들 결혼후 우울증에 며느리가권해서 룸바 6개월 배우고 차차차 배운다고룸바를 먼저햇더니 좀 쉽다고 얘기하다 보니역에 도착햇다~감사합니다~다음 수업에 뵈요하며 내렸다그다음 수업에 왠지 신경이 쓰여외출복도 댄스복도 신경쓰며화장도 꼼꼼이 하며 언제 이렇게 나이들었을까..파트너 체인징 할때 마다 김선생은손이 이렇게 작아요~손이 이렇게 따뜻해요~하하하~~그렇게 조금씩 친해져 갔다커피도 마시며 서로의 배우자와 자식얘기도 하고오리 맛있게 하는집으로 저녁도 먹으러 갔다가는 차안서 나오는 팝을 들으며서로 젊은 한때도 추억하고 공통분모 에서는웃기도 하고 점점 스스럼 없어져 갔다그리고 연말 회식엔 식당서 반 떨어져 가고호프집서 그반이 없어지고노래방서는 8명 안팍이 남아 놀다김선생이 부르스를 추다 다른 눈을 피해 입을 맞춘다음악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한 그땐분명 가슴 벅찬 사랑이었다아침마다 까톡 들어오는 소리는남편에게 죄스러 묵음으로 바꿧다자기 오늘 날씨가 좋군요운동하세요♡자기 낼은 볼수있겠네요♡서여사는 세월 30년을 뭉텅 짤라먹은 기분이었다같이 다니는 단골 식당 단골 커피숖이 생겼다음악도 카카오 뮤직을 선물로 보내줘서같이 들었다 전시회도 함께하고 도시락 싸서 등산도 가고서여사는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차차차는 9개월 배우고 끝을 맺고주민센타서 왈츠를 배우기로 햇다평생교육원 보다 젊은 여자들이 눈에 띄었다그중에 선영이라 불리는 여자는 긴머리에광대가 솟은 볼이 애띤 모습에 날씬하고작아 보호본능이 자극됏다서여사에게 언니 언니하며 잘 따랐다가끔 셋이 함께 수업끝내고 식사도 햇다선영이는 2년을 먼저배워 김선생에게오빠 내가 잡아드릴께요 하며 복습을 하기도햇다하다 틀리면 김선생의 하하하 웃음소리가 들렸다셋이 식사후 서여사가 화장실 갔다 오다보니둘이 고갤 맞대고 있다 급히 뗀다그후 김선생은 볼일이 자주생겨끝나고 바로 가는 일이 많아져서여사는 혼자 나오는 날이 많아졌다그러고 보니 요즘 카톡도 뜨문 뜨문 간격이 멀다그러다 왈츠6개월이 끝나가고 있었다오늘도 김선생은 볼일이 있다고먼저가서 오늘은 정여사와 전철 동행하다김선생과 같이 가던 단골커피숖을 문을 열고들어가다 서여사 앉던 그자린엔선영이가 앉고 김선생은 그대로 그자리에오른팔을 길게뻗어 선영이를 안고있는 모습이었다서여사는 그때 첨 알았다그렇게 앉은 모양이 참 추하다는 걸서여사는 마치 죄짓다 들킨사람 처럼가슴이 뛰기시작 하며 옆에 정여사에게들릴까 신경이 쓰이기 시작햇다달달한 카톡은 몇번 확인해도 오지않는다쌤에 말은 귀에 하나도 안들어오고그둘의 파트너 됏을 때만 촉을 세워본다선영이가 김선생의 눈을 올려다 보며 살짝 웃는다오늘따라 더 잘 생긴 김선생이 눈을 마주치며 웃는다김선생이 수업이 끝난뒤 지나가는 말처럼 왈츠 그만둬야겠어요까짓꺼 이제 배워 어따 쓰겠어요선영이도 이번엔 등록을 안햇다기온은 올라 가는데 서여사 가슴엔서늘한 바람이 등으로 통과하는 며칠착한 남편은 어디가 아프냐고 병원 갈까당신 좋아하는 꼬리곰탕 먹으러 갈까죄스러워 고개만 가로 젓었다김선생 운동시간에 맞춰 하던 통화도이젠 왠 생각이 산 처럼 많아지는지손이 떨려 포기해 버린다두주후 쌤네 학원서 둘이 파트너가 돼개인 교습 받고있단 소문이 살살 들려왔다선영이를 영아~~로 부르더란다서여사를 정아~~~끝자로 부르던 그가...그날 부터 서여사는 카렌다 날짜를거꾸로 지워 나가기 시작햇다추억을 하루하루~~지웟다계절이 두번 바뀐뒤서여사는 정여사에게 담담히 털어놓는다죽을꺼 같던 시간을 보냇다고일탈이 얼마나 큰 댓가를 치뤗는지를그리고 너무나 잘 아는 그 둘의 행동과 행선지를그려 낼수있기에 더 힘들었다고정여사의 김선생 그놈 뭐라하지..서여사는 키스한 걸로 책임지라 해?~ㅋㅋ그놈이 나쁜건 너무 다정하게 내게 잘햇다는 거야혹시 남자를 사귈려면싸가지없고 생각없고 쫌팽이 사겨그런놈은 돌아서면 잊히고 다른사람 누굴사겨도 그놈보다 나아ㅋㅋ서여사가 이젠 맘에 새살이 돋고있음을 느꼈다@ 픽션입니다 @
출처: 사즐모(댄스스포츠 사교댄스모임 - 라틴, 모던, 사교) 원문보기 글쓴이: 생강꽃.